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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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다르다. 참으로 모순적인 말이다. 어느 동물이 다른 동물과 같은가. 우리 인간 입장에서 느끼기에 다른 동물들끼리의 차이에 비해 인간-다른동물 사이의 차이는 두 생명체가 완전히 별개로 동떨어져서 각자 진화한 것처럼 생각되리만큼 크다. 우리 중 일부는 한 때 진화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여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는건가 하기도 했다. 

어쨌든 원숭이와 유인원은 다르고 유인원과 인간 사이에는 태고적 공통 조상이 있었고 서로 다른 환경에 살던 그들이 환경에 적응하며 조금씩 진화하다가 후세를 낳을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그 공통조상들이 살던 시간에서 더욱더 까마득한 시간을 뒤로감기 해보면 원숭이들과도 그 공통 조상들 사이의 또다른 공통 조상이 있었을 것이며 그들 역시 환경에 적응하여 한쪽은 원숭이들의 공통조상이 또 한쪽은 유인원과 인간의 공통조상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기원을 타고 올라가면 마지막 단계에서 최초의 단세포 원시 생물 혹은 단백질 비슷한 이상한 화학 유기물 같은 곳에 도달한다. 

그렇게 모든 생명은 같은 39억년의 시간동안 진화하며 생존하여 살아남았다. 그러니까 모든 생명체들 중 인간만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잠시 잊어 본다면, 모든 생명은 다 특별하다. 왜냐하면 지금 여기 멸종하지 않은 채, 살아 남아 있으니까. 수도 없이 많은 생명체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멸종하는 동안, 기어이 유전자를 변형하고 적응하여, 살아남았기에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는 특별하다. 

그럼에도 인간이 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인간이 유일하게 사고하는 종이라는 보편적 믿음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사고 외에도 철학자들은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특별함을 다각도로 규정했고 자연과학은 번번이 그 특별함들이 인간만의 특성이 아니라 다른 동물도 지니고 있는 증거를 찾아내었다. 사고는 단지 그 중 하나뿐이다.

한 때 도구의 사용은 인간만이 가진 능력인 줄 철썩같이 믿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증거도 없이 철학적 상상에서 비롯되었을 그 허황된 믿음은 종교보다도 커서 우리 때는 교과서에 실렸고 그 틀린 정보를 잘못알고 있으면 작은 실패자가 되있다. 가령 까마귀가 막대기로 구멍을 파서 먹이를 먹는 걸 아는 시골 학생이 오 이건 자신있어 확실해 라며 시험 문제의 답에 도구의 사용이 인간만의 고유 특성이 아니었다고 적었다면 한 개인을 좌절에 빠뜨렸을 것이다. 이렇겨 획일적 교과서는 획일적 지식의 통일적 확산에 기여한다. 그것은 진실이건 진실이 아니건 관심없다. 교육은 인간의 계량이 목적이니까. 하지만 이젠 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인간만이 도구를 쓸 줄 아는 건 아니라고. 도구를 얻기위해 또 다른 도구를 쓰는 수준높은 유인원의 예를 제외하더라도 동물은 많은 경우 도구를 이용한다.

이 책이 동물의 도구에 대해서 말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인간만의 특성이라고 여겨왔던 많은 정신적 행위들을 동물 또한 지니고 있음을 연구하고 증명한 과학적 사실을 다룬다. 도구는 그 중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언어, 인지, 거울 인식과 자기 자신의 인식, 시간 인식, 덧셈 뺄셈을 비롯한 수학 계산 능력, 빠르고 긴 기억력 등 인간 인지의 모든 영역에서 동물은 인간이 가진 능력을 따로 혹은 같이 진화시켜왔다. 

비트겐슈타인은 우리가 사자와 서로 말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사자를 이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우리 자신의 경험은 사자와는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문화권의 삶을 이해하는 데에 따르는 어려움과도 비슷하다. 사실상 인간이 다른 인간의 내면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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