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해낼 당신에게
남상훈 지음 / 부크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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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간 기분이 너무 우울했었다. 사소한 일에 내 자신에게 너무 큰 잣대를 들이대 스스로 의기소침하기도 했었고 나에게 주어진 일들이 너무 버겁기도 했다. 우울증 약을 그만 먹기 시작해서 그런걸까, 난 왜이렇게 모든것이 버거울까, 내가 인내심이 부족해서 그런건가 계속 내 탓으로만 마음이 갔다.


사실 나는 에세이를 크게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냥 누구나 겪을 만한 일을 비슷비슷하게 써놓은 것 같아서였는데 무척 건방지고 어설픈 생각이었다고 반성한다. 남상훈 작가의 <무엇이든 해낼 당신에게>를 읽고 크게 위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져야 할 건 인생의 참고서가 아니라 의미있는 삶이었다고, 고생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 줄 수 있는 다정함이라는 걸 잊지 말기를." (31페이지), "너무 많은 걸 해내려고 최선을 다하지 말고, 잠시라도 좋으니 지금이 얼마나 아름답고 근사한지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을 가졌으면 한다." (51페이지) 


이런 문장들이 지금 내 자신이 '세간이 말하는' 대단하고 멋진 것에만 집중하느라 내 자신에게 다정히 대하는 것, 현재의 여유와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것을 간과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는 안도감인지, 아니면 무언가 해소되는 기분이었는지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냥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이면 되는 것을, 너무 한번에 많이 나아가려 하니 결국 지쳐 스스로 나가떨어질 뻔 했다. 아직 남은 날이 많고, 웃으며 조금씩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결국 내가 원했던 곳에 가 있을텐데, 그런 과정은 없이 한번에 그 목표에 다가가려 주변만 두리번 거리고 발만 빨리 달리고 있으니 마음이 지옥일 수 밖에. 


<무엇이든 해낼 당신에게>는 이렇게 삶에서 소소하게 행복을 찾고 자신을 돌아볼 문장이 가득하다. 애정이 담긴 눈으로 '그냥 조금 힘을 빼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왜 그래~' 하며 다정히 말을 건네주는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난 잘하고 있어. 더 잘하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그래, 오늘은 마음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 




*부크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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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 우주 - 우주론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앤드루 폰첸 지음, 박병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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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과학자들은 어떻게 밝혀내고 있을까? 아직 우주의 극히 일부인 우리 은하에 도착하는 건 가능은 하지만 많은 노력이 들고, 더 먼 우주에까지는 가보지 못하는 실정인데, 철저한 검증과 증거가 생명인 과학의 영역에서, 과학자들은 우주를 어떤 방법으로 연구하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해소해 준 책이 <상자 속 우주>이다. 변수를 마음대로 조절한답시고 우주에 무언가를 쏟아부을 수도 없고, 별을 영차 다른 곳으로 옮겨놓을 수도 없으니 우주 시뮬레이션의 도움을 받는다. 


시뮬레이션으로 무언가를 알아낸다는 게 생각보다 생활과 밀접했다. 바로 일기예보인데, 초기조건을 설정하고 여러 방정식을 코딩을 짠 다음, 세부사항을 조정을 위해 서브그리드 모형을 쓴다. 이 큰 골자가 일기예보 및 우주 시뮬레이션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시뮬레이션에 대한 개괄을 알 수 있다는 점 외에 이 책의 장점은 또 있다. 시뮬레이션을 설명하면서 다른 책에서 읽어는 봤지만 이해하기 힘들었던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블랙홀 등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모든것들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 생소한 개념과 어려워보일 것 같은 과정을 자연스럽고 어렵지 않게 알려주는, 작가의 문장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외에도 요즘 들을 수 있는 양자컴퓨터, 인공지능에 관한 지식도 쌓을 수 있어 여러 모로 요긴한 책이다. 


최근에 읽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론을 담은 <시간의 기원>에서 나오는 내용도 실려 있고, 그 때 해결하지 못했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책이라, 두 책을 연관지어 함께 읽으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으리라 생가했다. 개인적으로는 <상자 속 우주>를 먼저 읽고 심화의 개념으로 <시간의 기원>을 읽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자속우주 #앤드루폰첸 #알에이치코리아 #과학도서 #우주론 #책추천 #북스타그램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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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위대한 공학자 50인 -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다
폴 비르.윌리엄 포터 지음, 권기균 옮김 / 리스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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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과 과학은 뭐가 달라?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사람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공학을 전공하고 방산업체 연구원으로 일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과 출신 내가 했던 질문. 그때 남편의 대답은, 과학자들은 좀더 이론에 치중한다 하면, 공학자들은 그 이론을 좀더 실전에서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공학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이번에 <세계 속의 위대한 공학자 50인>이라는 책을 읽고나서 내가 많은 부분을 공학에 빚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공학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어쩐지 근현대의 인물만 다룰 것 같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첫 인물은 피라미드를 건축하는데 큰 공을 세운 임호텝이다. 그 외에도 다들 알만한 아르키메데스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있다.


50인의 공학자 중 아무래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아직 여성이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받지 못할 때 자신의 길을 걸었던 여성 공학자들이었다. 헤르타 에어튼의 경우 자신이 제작한 독가스 방지용 특수 팬 덕택에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을 도왔고, 26개의 특허를 개발했으나 기혼여성이라는 이유로 왕립학회의 회원으로 추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이 거절되었다. 이후 공학 뿐 아니라 여성 참정권 운동에도 몸담았다고 한다.


미국의 릴리안 몰러 길브레스는 최초로 공학계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심리학을 결합해 산업 컨설턴트로 활약하였고, 당시에는 허드렛일로 무시받았을 것이 뻔한 가사노동에 시간관리를 도입해 작업을 단순화하고 부엌동선을 고안하는 등, 가사노동에서 해방된 여성이 더 다양한 직업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건조기 등 각종 기계 '이모님'들이 활약하게 된 이면에 그녀가 있었다!


이외에도 나이토 타추 같은 건축가 덕택에 내진 설계가 실현되어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사람의 생활과 생명을 구하는데 평생을 헌신한 공학자들의 소명과 노력이 있었다. 공학 만세!


*리스컴에서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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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과학을 전공한 박사님께서 과학을 공부하면 할 수록 신의 존재를 믿게 된다고 하셨다. 조물주의 능력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만물이 딱 필요한 정도의 특성과 능력을 갖고 살아남은게 설명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주와 시간의 기원을 밝히는 스티븐 호킹의 마지막 이론에 대한 책인 <시간의 기원>을 읽으면서 나는 계속해서 신의 존재를 생각하게 됐다.

우리 우주에 이렇게나 생명체가 살기 좋은 지구가 생겨난 것은 정말 우연이다. 중력이나 다른 조건들이 조금만 어긋났어도, 지구는 커녕 우리 우주도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 처럼 과학 지식이 일천하고 연구에 대한 의욕도 없는 사람이야 신의 존재를 믿으면 간단한 문제인데, 스티븐 호킹은 역시 대 과학자였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호킹 박사는 일평생 설계된 우주론을 거부했고, 직접 관찰이나 증명을 할 수 없는 다중우주론도 믿지 않았다.

그는 그의 이러한 기준에 따라 치열하게 자신의 연구를 수행했다. 이에 그는 기존의 빅뱅이론 대신에 양자적인 해설을 위주로 한 '무경계가설'을 내어놓는다. 무경계가설에 따르면 우주의 시작점으로 다가가면 시간이 공간으로 전환되어서 시간이라는게 아예 있을 수 없다. 곧 시간의 기원은 시간의 시작점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해 낼 수 있는 최대로 먼 과거이다. 빅뱅 이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신이나 무언가가 있었다는 발상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우주는 우리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광활하고, 그리고 측정조차도 시공간을 넘나드는 영역이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게 많다. 그래서 세상의 내로라 하는 똑똑이들이 달려들어 밝히려고 하지만 아직도 극히 일부 밖에 밝혀진게 없다고 들었다. 그 와중에 조물주가 우주를 창조했으리라는 이론에 반기를 들고 그 신념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밝힌 호킹 교수의 일생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솔직히 나의 신념으로는, 신이라는 존재가 있어서 태초의 우주를 만들었고, 빅뱅이 생겨났다고 믿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더이상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우주의 기원은 어떤 모습인가? 시간을 무한대로 과거로 돌리면 어떤 모습의 세상이 펼쳐질까? 세상은 과연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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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부인 바다에 빠지다 - - 스쿠버다이빙, 수영, 해녀학교에 이르기까지의 치열한 도전
이리나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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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 들고 처음 느낀 건 표지가 예쁘다는 것과 제목이 특이하다는 것이었다. 언젠가 들여다 보았던 동남아의 예쁜 바다를 연상케하는 표지와 많고 많은 생선 중에 왜 '삼치'일까 를 한참 고민하게 했다. 삼치는 알고 보니 생선에서 따온 게 아니라 저자 자신을 가리켜 우스갯소리로 이르는 말이었는데, 길눈이 어두워 길치, 숫자에 약해 수치, 몸으로 하는 일에 전부 서툴러서 몸치. 이렇게 3치 였다. 


그렇게 삼치부인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몸치이지만 체력이 강하고 리듬감, 사회성, 성실성이 부족하지 않고, 겁이 없고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리나 작가는 스쿠버 다이빙에 도전한다.


우리의 삼치부인은 몸이 안 따라주면 정신력으로 버틴다! 정신력을 무기로 스쿠버 다이빙에도 성공하고, 뒤이어 수영도 성공한다. 강사님도 당황스러워 할 정도의 몸치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도한 끝에 수영장의 전설이 되었다. 




삼치부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려 해녀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 입문 과정에서 잠시 멈추기는 했지만, 해녀학교에서 배운 것을 어찌 이어나갈 지 정리가 되면 다시 입학하실 예정이라 하니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지만 해녀학교를 간다고 해서 반드시 해녀가 되는 것은 아니고, 해녀 배을 운영하거나 해녀문화를 알리거나 수산업 발전과 관련된 일을 하는 등, 생각보다 진로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뭐든지 도전해 봐야 길이 보이는 것 같다.


책에서 또 신선했던 부분은 바로 해녀들의 이야기를 실었다는 것이다. 여러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왜 해녀라는 직업이 이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한 해녀의 대답이었는데, 환경 파괴를 하지 않는, 남획을 하지 않게 되는 어업이기 떄문이라는 것이었다. ESG관련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척 기억에 남았고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신선했다. 


책 초반부에 작가가 블로그에 본인이 삼치임을 고백했을 때, '어리석을 치(恥)라 할 만한 면을 과감히 드러내셨으니 그 셋 또한 능히 다스릴 치 (治)가 될 것이옵니다.' 라는 댓글이 달렸다고 했다. 삼치부인은 끈기와 도전정신으로 이미 부끄러울 치를 다스릴 치로 바꾼 것 같다. 사람마다 다 모자란 부분이 있다. 나는 삼치부인이 가진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다. 어디선가 성공하려면 자기가 못 가진 부분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잘하고 있는 부분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했는데, 삼치부인의 지혜와 현명함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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