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해결사 삐삐 삐삐 그래픽노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리드 방 니만 그림,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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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삐삐 롱스타킹』 이 출간 75주년을 맞이해 시공주니어에서 총 3권의 빈티지 그래픽 노블로 탄생하였다. 시리즈 중 두 번째에 속하는 『우리들의 해결사 삐삐』는 원작 <삐삐 롱스타킹>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12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기존 작품들이 현재의 작가들에 의해 각색되어 그래픽 노블로 탄생되었다면 삐삐 그래픽 노블은 원작자가 직접 참여하여 스웨덴의 잡지에 연재되었던 만화를 모아 놓았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래픽 노블 『우리들의 해결사 삐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 잉리드 방 니만 그림 /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고 뒤죽박죽 별장에서 혼자 생활하는 삐삐는 친구 토미, 아니카랑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내며 때론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도와주거나 금화를 훔치러 온 도둑을 혼쭐 내주거나 불길에 휩싸여 있는 아이들을 구조하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삐삐가 해결사이자 영웅이 되는 순간들로 삐삐를 통해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어른들에게 '불편한 존재'가 되기도 하는 삐삐는 정해진 규칙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해방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본 삐삐는 그저 자유분방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똑 부러지게 하는 힘센 소녀이자 해결사였으나 아이를 둔 엄마의 눈엔 삐삐의 거침없는 행동과 말들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어쩌나 순간 걱정을 안겨주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삐삐를 보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거나 모방을 했다는 이야기는 못 들은 거 같다. 당장 나도 그러하니 말이다.



원색으로 그려진 다양한 삐삐를 원없이 볼 수 있어 좋았고 귀에 우유를 부으며 아프지 말라고 미리미리 넣는 엉뚱한 모습에서는 놀라기도 했다. 아니 거기에 왜 우유를 넣어?ㅋㅋㅋ 그런데 삐삐의 아빠가 쿠르쿠르두트 섬의 왕이었어?!ㅎㅎㅎ



내 기억 속의 말괄량이 삐삐를 어른이 되어 그래픽 노블 『우리들의 해결사 삐삐』로 만나 다시 읽게 되어 반가우면서도 감회가 새롭다. 무엇보다 나의 아이와 함께 읽고 추억을 공유하며 읽을 수 있어 더없이 즐거웠다. 부모 없이 혼자 생활하고 학교도 가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삐삐"를 통해 잠시나마 규칙 속에서 빠져나와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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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마음이 자라는 나무 3
크리스타 반 돌처 지음, 홍은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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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간략 소개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는 기후 재난을 소재로 한 청소년 문학 성장 소설로 화성 탐사를 떠난 아빠를 그리워하는 열두 살 소년 제임슨이 주인공이다. 우주에서 벌어진 사소한 사건 하나로 공전 궤도가 짧아진 지구는 햇빛 차단 외투를 입지 않으면 태양광에 중독돼 낮에 거리를 활보할 수 없을 정도로 태양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타들어 가고 있다. 이런 지구를 떠나 살아갈 제2의 지구를 찾아 화성으로 이주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제임슨의 아빠와 제임슨의 앞집으로 이사 온 아스트라의 엄마는 화성으로 떠나게 된다. 화성 탐사를 떠난 아빠와 통신기 JICC로 교신하는 게 유일한 행복이었던 제임슨은 한동안 연락하기 어렵다는 아빠의 마지막 메시지를 끝으로 연락이 되지 않자 걱정을 하게 되고 이 문제를 이웃 친구 아스트라와 함께 해결해간다. 아스트라와 함께 우정을 쌓으면서 통신기 JICC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난 모험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감추어져 있던 사실들을 알게 되는데...

아빠가 화성에 간 지 744일째,

내 인생에 잊지 못할 모험이 시작되었다!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잊지 못할 모험이라는 글자와 화성 이주 프로젝트라는 흥미 있는 소재가 나를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라는 책으로 이끌었다. 무전기 교 신음 같은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이 말이 나를 울릴 줄은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인상 깊은 구절



"자,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 제임슨, 안녕! 여기는 화성."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p.36

▶ 화성으로 간 아빠와 통신을 할 수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쌍방향이 아닌 일방통행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빠의 얼굴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깐... 하지만 엄마는 제임슨이 통신기를 하는 걸 싫어했다. 그 이유를 뒤에서 알게 되었을 때의 그 심정이란...ㅠㅠ



"자원 낭비래, 엄마를 지구로 데려오는 게. 그래서 엄마를 화성에 묻었어."

……

"엄마를 화성에 묻을 때 내가 거기 있어야 했는데. 그러면 정말로 끝났다는 걸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엄마를 곁에서 지켜보았다면……."

p.50~51

▶엄마를 데려오는 게 자원 낭비라는 말을 들은 아스트라의 심정이 어땠을까... 책을 읽을 때도 울컥했는데 적으면서 곱씹게 되니 다시 울컥해진다. ㅠㅠ




사람들은 오히려 진실을 믿지 않는 경향이 있으니, 굳이 거짓말할 이유도 없었다.

p.207

▶ 아빠를 찾아 나서겠다고 화성으로 떠날 준비를 하던 제임슨, 그런 제임슨을 옆에서 도와주던 아스트라. 아빠의 부재와 엄마의 사망이라는 공감대에서 시작된 서로의 우정이 더 깊어지는 모험의 순간이었다.


"사랑하니까 보내 줘야 하는 거야. 세이지는 사람이 사는 작은 집에서, 신발 상자에 갇혀 지낼 수 없단다. 사랑한다는 건 보내주어야 한다는 뜻일 때도 있어."

p.239

▶ 아빠와 반사 접시를 만들 때 다친 아기 새를 만나게 되어 돌보게 되었던 기억이 떠오른 제임슨, 아빠가 현재의 제임슨에게 하는 이야기 같아서 너무 슬프다. 작가님 이러기 있어요. 엉엉엉

마무리하며...

나는 책을 고를 때 책 정보를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 책 제목과 뒤표지에 나와있는 내용만 인지한 채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이번 또한 그러했고, 그저 둥이들이 좋아할 소재일 거 같아 함께 읽으면 좋겠다!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던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였다.

기후 재난은 종종 영화나 소설에서 다루는 소재였지만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더 피부로 와닿았다. 정말 우주에서 벌어진 사소한 사건 하나로 지구가 멸망해 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그로 인해 나의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다. 자연에 의한 재난은 사람의 힘으로 어떨 수 없다지만 사람으로 인한 멸망만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현재 이 어려움 시기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옆에 함께 할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리게 되었을 때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미련한 행동은 하지 말자.

ps. 책 제목을 보자마자 "왜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라고 이야기해요? 아빠가 다른 행성으로 갔어요?"라며 궁금증을 가지던 둥이들, 제임슨과 아스트라가 통신기 저장 전달 카드를 빼오기 위해 잠입했던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고 이야기한다. 일전의 에피소드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사랑의 콜센터 가정의 달 특집을 보며 아들을 일찍 보내게 된 사연을 보며 우는 나와 미스터 트롯 7인을 이해 못 하던 둥이들...

"아니, 너네가 먼저 갔다고 생각해봐 슬프지 않겠어?" 이때 공감에 대해서도 설명했음

"왜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왜 죽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죠."

아니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를 읽고 나에게 남은 이 여운... 누구와 함께?? 일루 와봐! 다시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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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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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때문에 내가 태어났을까요?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를 찾았습니까?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책 간략 소개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는 의미치료의 창시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가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통해 큰 감동을 받고 의미치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와 심리 상담가 박상미 박사가 나와 가족의 마음 관리에 의미치료를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셀프 치유 안내서'이다. '왜 살아야 하는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 내가 겪고 있는 시련 속에서 고통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이겨낼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1장은 이시형 박사의 의미치료가, 2장은 박상미 박사의 의미치료가, 그리고 3장은 두 사람의 의미치료 대화록으로 의미치료법을 만나볼 수 있다.



인상 깊은 구절

프랭클의 심리학은 의미치유입니다. 의미 발견을 위한 3가지 물음!

1.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을 요구받고 있나?

2. 나의 일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어디 있는가?

3. 그 누군가, 무언가를 위해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p.55

▶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책을 읽다 보면 수없이 많은 질문을 나에게 던지게 된다. 그중에서도 유독 나의 마음을 울렸던 질문은 '나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일까?'와 '나는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였다. 아직 '이거다!'하는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는다면 나의 삶이 크게 달라지리라는 걸 느끼게 해준 의미 있는 질문이다.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라는 자각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아니 전 우주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감각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내가 무용지물이란 생각이 드는 순간 인간은 살아야 할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p.60




같은 일을 해도 '할 수 없이 한다는 것'과 '이건 내가 해야 되는 일, 의미 있는 일이다.'라는 생각으로 하는 일은 아주 다릅니다. 후자의 경우 일을 한다는 건 창조가치의 실현입니다. 일을 단지 생활의 수단으로 생각지 말고, 이를 넘어 귀중한 창조가치 실현의 기회로 생각한다면 얼마나 보람차고 의미 있는 일인가요.

p.80





'몸도 불편한 사람이 밖엔 왜 나왔을까?'하는 시선보다는 '잘 나왔어요. 함께 놀아요. 불편한 점 있어요? 도와줄까요?"라고 말해주면 좋겠어요. '힘들죠? 극복하세요.'라는 말보다 '지금도 멋져요,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재밌게 사세요.' 이렇게 말해주는 배려가 있다면 더 많은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올 거예요. 제가 먼저 웃으니까 세상은 저를 향해 웃어주었어요.

p.167






"죽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니체의 말을 꼭 기억하세요."

p.171





세상에 나를 대신할 존재는 나밖에 없습니다.

p.172

▶ 소리 내어서 읽었던 문장 중에 내 마음에 콕 박힌 문장 하나! 적어서 보이는 곳곳마다 걸어둬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문장이었다. 내 옆에 있는 율이를 안으며 이야기했다. "세상에 너를 대신할 존재는 너밖에 없는 거 알지?!" 돌아오는 대답은 "응"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다.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되었을 때,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면 가셔서 내 아이의 선처를 빌지 마십시오. 소년 법정에 가서 판사님께 선처를 부탁하지 마십시오! 내 아이를 단호하게 혼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내 아이를 살리는 길입니다. "철없는 애들이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부모님들의 공통점은 본인들도 어린 시절에 왕따 가해자였던 적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p.241

▶ 만약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되었을 때 나는 선처를 빌지 않을 수 있을까?! 내 아이를 앉혀놓고 단호하게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며 적어놓은 박상미 박사의 의미치료, 정말 가해자 학생에게 말해주고 싶다.

"친구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용서해줄 때까지 기다려.

그리고 귀중한 네 삶의 의미를 훼손시켰으니,

너 자신에게도 용서를 빌어."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한국은 세계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을 하고 있습니다. 말로만 듣던 100세 인생이 현실이 됐어요. 그래서 제2의 인생이 중요합니다. 한 번은 내 선택이 아니라 그냥 태어난 거고, 한번 더 태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을 해야 돼요. 내 자유의지로, 내가 선택을 하는 게 제2의 인생, 후반전입니다. 그것만으로 축복입니다.

p.281

▶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정말 생각하기 나름이구나. 그저 100세 인생 너무 길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막막하기만 했던 제2의 인생, 후반전! 정말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축복 받은 인생이니, 후반전 시작 10년 전부터 준비하라는 말씀처럼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보자.

마무리하며...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책을 처음 받았을 땐 '또 그 말 대잔치인 거 아냐'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다. 그래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아 다른 책을 읽고 읽다 읽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드라마틱한 치유 효과'로 로고테라피(의미치유)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내담자에게 상담자가 무엇을 끊임없이 권하고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는 로고테라피(의미치료),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치유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많은 위안이 되고 힘이 되었다. 책에서 나에게 던지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서면서 나도 모르게 의미치유가 되었던 걸까? 그리고 절로 내 주위에 있는 가족이 떠오르면서 어떤 말로 의미치유를 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만들었다. 정말 나와 가족의 마음 관리에 의미치료를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셀프 치유 안내서'이다.





셀프 치유 안내서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에는 중간중간 질문과 답변을 적을 수 있는 공란이 있다. 아직 답을 적지는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내 삶의 의미를 찾아가며 나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고 싶다.

나를 살리고, 타인도 살리는 의미치료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통해 당신 또한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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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호모데우스전 - YP 불법동물실험 특서 청소년문학 13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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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결코 특별하지 않아.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일 뿐이지.

『신 호모데우스전』





책 간략 소개

『신 호모데우스전』은 생태 이야기꾼 이상권 작가가 들려주는 불편한 진실, '불법동물실험'에 관한 메시지를 던지는 청소년 소설이다.

늘 무시무시한 욕을 달고 사는 보겸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유령'이라는 별명을 가진 희성 앞에 어느 날 '수배견' 비글 애플이 나타난다. 국내 유명 기업 YP에서 불법동물실험을 하고 있으며, 그 증거자료를 애플 본인이 가지고 있어 실험 책임자 김치수 박사가 자신을 뒤 쫓고 있다며 희성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희성의 뒷마당에 다른 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드림박스를 설치해 놓았으니 누군가의 꿈속으로 들어가 불법동물실험의 참상을 밝혀달라고 부탁한다. 우여곡절 끝에 희성은 항상 보겸에게 유일하게 맞서는 길라와 자신을 괴롭히던 보겸과 함께 모험을 함께 하게 되고, 자신들을 뒤쫓는 김치수 박사를 피해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려고 하는데...





인상 깊은 구절



희성은 처음부터 그런 눈빛에 저항할 엄두가 나지 않았고, 숙주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그는 희성의 마음속에 무임승차하여 기생체 노릇을 하고 있었다.

p.17

▶ 불법동물실험이라는 주제에 맞게 숙주와 기생체로 표현해 놓아 더 눈에 들어왔던 문장. 그리고 청소년 소설을 읽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가 학교폭력, 따돌림이라는 사실이 슬프게 와닿았다. 보겸이가 왜 희성이를 괴롭혔는지 뒷부분에 나오긴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 누군가를 괴롭히는 건 잘못된 행동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영원한 생명을 꿈꾸었고, 죽지 않게 하는 약, 젊어지게 하는 약을 발견하려고 무진장 애를 써왔다.

p.46

"살아 있는 생명체가 늙지 않고 젊어진다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너무도 황당하고 기가 차네요! 늙어간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인데……."

p.141




가축도 인간과 똑같은 생명체이고, 그래서 가축이 최소한 몸을 맘대로 돌릴 수 있고, 맘대로 털을 고를 수 있고, 맘대로 누웠다가 일어날 수 있고, 맘대로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해주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어. 지금 너희들이 좋아하는 치킨, 삼겹살, 스테이크가 되는 닭이나 돼지, 소들은, 최소한 그런 자유조차 보장되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거든. 지옥이나 다름없지. 그런 곳에서 강제로 살만 찌우도록 한 다음, 인간의 입에서 들어오는 거야. 그러니까 인간은 가축들의 지옥을 먹고사는 것이지.

p.88

▶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니 내가 먹고 있는 치킨, 삼겹살, 스테이크가 되는 닭이나 돼지 소들이 어떻게 커오고 있는지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게 사실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스트레스 1도 받지 않은 닭으로 만든 치킨이라는 CF도 있다. 정말 생태 이야기꾼 이상권이 들려주는 '불편한 진실'이다.


저렇게 마구잡이로 동물생체실험을 하다가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 같은 것이 생겨서 인간에게 옮기게 되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게 될 겁니다. 인간은 지나치게 과학의 힘을 맹신하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 머잖아 깨닫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된다고 해도 깨닫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만큼 인간이란 어리석은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p.136







아쉬웠던 점

책을 읽으려고 찾는데 보이지 않아 제일 먼저 『신 호모테우스전』을 읽은 율이에게 물으니 책을 찾아 건네주면서 한다는 말이 "욕이 정말 많이 나와요."였다. 도대체 얼마나 나오길래 책에 대한 첫마디가 저럴까 싶어 읽어보았더니 음... "씨바"가 정말로 많이 나온다.^^; '불법동물실험'보다는 '욕'이 더 강렬했던 율이었나 보다. ㅠㅠ 나중에는 시바신에 대한 설명과 함께 "씨바"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청소년 문학 소설인데 계속 나오는 욕으로 인해 읽으면서 계속 눈에 거슬렸다.

입이 거친 보겸이라는 인물 설정이라지만 초반에 잠깐 언급하거나 간접적인 표현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안다. 요즘 아이들이 욕을 쉽게 사용하고 우리 때보다는 더 입이 거친 아이들도 많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책에서 계속 욕을 책이 끝날때까지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을까?! 책을 계속 보다 보니 "씨바"라는 단어가 친숙해지면서 혹여나 장난스럽게 말하게 될까 봐 겁이 났는데 이미 율이가 읽으면서 욕하는 부분을 장난스럽게 랑이에게 읽어줬다며 랑이가 나한테 이야기한다. 걱정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마무리하며...

『신 호모데우스전』은 다소 무거운 '동물실험'이라는 주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드림박스라는 소재로 흥미 있게 잘 풀어놓았다. 책 속 수업 시간에 진행되었던 또래 친구들의 '동물실험' 찬반 토론을 통해 본인의 의견도 말해보고 등장인물 세 아이를 통해 모험을 함께 하면서 인간 중심적인 사고가 과연 옮은 것인지 의문을 가지며 '불법동물실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세상에 태어난 생명들은 모두 똑같은 생명의 무게를 가지고 있고, 인간은 그 수많은 생명체들 중에서 하나일 뿐이며 인간이 결코 특별하지 않다는 걸 이상권 저자는 신랄하게 꼬집어 이야기한다. 욕 부분만 잘 넘긴다면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은 청소년 소설로 '불법동물실험'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ps. 청소년 소설인 만큼 부모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욕부분은 정말 아쉽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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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 -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카툰역사책!
정훈이 지음 / 생각의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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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간략 소개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카툰역사책! 『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는 한국사의 큰 줄기에서 비껴나갔거나 거대한 역사적 사건에 감춰진 뒷이야기가 작가의 개성 넘치고 코믹한 캐릭터와 만나 그려진 책이다. ‘조선 하늘에 UFO가!’, ‘제사상은 원래 남자가 차리는 거라고?’, ‘조선 시대에도 전세를 살았다고?’ 등 지금까지의 카툰 한국사와는 다른 재미가 가득하다. 재미있게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사적 사건이 왜, 어떤 배경에서 일어났는지 이해하게 된다.






인상 깊은 부분

▶ '노적거리'란 볏단, 보릿단 등의 곡식단을 원통이나 원추형으로 쌓아놓은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이 바위에 짚으로 이엉을 만들어 덮고 대형 노적가리로 위장해서 군량이 넉넉하다고 왜적을 속였는데 이후 사람들은 이 바위를 '노적봉'이라고 불렀다. 노적가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풍요의 상징이었다.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에는 풍요와 빈곤의 대조가 잘 드러난다. 이삭 줍는 사람들 저 멀리에 노적가리가 보인다. 클로드 모네의 유명한 연작 그림 '노적거리'도 있다. 이렇게 역사 이야기 속에서 그림도 볼 줄이야. 내용을 알고 보니 또 색다르게 다가온다.



조선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사회가 장애'가 되는 곳은

아니었다.

『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 - 세상에 버릴 사람은 없다 편

조선 시대에는 장애인을 독질인·잔질인·폐질인이라 하여 질병에 걸린 사람으로 여겨 우선하여 구호해야 할 사회적 약자로 대했다. 장애인 부모를 부양하는 자식 중 한 사람을 시정(侍丁)이라 하여 군역과 부역을 면제해주었다. 민본주의 국가인 조선은 장애인 대책에서 선진국이었는데 장애인들의 자립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점복사, 악공, 독경사 등 장애인 전문 직업인을 양성했고 관아에서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는 사람인 공장으로 장애인을 우선 고용했다. 관직 등용에서도 차별을 두지 않았는데.... 조선에서는 장애인은 단지 몸이 불편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 아니 제사상은 원래 남자가 차리는 거였어? 조선의 궁중 요리는 '숙수'로 불리는 남자 요리사로 여자 요리사의 수는 극히 적었고, 있어도 음식을 데우거나 단순 보조 역할을 맡았었다고 한다. 제사 음식은 남자가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요리사를 아예 남자로 채웠고 양반 남자들도 제수 준비부터 상차림까지 손수 했으며 뼈대 있는 가문의 종갓집에서는 남자들이 제사 음식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은 어쩌다가 반대로 진행되고 있는 걸까?

차례는 조상에게 차 한잔 올리는

약식 제사니라.

그래서 차례(茶禮)지.

『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 p.96




살기 팍팍했던 구한말 사람들도 한 사람이 받는 임금은 한 가족을 먹여 살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여긴 것이다. 오늘날 최저임금이 과연 한 가족이 먹고 살 수 있는 돈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p.222





▶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알 수 있었던 『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 - 못 살겠다 평안도 편


조선 중기 이후, 남당 한원진, 다산 정약용 등 일부 유학자들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부부유별이란 '배우자와 다른 남녀를 구분하라'는 것으로 맹자의 말씀은 한마디로 '불륜을 저지르지 마라'는 뜻이라는 거다.

p.119

▶ 조선의 유교는 부부간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했다고 한다. 늘 부인에게 높임말을 쓰면서 공경하고 부부가 서로 시를 지어 주고받기도 했다고 한다. 오늘날까지 이어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서로 주고받는 시라니~ 정말 로맨티스트 대학자다.



마무리하며...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 ‘정말 책을 다 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질까?’라는 의문을 가지고서 읽기 시작했던 책이다.


제목이 ‘한국사’이긴 하나 ‘조선시대’에 관한 이야기만 다루고 있다. 조선 전기, 중기, 후기 크게 세 파트로 나눠져 있으며 초반보다는 뒤로 갈수록 이야기에 빠져 재미 남을 느낄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읽은 율이는 읽을만했다는 평을 내렸고 랑이는 아직 읽지 않았다. 이야기 중간중간 설명하듯 적혀있던 복잡한 신분이나 명칭이 율이에게 조금 어렵게 다가가지 않았나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혹 아이가 읽는다면 각 이야기가 시작하기 전 글로 설명된 부분은 건너뛰고 만화로 그려진 부분만 봐도 좋을 거 같다.


‘제사상은 원래 남자가 차리는 거라고?’, ‘대학자는 로맨티시스트’, ‘조선 사람들의 최저임금은?’, ‘조선 시대에도 가짜 뉴스가?’, ‘안사람 의병대’ 등 평소 알지 못했던 역사 속 비하인드 이야기를 접해서인지 확실히 읽고 나면 누군가에게 어서 이 사실을 말해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해진다. 그리고 이야기 사이사이에 있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나오면 또 그렇게 반가우면서도 자연스럽게 사건 배경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율이보다는 내가 더 수다스러워졌던 카툰 역사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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