스토리 답사 여행 - 역사의 물길을 바꾼 결정적 장면들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4
정명섭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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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 스토리 답사 여행


어려서 학창 시절에는 수학여행을 가도 경주로 가고, 대학 시절에 들었던 교양 수업에서도 우리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유서깊은 장소들을 답사해보며 레포트를 제출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성인이 되어 전국을 놀러 다녀도 역사와 관련된 곳을 직접 찾아가기는 쉽지 않게 되었고,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시대가 흉흉한 지라 타지역을 이동하기란 더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때마침 이 책을 알게 되면서 조선을 뒤흔든 9가지 사건들을 찾아가며 스토리로 만나고 답사로 익힌다는 이 소개가 마음에 들었다.
‘역사의 물길을 바꾼 결정적 장면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청소년 역사 입문서인 #스토리답사여행. 작가님의 안내에 따라 방구석에서부터 같이 떠나고 싶어졌다.


작가 소개
#정명섭



목차




글의 구성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해서 역사를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배려한 점이 나타난다. 바로 과거의 이야기를 재연한 도입부가 그것이다. 티비의 재연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소설의 한 장면을 읽는 것처럼 생생하고 재밌는 도입부가 흥미를 이끈다. 이는 저자가 역사추리소설을 썼었기에 가능한 도입부라고 본다.

다음에는 소제목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제시한다. 당시에 벌어진 시대적 상황이나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 주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역사적인 기록에 입각하여 설명되는 스토리는 아주 생생하고, 인기있는 강사에게 한국사 수업을 듣는 것처럼 집중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1장의 ‘신미양요’나 ‘명량해전’의 경우에는 당대 외국의 기록들도 찾아서 같이 알려준다. 그러면서 이 결정적인 장면들, 각 사건에 대한 견해도 조금씩 서술하여 저자의 생각을 함께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떻게 돌아봐야 할까>라고 해서 이 사건에 대해 현재 지명에서 어떤 식으로 돌아다니며 관련 지역이나 유적들을 살펴볼 수 있는지 이동 경로가 소개되어 있다. 바로 이 점이 인상깊고 좋았는데, 지도를 펼쳐놓고 같이 걸어가거나 움직이는 것처럼 구체적인 상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고 밟고 있는 땅에서 이러이러하게 움직이면 된다고 친절하고 자세한 안내표지판 같아서 매력적이었다.




재미있고 신나는 역사 여행의 <길>위에서

이 청소년을 위한 #스토리답사여행 전체 주제는 바로 <길>이다.

책을 읽게 되면 어느 책이나 첫 페이지가 어떤 내용으로 시작할지 궁금해진다. 첫 페이지에 이 글이 나온 이유, 그 글을 배치한 작가님의 의도가 있을 테니 말이다.
서울은 조선의 수도였기에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지역이며 또한 저자 역시 서울 출생이라 익숙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경복궁에서 시작하여 벌어진 일이 가장 먼저 제시된 게 아닐까 싶다.


1장,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결정적 장면은 ‘아관파천’이다.


서울은 조선의 수도였기에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지역이며 또한 저자 역시 서울 출생이라 익숙한 공간이기도 하다. 고종이 경복궁에서 나와 러시아 공사관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기록에 의하면 그리 길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도 걸어서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거리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길은 고종에게는 1896년 2월 겨울의 새벽, 궁녀의 사인교 가마에 세자와 함께 뒤에 숨어 타고 몰래 나와서 가야만 했던 필사의 여정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면 역시 왜 이 역사적 사건을 마지막으로 하여 이야기를 맺고 싶었을지 생각해본다.
나라의 국권이 흔들리고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웠을 때, 의연히 일어난 의병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건이다.
의병 이야기는 내가 학창시절에서는 교과서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부분이었다. 몇 년 전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의병을 다루었고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 배우가 드라마를 통해 의병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 말이 회자되기도 했었다.
이 의병들이 결국 독립군의 모태가 되고 그들의 노력이 더해져 광복을 이루게 하였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단순히 재미만을 느끼게 위한 답사 여행이 아니라 의미있는 역사 여행이었던 것이다.


3장,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결정적 장면은 ‘서울진공작전’이다.

이 사건은 9가지 사건 중에 가장 먼저 나왔던 ‘아관파천’과도 이어져 있다. 한 나라의 왕비를 시해하는 을미사변이 벌어지면서 지방 유림들을 주축으로 한 을미의병이 일어나고, 뒤이어 아관파천이 벌어지면서 을미의병은 끝이 난다.
그리고 10년 뒤인 1905년에 을사의병이 일어나는데 이 때에는 평민 의병장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격파되며 기세다 꺾인다. 그 뒤 1907년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고종의 헤이그 밀사 파견, 그로 인한 고종의 강제 퇴위와 고종이 양성한 시위대 해산. 그에 반발하여 병사들이 서울에서 시가전을 벌이다가 탈출하여 각지로 흩어져 의병대에 가담하게 된다.
이 의병대들은 해산 군인들까지 합세함으로서 기존의 의병들과 달리 일본을 몰아낼 힘이 강해졌고, 13도 창의군이라 불리며 일본군과 전투하지만 결국 각개격파 당한다.
그러나 큰 피해를 입은 의병들이 두만강과 압록강을 넘어 간도로 이동하면서 독립군의 모태가 되는 것이다.

"패배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물러났지만 좌절하지 않았던 의병들의 저항이 기나긴 고통의 시간 끝에 결국 광복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35쪽)


그 길의 시작부터 끝까지 저자는 그 길을 직접 걸어다니며 설명을 한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사건 속의 당대 인물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같이 느낄 수 있게 한다.
예전과 지금은 건물은 달라지고 사람도 변했지만, 길은 여전하다. 누가 지나갔는지 소리쳐 알려주진 않지만 흔적은 남아있다. 스토리 답사 여행은 이렇게 현재 속에서도 역사는 언제든 생생히 우리 곁에 있고 우리는 그 역사 위에서 동떨어지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작가의 말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길에는 이렇게 역사가 처연한 흔적을 남긴 채 묵묵히 세월을 견뎌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당장 여행을 떠나기는 힘들어졌다. 우선은 책으로라도 여행을 즐겼으면 좋겠다.
(중략)
우리가 문화유적을 보면서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건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그 시대 사람들이 그 길을 가야 했는지 알게 된다면 길가에 있는 표지석 하나, 옛 건물 하나가 달리 보일 것이다. 우리가 딛거 있는 이 길은 수백 년간의 역사가 만들어 낸 또 다른 역사이기 때문이다
."
(8~9쪽)

 

 

 

 

이 책은 문화충전200%카페에서 추천받고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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