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보는 아이 모링 - 감성 수학 공상 소설
김상미 지음 / 씨드북(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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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아들고는 <시간을 보는 아이 모링>이란 제목보다 표지 한구석에 써있는 '감성수학공상소설'이라는 글자가 먼저 내 눈에 들어왔다. 여러 장르의 소설을 읽어봤지만 '감성수학공상소설'이란 이름은 뭔가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인공 모링은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모링의 아빠 역시 수학을 연구하던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네팔로 여행을 갔다가 지진을 만났고 모링은 아빠를 잃고 만다. 그 사건 이후, 모링에게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모링의 눈에만 계속해서 회색 인간들이 보이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모링은 병원치료까지 받지만 결국 학교를 그만 두고 엄마와 함께 시골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모링은 반고할아버지를 알게 된다. 가식 없이 모링을 진심으로 대하는 반고할아버지를 보며 모링은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의 비밀까지도 솔직하게 고백하며 아픔을 나눈다. 그 과정에서 모링은 반고 할아버지가 모링의 아빠가 죽기 전까지 모링의 눈에만 보이는 바로 그 회색 인간으로 살아왔다는 걸 알게 된다.

본래 회색 인간은 시간을 나르는 일을 하는 님프들로 인간은 볼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모링의 아빠가 죽던 날, 착오가 생기는 바람에 모링이 님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것이다. 과연 모링은 님프를 보는 능력을 통해 무슨 일을 겪게 될지...아빠의 죽음이라는 깊은 상처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시간을 보는 아이 모링>에는 모링의 이야기 속에 위대한 수학천재들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모링은 반고할아버지를 통해 위대한 수학천재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과 만나며 자신의 상처를 돌이켜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가 수학책에서만 봐왔던 세계적인 수학자 탈레스, 아르키메데스, 라파엘로, 뉴턴, 오일러, 아벨, 칸토어의 삶을 통해 모링이 자신의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지는 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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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꼈어요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23
박준희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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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이들의 심리를 그린 재미난 그림책을 읽었네요. <코끼리가 꼈어요>는 표지부터 제목처럼 어딘가에 불편해하며 낑낑거리는 코끼리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어찌할바 모르며 난감해하는 팔자눈썹의 저 코끼리의 표정이 무엇때문일지 그림책 내용이 궁금해지더라구요.

책 읽기 전 책표지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한가지 놀랬던 건 저 표지의 질감? 때문이었는데 마치 코끼리 피부처럼 그림책 표지 위에도 거칠거칠한 효과를 주어 실제 코끼리의 살갗을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어요. 오디오꿈북을 통해 귀로도 들을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드는 출판사답게 표지부터 여러모로 신경을 써서 만든 그림책이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네요.

간단히 책내용을 소개하자면 코끼리를 친구로 둔 수지가 처음 학교에 등교하면서 생긴 에피소드에요. 수지는 한번도 코끼리와 떨어진 적이 없었고 학교에 갈 때도 엄마 몰래 코끼리를 학교에 데리고 갑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어요. 덩치가 큰 코끼리가 교실 문에 꽉 끼어 버린 거죠. 수지는 어쩔 줄 몰라 울음을 터뜨리고 반 친구들과 선생님까지 나서서 있는 힘껏 밀었지만 코끼리는 꼼짝도 하지 않아요. 구슬을 이용한 친구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문에서 빠지지만 덩치 큰 코끼리가 앉을만한 책상과 의자는 교실에 없네요. 그 순간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읽었을땐 애착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물론 학교에 가는 첫날, 코끼리를 학교에 데리고 간 수지를 통해 아이들이 애착형성이 잘되면 성장과정에서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도 느꼈지만 더 느낄 수 있었던 건 아직 모든 것이 서툴고 어색한 새학년 아이들이 코끼리 사건을 계기로 마음을 모으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 참 대견해보이더라구요. 아이를 키우며 하루에도 열 두번씩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기는데 그때마다 조바심 내며 야단치고 재촉하기만 했던 제 모습이 떠올라 한없이 부끄러웠네요. 아직 어리고 부족한 아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모아 도와주는 모습에 저도 문제가 생기더라도 조금 더 지켜보고 아이 입장에서 응원해 주어야겠다 다짐하게 되었네요. 기다리고 믿어주는 만큼 자라는 아아들, 우리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그림책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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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나무의 웃음소리 - 다큐멘터리 동화
김병규 지음, 황헌만 사진 / 계수나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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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진다. 나무 자체가 마을지킴이로 여겨지기도 하고 혹은 나무에 신이 깃들여있다 여겨져 신성하게 모셔지기도 한다. 그래서 당산나무은 마을의 중심이 되고 당산나무는 누구의 소유가 아닌 마을사람들 모두가 향유하게 되며 마을의 구심체가 되기도 한다.

우리 어릴적만해도 시골집에 가면 마을 입구에서 당산나무를 만날 수 있었다. <당산나무의 웃음소리> 라는 책제목만 보고도 벌써 어릴적 기억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나 어릴적 아버지 고향에 내려가면 마을 입구에 큰 당산나무 한그루가 서 있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당당한지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아랫말과 편을 갈라 고싸움놀이도 하고 마을잔치를 열어 당산제도 지냈다. 어릴적엔 이 당산나무가 그렇게 무섭게 느껴졌었다. 귀신이 붙어있는지 사람들이 치성도 드리고 제사도 지내는 게 꼭 신을 섬기듯 하기에 혹시 내가 잘못한 걸 알고 벌을 내릴까 싶어 당산나무 앞을 지날때마다 얼마나 걸음이 빨라졌는지 모른다.

<당산나무의 웃음소리>는 '다큐멘터리 동화'다.
알록달록 예쁜 일러스트 대신 오래된 시골마을 사진이 담겨있다.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 선생님이 작은 분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그 시절, 한 마을에서 있었던 실제 이야기를 22년 동안에 걸쳐 담아 둔 사진에 김병규 선생님이 이야기를 쓰셔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동화로 재탄생시킨 책이라고 한다.

무려 22년의 기록이라니 다큐멘터리라 칭할만하다. 당산나무와 선돌, 돌무덤, 동자바위의 이야기는 마치 전설의 고향 이야기 한 토막을 듣는듯 하다. 그 오랜기간 마을의 역사를 기록한 김용택선생님의 마음도 너무 아름답다.

책을 읽으며 문득 어릴적 보았던 아버지 고향의 당산나무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졌다. 이제는 빈집이 더 많은 우리 아버지의 고향땅에 있던 당산나무도 이렇게 다시 마을사람들 속으로 돌아와 큰 웃음소리를 내주었으면하는 바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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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꽃 피는 민들레네 집 해피 & 힐링 세대공감 실버동화 시리즈 8
이옥선 지음, 김지영 그림 / 나한기획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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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꽃 피는 민들레네 집>은 해피 & 힐링 세대공감 실버동화 시리즈 여덟번째 이야기입니다.

실버동화라니 이름부터가 참 낯설지요. 저도 처음엔 정말 별별 장르의 동화가 다 나오는구나 했어요. 그런데 그 시리즈의 취지를 알고나니 정말 칭찬해주고픈 시리즈더라구요.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잖아요. 당장 주변만 보아도 노인분들이 정말 많고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인간의 삶이란 것이 누구나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는다지만 아직 로(老)를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 세대들은 노인이 된다는 것이 먼나라 이야기만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이해하기보다는 꽉 막힌 답답한 존재들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구요. 저는 꼰대니 틀딱이니 하는 혐오스런 말들도 참 가슴아프더라구요. 어찌보면 세대갈등도 노인들을 우리 젋은 세대들과는 별개의 세대라고 생각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이런 동화는 꼭 필요한 것 같네요. 해피 & 힐링 세대공감 실버동화 시리즈를 통해 서로 다른 세대 간 공감과 소통, 그리고 상호이해의 폭이 점점 더 넓어진다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세대갈등도 원만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민들레 꽃 피는 민들레네 집>에는 민들레네 가족이 등장해요. 민들레는 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와 민들레가 단둘이 사는 조손가정의 아이입니다. 조손(祖孫)가정은 말 그대로 부모 없이 조부모와 미성년 손자녀로만 이뤄진 가족형태를 말해요. 두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아 키울때는 내 자식만은 끝까지 사랑으로 키우고 책임지겠다 다짐하지요. 하지만 불의의 사고나 이혼, 질병등으로 부모가 떠난 후 남겨진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맡겨지게 됩니다.

부모를 여읜 민들레가 의지할 곳이라곤 할아버지뿐이고 할아버지 역시 민들레 밖에 없지요. 두 사람은 슬픔이나 절망 대신 오늘의 삶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강아지 쫑이, 일곱 마리의 꼬꼬닭, 놀러온 종달새가 모두 민들레네 가족입니다.

<민들레 꽃 피는 민들레네 집>은 비참한 현실이나 눈물겨운 절망 대신 감사와 희망을 이야기해요. 노오란 민들레처럼 어린 민들레도 우리 사회의 관심 속에 밝게 자라나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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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보고 계시죠? 해피 & 힐링 세대공감 실버동화 시리즈 9
홍옥 지음, 구루미 그림 / 나한기획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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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보고 계시죠?>는 해피 & 힐링 세대공감 실버동화 시리즈 아홉번째 이야기입니다.

실버동화라니 이름부터가 참 낯설지요. 저도 처음엔 정말 별별 장르의 동화가 다 나오는구나 했어요. 그런데 그 시리즈의 취지를 알고나니 정말 칭찬해주고픈 시리즈더라구요.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잖아요. 당장 주변만 보아도 노인분들이 정말 많고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인간의 삶이란 것이 누구나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는다지만 아직 로(老)를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 세대들은 노인이 된다는 것이 먼나라 이야기만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이해하기보다는 꽉 막힌 답답한 존재들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구요. 저는 꼰대니 틀딱이니 하는 혐오스런 말들도 참 가슴아프더라구요. 어찌보면 세대갈등도 노인들을 우리 젋은 세대들과는 별개의 세대라고 생각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이런 동화는 꼭 필요한 것 같네요. 해피 & 힐링 세대공감 실버동화 시리즈를 통해 서로 다른 세대 간 공감과 소통, 그리고 상호이해의 폭이 점점 더 넓어진다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세대갈등도 원만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엄마, 보고 계시죠?>에서는 기동이네 가족이 등장해요. 기동이네 할아버지는 아프다고 엄마와 할머니 앞에서 어리광 부리는 기동이를 못마땅하게 여기시네요. 기동이 아빠가 소화불량에 걸려 할머니 앞에서 엄살을 피우니 그것도 못마땅하신지 타박을 하십니다.

옛날부터 무서운 것도, 운 적도, 아픈 적도 없었다는 기동이네 할아버지는 무쇠로봇처럼 강해만 보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동이네 할아버지가 쓰러지셨어요. 로봇처럼 강해 보이는 할아버지는 이번에도 씩씩하게 털고 일어나실까요?

<엄마, 보고 계시죠?>를 읽으며 해가 갈수록 약해지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젋디젋은 얼굴로 산처럼 바다처럼 당당하시던 젋은 날의 내 부모님 모습이 너무나 그리워졌어요. 사람 누구에게나 약한 모습이 있을진데 가장이라는 이유로 자식 앞이라는 이유로 마음 속 어린 아이를 모른척 살아가고 있을 우리의 아버지,어머니가 참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해피 & 힐링 세대공감 실버동화 시리즈 <엄마, 보고 계시죠?>를 통해 부모님 세대의 정서를 아이들에게도 설명해줄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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