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합본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농담에 익숙하지 않다. 천성적으로 농담을 잘 못한다고나 할까. 농담이 등장할 때가 대체로 처해진 난처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려거나 국면을 어떻게든 전환해 보고 싶을 때라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이런 천성은 사는데 별 도움이 안된다. 게다가 사람이 늘 진지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는 법이다. 그렇지 않아도 재미없는 세상에 농담이라도 던져서 웃게 만드는 능력은, 그래서 마술과도 같다. 이 점에서 더글라스 애덤스는 마술사다. 그러나 달걀을 한번 쓰윽 문질러서 콧김을 두어 번 불어넣고 하얀 손수건으로 덮은 뒤 하나 둘 셋하고 세기만 하면 곧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정도의 마술과는 비교도 안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 전 우주를 상대로 하는 정도라면 그 스케일이 어떨지는 상상에 맡긴다.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넘나들면서 삶과 우주, 모든 것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이토록 유쾌하고 통쾌하고 익살스럽고 떠들썩하게 풀어내는 작가를 나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물리학과 천체과학에 대한 깊은 이해력, 무엇보다 하늘만큼이나 넓고 깊은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쓸 수 없는 그런 책이라고만 해 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