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코시건 시리즈는 현대 스페이스 오페라의 양대산맥 중 하나라고 한다. 30세기의 우주. 지구인들은 자연계의 웜홀로 다른 항성계로 이동하는 방법을 발견했고 제국을 건설한다. 각 항성들은 고유의 문화와 정치 체계와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바라야 행성은 한동안 웜홀이 막혀 수백년간의 고립시대를 경험했고, 그에 따라 뿌리깊은 남여차별 사상과 (다른 행성에서 볼 때) 야만적 문화를 가지고 있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에서 연대기 순으로 출간된 세트 상품을 구매했는데, 나중에 2권이 더 나와서 국내 출간은 총 10권이다. <명예의 조각들>은 나중에 나왔지만 연대기순으로 먼저다. 주인공 마일즈가 태어나기 전 부모 세대가 적국의 포로로 만나는 로맨스가 미지의 행성에서 펼쳐진다. 시리즈의 주인공이 탄생 전이라는 사실과, 방대한 세계관과 익숙지 찮은 상태에서 처음 만나기에 낯설 수 있다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몰입감이 강한 1편과 그 뒤에 계속해서 읽게 만드는 편편이 완결되고 새로운 이야기의 바다다. 첫 편을 읽고 너무 재밌어서, 이걸 한번에 다 읽어없애면 아까울 것 같아 하나씩 생각날 때마다 읽고 있는데, 현재 <마일즈의 유혹>까지 읽었으니, 세트 구성 상품 중 5권 읽고 3권 남아 모두 다 읽기도 전에 뭔가 아쉽다. 각각이 보르코시건 사가라는 전체 시리즈의 한 편이긴 하지만 매 편이 전혀 새로운 주제와 소재, 배경을 가진 독립적인 이야기로 펼쳐지고 완결된 구조를 갖기에 어느 걸 먼저 읽어도 상관없고, 하나만 읽어도 괜찮다.



연대기적인 이야기는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초반부가  길고 지루해지기 쉬운데, 이 시리즈는 첫편부터 재밌다. 부졸드 여사가 창조한 세계관이라는 게 매 편마다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드러나는 데다가, 각 편에서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독립적으로 다시 설명하고 있다. 제3행성에서 적 행성의 포로와 적군으로 만난 남녀가 신비한 행성의 황량한 벌판에서 포로를 연행하며 대화하는 중 서서히 빠져드는 로맨스도 기가막히게 멋지지만, 반역과 배반 등의 스릴러적 요소가 복합되면서 아슬아슬한 사랑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서로 다른 행성의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마일즈의 탄생 설화가 된다. 








두 사람의 행복한 결말은 2편 <바라야 내전>으로 이어진다.  민주적인 베타 행성의 과학자가 야만적인 바라야 행성의 보르코시건 백작에게 시집와서 겪는 자잘한 일화와 갈등으로 시작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어린 황태자의 섭정으로 제국의 1인자가 된 보르코시건 백작은, 베타 여인인 코델리아 네이스미스의 의견을 존중하여, 점차 바라야에 민주적이고도 공평한 제도적 포석을 놓는다. 그럼에도 귀족 사회의 면모에 암투의 양상까지 그대로 간직한 바라야에서 황제 자리를 탐하는 모반 사건이 일어나고, 보르코시건 백작은 이를 진압하지만 이 과정에서 코델리아의 태아가 크게 손상을 받는다. 태아는 인공자궁에 옮겨지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기는 하지만, 뼈가 잘 부러지고 키가 150정도로 아주 작은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다. 바라야는 장애를 지닌 인간을 터부시하는 터라, 태어나기 전부터 친할아버지에게서까지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가까스로 태어난 마일즈는 어린시절이 생략되고 사관학교 시험을 앞둔 건장하...지 못한 부러지기 쉬운 뼈와 작은 키를 지닌 명문가 출신의 소년이다. 여러 면에서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티리온을 연상시킨닫. 명석한 두뇌와 결함있는 신체 조건, 출신 성분의 우월성과 든든한 뒷배경으로 열등감과 우월감을 동시에 지닌 아주 복합적인 캐릭터가 그렇다.  보르코시건 시리즈에 중독되게 만드는 사랑스런 캐릭터로 자리매김한다. 신체 조건 때문에 사관학교 시험에 떨어지고 뭘 해서 먹고살까 하고 장래를 고민하다가 베타행성에 가서 사고치는 이야기다. 사고도 이만저만한 사고가 아니라 메가톤급이다. 군사학교 입학에도 실패할 만큼 신체적 약점을 가진 마일즈가 사고를 쳐봤자 얼마나 칠 수 있을까. 위기가 닥치고 엄청난 거짓과 요행으로 가까스로 벗어나지만 그 대가로 뭔가 훨씬 거대한 걸 손에 넣게 되고 그것이 더욱 더 큰 위기를 초래하고,  그 위기를 계략으로 극복하면, 먼저 번 위기보다 더욱 큰 쓰나미급의 위기로 변하고, 이런 패턴이 내내 계속된다.  개인적으로는 5개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2편의 바라야 내전과 4편의 보르게임이 네뷸러상과 휴고상등의 큼직한 SF 상을 받은 것에 비해 수상 내역은 없다. 



아버지의 섭정의 시대가 끝나고 황제의 시대가 열렸지만, 마일즈와 함께 자란 그레고르 황제는 마일즈와 불알친구다. 3편에서 사관 학교 입학에 떨어지지만, 후에 공헌을 세운 덕에 입학하게 된 마일즈가, 결국 우주에 나가서 쓰나미급의 사고를 치고 다니는 내용으로 전사 견습보다 훨씬 많이 성장한 마일즈의 모습이 비쳐진다. 생각없이 친 사고와 신속한 판단력, 우연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전과였다면, 보르게임에서는 보다 마일즈의 두뇌가 빛을 발하면서 동시에, 외교 수행중, 숙소에서 빠져나왔다가 우주 미아가 될뻔한 그레고르와의 만남으로 덤앤더머같은 한쌍이 되어 사고를 치고 다닌다. 마일즈는 자기 자신도 구해야 하고, 그레고르 황제도 구해야 하고, 또한 바라야도 구해야 하는, 아무도 부과하지 않은, 스스로 부과한, 멀티 미션이 머리속에 있는데 우주 감옥에 황제와 나란히 갇혀있다. 게다가 치명적인 독거미 같은 미인은 우주를 차지하기 위해 둘을 옥죄어 온다. 결론은 해피앤딩.





다른 책과 비교할 때 <마일즈의 유혹>이 다른 점이 있다면 전투씬이 없다는 점이다. 대신 전편에서 계속해서 언급했던 세타간다 제국 행성의 문화와 제도를 경험하고 있는 마일즈의 시각에서 이 새로운 문명이 흥미롭게 소개된다. 유전자 풀의 제어권을 가진 호트 귀족과 배우자, 전투력을 가진 겜 귀족 이 두 지배 계급이 지배하는 세타간다는 여러개의 행성을 한 명의 호트 황제가 지배하고 있는데, 황태후의 장례식을 위해 여러 다른 행성에서 초대되었고, 마일즈와 그의 사촌 이반이 장례식에 왔다. 엄청나게 큰 규모로 한달여간 지속되는 장례식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고, 호트 귀족의 여인들과 문제가 얽히게 되는데, 참으로 흥미로운 게 호트 귀족에 대한 묘사다. 겜 귀족도 마찬가지지만 그들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맞춤형 인간들로, 자연 임신과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인간을 '생물'로 지칭하며 우리가 동물(?)한테 그러듯 생물취급한다. 우리가 생물인건 맞는데, 막상 선택된 게놈에 인공적으로 편입된 유전자들과의 결합으로 태어는 그들이 인간을 그렇게 부르는 건 뭔가 억울하다. 하지만 그런 유전자조작 여인들의 완벽한 미는 마치 일생에 한 번 누구나 걸리는 질병처럼 치명적이다. 여기서 마일즈는 이상한 일에 휘말려 탐정행세를 하게 되는데,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고 다니는 이유는 자신도 잘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시 바라야 제국을 구하는 일이 되었고, 과정적으로는 열등감과 치명적 유혹 때문인 듯하다. 



각 권 리뷰에 자세한 내용과 감상을 올리도록 하고(그러려고 했는데, 각권 소개가 너무 길어져서 올릴 지 말지는 아직 미결정.

세트에 속한 아직 읽지 못한 책 세 권과, 세트 상품 구성 이후에 나타나서 억울한 2 권의 내용이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크다. 


















없는 것
















수상 내역을 보면 (나무 위키 참조 ) 바라야 내전 1992년 휴고상 수상, 보르게임(The Vor Game) - 91년 휴고상 수상, 마일즈의 유혹(Cetaganda)- 97년 로커스상 후보, 무한의 경계(중편집) 내 The Mountains of Mouring은 1990년에 네뷸라, 휴고상 수상 미러 댄스(Mirror Dance) - 1995년 휴고상 및 로커스상 수상작이다. 



세트 상품은 이렇게 생겼지만, 실물은 없고 이북으로 구매했다. 표지도 예뻐서 공간이 넉넉한 분들은 실물을 디스플레이하는 느낌도 좋을 듯하다. 






국내 미출간 도서도 골라봤다. 


국내 미출간(1987)  1989년 네뷸라상 수상














(1998)
































출간순(출처 : 나무위키, 보르코시건 시리즈 항목)

1. 명예의 조각들(Shards of Honor) - 1986년 6월
2. 전사 견습(The Warrior's Apprentice) - 1986년 8월
3. 남자의 나라 아토스(Ethan of Athos) - 1986년 12월
4. Falling Free - 1987년 12월
5. 전장의 형제들(Brothers in Arms) - 1989년 1월
6. 슬픔의 산맥(The Mountains of Mourning) - 1989년 5월
7. 미궁(Labyrinth) - 1989년 8월
8. 무한의 경계(The Border of Infinity) - 1989년 10월
9. 보르 게임(The Vor Game) - 1990년 9월
10. 바라야 내전(Barrayar) - 1991년
11. 미러 댄스(Mirror Dance) - 1994년
12. 마일즈의 유혹(Cetaganda) - 1995년
13. 메모리(Memory) - 1996년
14. Komarr - 1998년
15. Civil Campaign - 1999년
16. Diplomatic Immunity - 2002년
17. Winterfair Gifts - 2004년
18. Cryoburn - 2010년
19. Captain Vorpatril's Alliance - 2012년 
20. Gentleman Jole and the Red Queen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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