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동을 하려고 했다. 그리고 전공서적 공부를 날마다 꾸준히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리뷰를 왕창 썼다. 마치 변비환자가 엄청난 대변을 보듯. 쌓이고 쌓였던 리뷰를 배출했다. 좋은 리뷰를 쓰고 싶지만, 워낙 써야할 리뷰가 많다보니, 질은 떨어지고 양만 많아진다. 본래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편인데, 책과 글쓰기는 그렇지가 못하다.

 

 그래도 밀린 숙제를 한 것 같아서 기분이 다소 후련하다. 7월달, 6월달에 읽은 책들 리뷰는 모두 썼다. 확인해보니 5월달도 읽은 책 리뷰를 다썼는데, 4월 달이 문제다. 몇 권 읽지도 않았는데, 리뷰도 많이 빼먹었다. 4월 달은 정신없이 바빴으니 이해해주자.

 

 예전에는 책을 읽으면 노트에 리뷰를 바로바로 썼었다. 개인적인 글이기 때문에, 그냥 생각나는대로 마구 썼다. 그리고 보통 1주일이 지나면, 내 서재에 리뷰를 썼었다. 서재에 리뷰를 쓸 때, 내가 노트에 쓴 리뷰를 한 번 읽어보고, 때로는 노트에 쓴 내용과 비슷하게 혹은 전혀 다른 리뷰를 썼었다. 그런데 어느덧 노트에 리뷰 쓰는 습관을 잃어버렸다.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요즘 드는 생각은 다시 노트에 짧게라도 리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기억에 더 잘 남는 것도 같고, 서재에 리뷰를 쓸 때도 더 잘 써지는 것 같다. 짧은 메모라도 서재에 리뷰를 쓸 때 도움이 많이 된다. 생각해보니 좋은 습관이었는데, 다시 부활시켜야겠다. 시간은 좀 더 걸리더라도, 그게 더 능률적인 것 같다. 책이 더 기억에 잘 남는 것 같다.

 

 오늘 한약을 주문했다. 오늘은 운동 못했고 내일도 못할 예정이지만, 앞으로 가능한한 매일 운동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늦게까지 책보지 않고 일찍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건강해지고 체력을 먼저 키우자. 그래야 읽고 싶은 책도 집중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여기에서는 질을 포기하지 말자. 양보다 질. 시간보단 집중력. 명심하자.

 

 정말 오랜만에 일상카테고리에 글을 써본다. 앞으로, 좀 더 자주 써도 좋을 것 같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하지만, 여기저기에 글을 쓰는 것이 번거롭다. 앞으로, 일상카테고리에 글을 계속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잠이 보약이다. 얼른 들어가서 씻고 자자.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yo 2016-07-18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어마하십니다...
전 한달을 써도 채 한 자리수 밖에는 못쓰는데....

고양이라디오 2016-07-19 10:05   좋아요 0 | URL
저의 배는 읽으시는 것 같은데요ㅜㅋ 맘만 먹으시면 저보다 훨씬 양질의 리뷰를 쓰실 것 같습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렇습니다. 1일 1페이지를 목표로 하다 보니 이건 양은 많아지는데 질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7-19 16:42   좋아요 0 | URL
그래도 장기적으로 양이 쌓이면 질이 높아지지 않을까요ㅎ?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하루에 발명 한 개를 목표로 하고 꾸준히 실행했더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책과 글쓰기에는 질보다 양을 일단 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질은 높이고 싶어도 높이지 못하지만요ㅠ
 
양을 쫓는 모험 (하) -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신태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기억력을 신뢰하진 않지만, <양을 쫓는 모험>은 하루키씨가 전업작가로 탈바꿈하고 처음으로 탈고한 소설일 것이다. 처녀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와 <1973년의 핀볼>은 재즈바를 운영하면서 부엌에서 쓴 소설이고, <양을 쫓는 모험>은 재즈바를 접고 전업작가로써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양을 쫓는 모험 상>을 읽고 꽤 시간이 지나서야 하권을 읽었다. 상권 리뷰를 쓰다보니 하권이 매우 읽고 싶어져서 구입해서 읽었다. 분명 읽긴 했는데, 어렴풋하게만 기억에 남아있던 작품이었다.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롭게 읽었다. 아니, 전에 읽었을 때는 읽었다고 말하기 곤란하다. 이제서야 비로서 제대로 읽은 것 같다.  

 

 <양을 쫓는 모험>은 '네즈미 4부작' 중 3부에 해당하는 소설이다. '네즈미' 는 '쥐'를 뜻하는 일본어이고 하루키는 '네즈미' 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과 '나' 라는 주인공을 등장시켜서 네 편의 장편 소설을 썼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 <댄스 댄스 댄스>가 그에 해당한다. 1, 2, 3부작을 차례로 읽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바로 <댄스 댄스 댄스>를 읽을껄 그랬다. 지금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을 읽고 있는데,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댄스 댄스 댄스>는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굉장히 환상적이고, 그리고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분명히 크게 감명받았었다. 역시 무슨 내용인지도 잘 모르고 읽었지만, 굉장히 박진감 넘치고 스릴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루키가 발표한 순서에 따라 읽으려고, 그리고 <양을 쫓는 모험>의 감동을 좀 더 간직하고 싶어서 <댄스 댄스 댄스>가 아닌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선택했는데, 계속 <댄스 댄스 댄스>가 읽고 싶다. 역시 아끼면 똥 된다.

 

 이번달에 책을 많이 구입해서 되도록이면 다음달에 책을 주문하고 싶은데, <댄스 댄스 댄스>는 다음달 초에 바로 주문해야겠다. 롯데 알라딘 카드가 월 할인한도가 2만원인데 3만원으로 늘었으면 좋겠다.

 

 또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었다. 책을 읽은지 오래되서 리뷰를 쓰다보니 쓸데없는 이야기만 길고, 본론은 짤막하다. 용두사미라고 하기에는 용머리도 아니고... 이젠 작품 이야기를 하자.

 

 상권은 양을 쫓는 모험을 떠나기 까지의 과정이고, 하권은 본격적으로 양을 찾아나선다. 그리고 마침내 양을 찾아낸다. 그리고 '네즈미' 와도 만나게 된다. 앞부분은 조금 지루한 면이 있었지만, 마지막 부분이 참 좋았다. 모든 것이 용서되고 별점 5점을 흔쾌히 줄 정도로 좋았다. 정말 좋았다. 다시 마지막 부분만 읽고 싶어진다. '나' 를 자신에게 찾아오게 한 '네즈미', 그리고 '네즈미'를 만나러 간 '나'. 두 명의 재회, 그리고 대화. 짧은 만남. 담담하지만, 거대한 세계가 흔들거리는 듯한 만남.

 

 환상적 리얼리즘. 하루키가 그리는 소설 속 세계는 리얼하고 동시에 환상적이다. 우리의 삶은 어떤가? 리얼하지만, 꼭 리얼하지만도 않다. 어딘가 모르게 환상적이다. 소설과 삶. 삶과 소설. 돌고 도는 나선. 삶은 리얼하고도 환상적이다. 하루키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삶은 리얼하고도 환상적이다. 당신이 받아들이든지 받아들지 않던지에 상관없이. 저 눈앞의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삶은 흥미롭고, 그리고 두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 갈릴레이 두 우주 체계에 대한 대화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15
정창훈 글, 유희석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갈릴레이를 지동설, '그래도 지구는 돈다.' 로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으신데, 사실 그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분이다. 뉴턴, 아인슈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과학자이다. 2천년 동안이나 이어진,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관을 무너뜨리고, 권위와 고정관념이 아닌, 실험과 관찰, 그리고 사색이 과학의 유일한 방법론임을 몸소 보여주신 인물이다. 뉴턴은 자신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한 발 더 멀리 바라봤을 뿐이다라고 했다. '그 거인' 중에 최고 거인이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이다.

 

 그만큼 과학사에서 중요한 인물이고, 근대 과학의 문을 연 인물이다. 여러가지 단적인 예들이 많은데, 예를들어 과거에는 무거운 물체는 가벼운 물체보다 땅에 더 빨리 떨어진다고 생각했었다. 이미 과거의 위대한 인물이 그렇게 설명해놓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이 진리라고 믿었다. 그리고 사실 중력과 물리학의 운동법칙을 배우기 전에는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더 빨리 땅에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왜냐하면 무거우니깐! 무거운 물체는 빨리 떨어질 것 같고, 가벼운 물체는 하늘하늘 거리면서 천천히 떨어질 것 같다. 공기의 저항에 의한 낙하속도 차이를 고정관념처럼 받아들여서 착각에 빠지기 쉽다. 나또한 어렸을 때는 무거운 물체가 빨리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과학시간에 무게에 관계없이 물체의 낙하속도와 떨어지는 시간은 동일하다는 것을 배우고서는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모든 사람이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빨리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을때,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실험해보자." 라고 하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실험해보자." 가 자연스러운 사고방식이지만, 그 이전에는 "실험해보자." 가 자연스러운 사고방식이 아니었다. 고정관념과 권위가 그리고 신이 과학적인 사고, 과학적인 방법론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갈릴레이가 그것을 거부하고, 스스로 실험하고 관측하고 검증했을때 과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현재 모든 과학자들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방법론을 따르고 있다. "실험해보자."

 

 그 위대한 과학자가 천동설과 지동설, 두 주장을 대화체로 쓴 책 <두 우주 체계에 대한 대화>를 만화로 만나보시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 무라카미 하루키 최초의 연작소설,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유곤 옮김 / 문학사상사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미 '책속의 책과 글' 카테고리에서 이 책에 대해 썼지만, 리뷰를 쓰지 않았었다. 리뷰를 쓰고 싶었지만, 첫문장이 쉽게 써지지 않아서 미뤄뒀었다. 방금 <사피엔스>의 리뷰를 쓰고 나니, 뭔가 마음이 가벼워서 이 책의 리뷰도 연달아 쓸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질높은 리뷰는 쓸 수 없다. 마음을 비우고 쓰자. 내가 느낀 것, 내가 생각한 것을 편하게 쓰자.

 

 또 쓸데없는 서두를 늘어놓자면, 이 책은 과거에 한 번 읽었던 책이다. 지금 읽고 있는 하루키 책들이 다들 과거에 읽은 책들이긴 하지만, 이 책은 그 책들 중에서도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있던 책이다. 생각해보니, 다른 책들도 그러하지만... 아무튼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감명받았었다. 뭐라 설명할 수도 없고, 내가 왜 감명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감명받았었다. 그것도 크게. 이 책을 지금 다시 읽고 나니, 내가 왜 감명받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왜 내가 이 책을 사랑하는지, 하루키를 사랑하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읽은 우치다 타츠루의 <하루키를 조심하세요>의 영향도 큰 것 같다. 하루키의 문학을 보다 깊게 이해하게 되서 기쁘다. 아마 십년 후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면, 나는 지금 발견하지 못했던 다른 부분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또 감명받고, 감동받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즐겁다. 10년 후가 기다려진다.

 

 이 책은 연작소설이다. 여섯 편의 소설들이 모두 고베지진이라는 하나의 줄기를 가지고 있다. 고베지진이 끼친 영향은 작지만 크다. 그것은 연작소설 속의 인물들에게도 그렇고, 하루키에게도 그렇다. 여섯 편의 소설들 모두가 하나같이 훌륭하다. 좋다. 너무나 사랑스런 작품들이다. 그렇다. 이들 작품들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힘껏 안아주고 싶은 소설들이다. <호밀밭의 파수꾼>, <자기 앞의 생> 처럼 사랑스런 소설들이다. 

 

 여섯 편의 연작소설 중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는 예전에 읽었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이었다. 이 소설을 다시 읽고 싶었지만, 어느 소설집에 수록된 소설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어서 너무나 반갑고 기뻤다. 이 책을 다시 읽으니 <벌꿀파이>가 가장 좋았다. 그리고 <다리미가 있는 풍경>도 너무나 좋다.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도 좋고, <타일랜드>, <UFO가 구시로에 내리다>도 좋다. 6편이 있는데 6편이 이렇게 다 좋기도 쉽지 않은데, 이 책의 소설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뚜렷한 인상이 남고, 그리고 좋다.

 

 힐링이 필요한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힐링에는 하루키의 소설이 제격이다. 그 중에서도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가 최고다. 개구리군과 함께, 준폐이와 함께, 사쓰키와 함께, 요시야와 미야케라, 준코, 고무라와 함께, 그리고 하루키씨와 함께 어깨동무하면서 모닥불 앞에서 둥글게 둥글게 춤을 춰보자. 슬픔과 절망은 정화되고 굳센 의지가 샘솟을 것이다. 니체의 말처럼. “이것이 삶이더냐? 좋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문학/비문학을 통틀어서도 올 상반기에 읽은 최고의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워낙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전에 다른 책을 올상반기 최고의 책으로 꼽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6월 말에 한 주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은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 책에 대해 쓸말이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역시 책 리뷰는 책을 읽고 되도록 바로 써야겠다. 너무 좋았다는 감정만이 아직도 또렷히 남아있을 뿐이다. 리뷰쓰는 것을 미뤄봤자 좋은 리뷰가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짧게나마 리뷰를 써야겠다.

 

 이 책은 굉장히 읽고 싶었던 책이다. 하지만 두께 때문에 책을 집어들기 꺼려졌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려 보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워낙 인기가 많은 책이라 구하기 힘들었다. 결국은 책을 구입해서 읽었고, 책을 짚어든 순간, 순식간에 빠져들어서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독서를 하게 되었다.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양을 쫓는 모험 하>,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 하>를 함께 읽었다. 좋은 책들과 보낸 한 주는 정말 환상적인 독서기간이었다.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은 분이 있다면, 빌려서 읽기보다는 사서 읽으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후회하셔도 책임은 지지 않지만...)

 

 쓸데없는 서두가 너무 길었다. 나는 항상 이렇게 쓸데없는 서두가 길다. 왜냐하면 본론이 생각나질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책 제목 그대로 '사피엔스'에 관한 책이다.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인류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친듯이 날카로운 통찰과, 거대한 질문들. 정말 읽으면서 기쁨의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북다이제스터님이 지적하신대로 문장력 또한 훌륭하다.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적절한 비유를 읽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해가 쏙쏙되고, 책장이 빠르게 넘어간다. 대가들의 문장을 읽는 느낌이 전해진다. 유발 하라리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 그의 다음 책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어쩌면 이 책은 역사서로써 빅히스토리로써 <총, 균, 쇠>를 뛰어넘은 책인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나는 <총, 균, 쇠>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인류의 시원부터,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까지. 인류가 이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원인과 과정들을 하나하나 명쾌하게 해설해 나간다. 돈, 제국, 종교. 인류를 통합하는데 주효했던 것은 우리 인간의 상상력이었다. 종이쪼가리에 적힌 숫자를 우리는 믿었고, 법을 믿고, 종교를 믿었다. 한 명이 믿으면 그것은 망상이지만, 모든 사람이 믿으면 그것은 체계가 된다. 우리 인류의 역사를 되집어 볼 수 있는 정말 영리한 책이다.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사피엔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에 대한 대답은 유발 하라리의 아래 문장으로 대신한다.

 

 "인간이 신을 발명할 때 역사는 시작되었고,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