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음 받아들고는 <시간을 보는 아이 모링>이란 제목보다 표지 한구석에 써있는 '감성수학공상소설'이라는 글자가 먼저 내 눈에 들어왔다. 여러 장르의 소설을 읽어봤지만 '감성수학공상소설'이란 이름은 뭔가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인공 모링은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모링의 아빠 역시 수학을 연구하던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네팔로 여행을 갔다가 지진을 만났고 모링은 아빠를 잃고 만다. 그 사건 이후, 모링에게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모링의 눈에만 계속해서 회색 인간들이 보이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모링은 병원치료까지 받지만 결국 학교를 그만 두고 엄마와 함께 시골로 내려간다.그곳에서 모링은 반고할아버지를 알게 된다. 가식 없이 모링을 진심으로 대하는 반고할아버지를 보며 모링은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의 비밀까지도 솔직하게 고백하며 아픔을 나눈다. 그 과정에서 모링은 반고 할아버지가 모링의 아빠가 죽기 전까지 모링의 눈에만 보이는 바로 그 회색 인간으로 살아왔다는 걸 알게 된다.본래 회색 인간은 시간을 나르는 일을 하는 님프들로 인간은 볼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모링의 아빠가 죽던 날, 착오가 생기는 바람에 모링이 님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것이다. 과연 모링은 님프를 보는 능력을 통해 무슨 일을 겪게 될지...아빠의 죽음이라는 깊은 상처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시간을 보는 아이 모링>에는 모링의 이야기 속에 위대한 수학천재들의 이야기도 등장한다.모링은 반고할아버지를 통해 위대한 수학천재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과 만나며 자신의 상처를 돌이켜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가 수학책에서만 봐왔던 세계적인 수학자 탈레스, 아르키메데스, 라파엘로, 뉴턴, 오일러, 아벨, 칸토어의 삶을 통해 모링이 자신의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지는 성장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