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히말라야 - 설악아씨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
문승영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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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 그게 바로 나다. 오르막길은 올라가느라 힘들고, 내리막길은 넘어질까 무섭고. 학교나 회사에서 마지못해 올라가본 적은 있으나, 정상에서의 그 멋진 풍경을 몇 분 보기위해 몇 시간을 고행하는 심정으로 운동을 하는 게 영 비효율 적으로 보여서이다. 같은 논리로 그 좋다는 캠핑도 단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다. 


그래서 <함께 히말라야>라는 책을 처음 펼칠 땐 '아니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마음 속에 가득했다. 어린아이 한 명 몸무게는 육박할 만큼의 큰 짐을 이고,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씻지도 못하는 데다 고산병에까지 시달린다고 들었는데. 그런 고생을 모를리 없는 이 사람들이 왜 굳이 동네 뒷산도 아니고 히말라야를 가는 걸까.


더 놀라운건 이 산행이 무려 신혼여행이라는 사실이다. 히말라야에 가겠다고 자처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놀라운데, 그게 신혼여행이라는 사실은 더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들의 결혼생활은 순탄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히말라야는 만만치 않은 여정이다. 실제로 책의 내용에서도 아찔했던 순간이 몇 번 나온다. 옷이 찢어지고 동상을 입는 와중에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의 기분을 살피고, 아픈 몸을 보살피는 사람들이 돋보였다. 서로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사이지만, 눈빛과 마음으로 인류애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뭉클하면서도 기억에 남았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어떤 마음을 주고받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았다.


책에서 보이는 장엄한 히말라야의 광경도 눈부셨다. 하늘은 푸르다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푸르고, 그 밑의 설산은 세상의 더러움에 오염되지 않은 듯 하얗다. 그 풍경에 이끌려 히말라야에 가는 걸까. 그리고 그 힘든 과정은 자연의 신비로움과 신성함을 아무에게나 내어주지 않겠다는 히말라야의 자존심으로 느껴졌다.


여행 에세이의 장점은 내가 가볼, 혹은 가봤던 곳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공감대가 느껴진다는 것도 있지만 가보지 못한 곳의 이야기도 알게 된다는 점이다. 나는 히말라야에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고된지, 그 끝은 얼마나 경이로운지,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은 얼마나 사랑스럽고 지혜로운지 알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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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푸른향기 서포터즈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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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나온 여자인데요 - - ROTC에서 육군 대위로 전역하기까지 MZ 여군의 군대 이야기
신나라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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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여대를 다녔던 나는 한 교수님이 '여자도 군대를 나와야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여자도 군대를 가야한다.' 라고 말씀하셔서 그때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잘 안 되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용감한 여군 장교의 삶에서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느낄 수 있다.


상명하복의 체계 속에서 상관을 모욕하는 것은 죄가 되지만, 부하직원을 모욕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 사회, 권력을 등에 업고 성희롱을 자행하는 사회.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를 군대에서는 더 극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일들로 무너질 수는 없다! 우울한 세상 이야기 속에서도 이 이야기가 빛이 났던 건, 그 안에서 본인의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배려하고 존중하는 이야기도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서 신나라 작가의 이야기가 다른 일반 남성 사병들의 군대생활과 얼마나 다른지, 아니면 얼마나 닮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고생길을 겪은 그녀의 용기와 그 안에서 자신의 길과 전우애를 찾아 누리는 긍정성과 진취성을 엿볼 수 있었다. 군대 나온 여자, 꽤 매력적이다.


*도서출판 푸른향기의 서포터즈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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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즘 - 섹시, 맵시, 페티시 속에 담긴 인류의 뒷이야기
헤더 라드케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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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엉덩이 없는 사람 손??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이 봉긋한 엉덩이 때문에 지구가 난리 법석인 것 같은 느낌은 나만 받는건지?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우리나라는 성적인 이미지보다는 청순한 이미지가 더 각광을 받아

엉덩이 자체보다는 헤어스타일, 전체적인 몸매, 피부색깔, 이목구비에 좀 더 주목을 하고는 있지만

해외에서는, 특히 서양에서는 여성을 바라볼 때 엉덩이를 주목한다는 사실은 이미 익숙하다.

아니 근데 엉덩이가 뭐 어때서? 왜 하필 엉덩이?


헤더 라드케의 <엉덩이즘>은 총 7장에 걸쳐 인류에게 있어 엉덩이가 어떤 의미 였으며 어떻게 소비되어 왔는지를 밝힌다.

놀랍게도 책 서두에 엉덩이 덕분에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고 밝힌다.

사족보행이 아니라 직립보행이 가능해지면서 두 손이 자유를 얻었고, 그로 인해 여러 문명과 기술이 발달 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다리를 움직이고 허리를 곧추세우는데 탄탄한 두쪽의 둔부가 없었다면 우리도 다른 짐승들 처럼 직립보행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귀여움을 뽐내는 우리집 강아지 토리도 뒷모습을 보면 꼬리가 더 돋보이지 엉덩이는 생각보다 초라하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엉덩이는 그러나, 인종적, 성적 의미가 담기게 되었고, 인권을 심하게 해치는 정도로 소비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남아공의 코이족이었던 여성, 바트만의 이야기이다.

백인에 비해 엉덩이가 크다는 특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바트만은 유럽에서 전시의 대상이 되고 착취당한 끝에 사망했으며 사망 후에도 신체의 일부가 절단되고 보존되어 그마저도 전시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이면에는 여성의 몸, 특히 엉덩이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과 이미지가 있다.

사실 남의 영덩이가 크든 작든 우리에게 무슨 영향을 미치는가?

그런데 사람들은 그 엉덩이에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와 열정을 쏟는다.

여성들의 다이어트만 해도 그렇다. 바트만의 시대에는 큰 것이 각광받았던 엉덩이가 20세기에 들어서면서는 작은 엉덩이와 마른 몸매가 주목받았다. 잘 교육받고 교양있는 여성의 엉덩이는 작고 납작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들어선 것이다.

그리고 이 편견 때문에 나도 매일 저녁을 굶고 있다. 이렇게 가학적인 행위를 몸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안 하고 살 수 없는 현실이 못마땅하면서도, 나도 현실 속의 사람이라 떨쳐버리기 쉽지가 않다.


이 엉덩이에 대한 아이디어는 심지어 돈을 벌어다주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납작한 엉덩이, 깡마른 몸매가 불러일으키는 병약미와 퇴폐미의 아이콘 케이트 모스, 큰 엉덩이가 좋다며 대놓고 이야기하는 서 믹스어랏, 큰 엉덩이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제니퍼 로페즈와 킴 카다시안.

아니 내 엉덩이는 왜 평범해서!! ㅠㅁㅠ 하고 통탄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얼마나 똑똑하게 엉덩이의 이미지를 이용했는지와, 그들이 엉덩이의 이미지 때문에 얼마나 큰 마음적 고통을 받았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다.


거기다 엉덩이를 흔드는 트월킹이 문화로 자리잡고 소비되게 되는 과정도 이 책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가만히 생각하니 성별에 차이가 없어서 모든 남녀가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인종적, 성적 편견을 담아낸 신체 부위가 엉덩이가 유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편으로는 그것이 가지는 어떤 특정한 형태가 성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기 보다는, 여성, 흑인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특징이 멋대로 성격과 교육수준을 단정하고 사람들을 재단하는데 쓰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래야 하는가?

나의 신체를 내 스스로 가학적으로 대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왜 다른 사람이 나의 심성이나 교육 정도가 아닌, 특정 신체부위 때문에 나를 판단하게 내버려 둬야 하는가?


이 말대로 정의는 언제나 과정이다.

정의로 가는 과정이냐, 아니면 퇴보하는 과정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는 절대적인 정의에 한번도 도착한 적이 없다.

우리의 신체도 마찬가지이다. 내 몸을 사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자고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나도 일부가 될 수 있는 신체에 대한 이미지에 반기를 들거나 정의에 어긋난다고 외쳐본 적은 크게 없는 것 같다.

엉덩이가 얼마나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는지 느낄 수 있었던 책.

우리 사회에 많은 편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엉덩이 임을 배웠던 책.


신선하면서도 생각할 점이 많은 책이었다.

*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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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마음 - 내 아이의 수학 정서를 높이는 초등부모의 대화법
강미선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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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존에 <수학은 밥이다> 라는 제목으로 나왔던 책의 네번째 개정판으로, 수학책 전문 저자이자 수학교육 연구에 조예가 깊은 강미선 박사가 지은 책이다. 일단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수학은 문제를 많이 풀어내는 과목이 아니라, 생각을 키우는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49페이지)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다. 지금 당장 수학 문제 못 푼다고 큰일나는 것 아니니 초조해하지 않으며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아이에게 주기. 수학 공부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도록 긍정적 분위기를 주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 아이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가지기. "아이가 어렸을 때 별로 걱정을 안 하고 은근한 믿음을 가지고 지켜봐 준 부모의 자녀는 결국 커가면서 그 믿음대로 수학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더군요." (107페이지) 


수학의 마음은 생각하는 마음이다. 주어진 문제를 빠른 시간에 틀리지 않고 풀어내는 마음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충분히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마음을 키우는 학문이다. "수학 그거 사회 나가면 필요없던데."가 아니라, 수학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세상 모든 문제를 맞딱뜨렸을 때 효율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 천천히 생각하는 기회를 아이에게 충분히 주자!


*푸른향기 서포터즈 활동으로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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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력 수업 - 우리 아이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가장 특별한 공부법
히사마츠 유리 지음, 장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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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아이의 문해력을 키울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문해력이 큰 숙제가 되었다. 일본에서 국어교실을 운영하는 저자 히사마츠 유리의 <관찰력 수업>은 문해력의 비밀은 '관찰력'에 있다고 전한다.


읽기 습관이 잘못 된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1) 띄엄띄엄 읽는 유형, 2) 주관적으로 읽는 유형, 3) 글자 그대로 읽는 유형이 있다. 우리 아이는 이 중에서 첫 번쨰에 해당한다. 성격이 급해서 그런 것 같은데, 그래도 꼼꼼하게 읽는 버릇을 들이면 쉽게 나아진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의 공통점이 바로 관찰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휘가 부족하면 문해력이 오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 저자는 여러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육하원칙에 입각한 '한 문장 관찰 작문' 트레이닝이나 '계절 그림일기' 트레이닝 '오감작문' 트레이닝, 그리고 객관적인 눈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그림 관찰'트레이닝을 제시한다.


독서 후 바로 뒤따라야 하는게 글쓰기라는 점은 알고 있었다. 두가지가 유기적으로 발전되어야 아이의 문해력이 크게 상승하는 것도 알고는 있었지만, 아이에게 어떻게 글쓰기를 트레이닝 시켜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혔는데,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세밀히 관찰하고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작문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문해력이 상승할 수 있다니 탈출구를 찾은 느낌이었다. 


이제 아이가 2학년이라 일기쓰기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단순히 하루에 있었던 일만 적는 것이 아니라 위의 작문 트레이닝을 시키면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크게 어렵지 않고, 내 아이의 유형을 파악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트레이닝 방법이 실려있어 아이의  문해력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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