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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부인 바다에 빠지다 - - 스쿠버다이빙, 수영, 해녀학교에 이르기까지의 치열한 도전
이리나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4월
평점 :
이 책을 받아 들고 처음 느낀 건 표지가 예쁘다는 것과 제목이 특이하다는 것이었다. 언젠가 들여다 보았던 동남아의 예쁜 바다를 연상케하는 표지와 많고 많은 생선 중에 왜 '삼치'일까 를 한참 고민하게 했다. 삼치는 알고 보니 생선에서 따온 게 아니라 저자 자신을 가리켜 우스갯소리로 이르는 말이었는데, 길눈이 어두워 길치, 숫자에 약해 수치, 몸으로 하는 일에 전부 서툴러서 몸치. 이렇게 3치 였다.
그렇게 삼치부인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몸치이지만 체력이 강하고 리듬감, 사회성, 성실성이 부족하지 않고, 겁이 없고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리나 작가는 스쿠버 다이빙에 도전한다.
우리의 삼치부인은 몸이 안 따라주면 정신력으로 버틴다! 정신력을 무기로 스쿠버 다이빙에도 성공하고, 뒤이어 수영도 성공한다. 강사님도 당황스러워 할 정도의 몸치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도한 끝에 수영장의 전설이 되었다.
삼치부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려 해녀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 입문 과정에서 잠시 멈추기는 했지만, 해녀학교에서 배운 것을 어찌 이어나갈 지 정리가 되면 다시 입학하실 예정이라 하니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지만 해녀학교를 간다고 해서 반드시 해녀가 되는 것은 아니고, 해녀 배을 운영하거나 해녀문화를 알리거나 수산업 발전과 관련된 일을 하는 등, 생각보다 진로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뭐든지 도전해 봐야 길이 보이는 것 같다.
책에서 또 신선했던 부분은 바로 해녀들의 이야기를 실었다는 것이다. 여러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왜 해녀라는 직업이 이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한 해녀의 대답이었는데, 환경 파괴를 하지 않는, 남획을 하지 않게 되는 어업이기 떄문이라는 것이었다. ESG관련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척 기억에 남았고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신선했다.
책 초반부에 작가가 블로그에 본인이 삼치임을 고백했을 때, '어리석을 치(恥)라 할 만한 면을 과감히 드러내셨으니 그 셋 또한 능히 다스릴 치 (治)가 될 것이옵니다.' 라는 댓글이 달렸다고 했다. 삼치부인은 끈기와 도전정신으로 이미 부끄러울 치를 다스릴 치로 바꾼 것 같다. 사람마다 다 모자란 부분이 있다. 나는 삼치부인이 가진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다. 어디선가 성공하려면 자기가 못 가진 부분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잘하고 있는 부분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했는데, 삼치부인의 지혜와 현명함이 묻어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