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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평점 :
이번에 배를 타고 육지에 갔다 오는 사이에 읽었습니다. 그래서 읽고 난 직후의 감상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고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남아 있는 생각에 지금 글을 쓰면서 생긴 생각을 덧붙여 리뷰를 씁니다.
글은 한 편의 전기를 읽는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본문에도 다른 전기 작가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은 그런 의도가 아니다라고 하여 더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 세대 전까지 유행했던 전지적 작가 시점을 탈피하여 작가 관찰자 시점에서 글을 진행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독자를 전적으로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양한 다른 사람을 동원하여 피관찰자의 내면을 조금씩 알려주려고 합니다.
이야기의 주제를 바꿔서 바라봅시다. 스트릭랜드는 글중 내내 천재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엉터리 환쟁이인 스트로브가 그를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합니다. 그리고 몇 명이 중간 중간 그가 천재임을 밝힙니다. 그래서 독자들도 저자의 의도대로 스트릭랜드가 천재 화가였다고 믿게 됩니다. 그런데, 예술이라는 것은 남이 인정해줘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당대에는 묻혀있던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나레이터는 희곡작가로 소개되어 있고 스트릭랜드에 대한 인상을 '잘못된 도구로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려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밀고 당기는 과정이 작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스트릭랜드는 그려야만 하기 때문에 자신의 주변(직장, 가정, 고국 등등)을 모두 버립니다. 종교적인 차원입니다. 물론,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상당히 비도덕적인 인물입니다. 주변의 인물들은 상당히 피상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다른 판단을 하기 어렵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 글은 우리의 일상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친숙하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08년 8월 11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