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원을 만들지 - 파도를 일며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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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시집

<우리는 영원을 만들지>

부제 : 파도를 일며

지음 : 이광호

발행일 : 2019년 4월 26일

쪽 수 : 162

출판사 : 별빛들

=========================

책을 곁에 두는 일을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나날들이 있다.

집중이 힘든 환경이거나

가끔 무거운 책들이 정신적으로 버거울 때도 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문학서를

억지스레

어디쯤에는 걸쳐놓을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럴 때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시집.

과거 아는 선배는 '절에 말이 많아 힘든 것'이 시(詩)라고 했는데

난 말이 적어 시가 참 좋다.

이 시집이 끌린 이유는,

'삶에 가치를 주는 유일한 것은 사랑이라 생각합니다'라는

작가 소개글 때문이다.

그리고 받아든 시집은 이렇게

겉표지를 따로 제작해 예쁘게 포장하고

판권장도 앞부분에 배치하는 등

편집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려 노력한 점이 눈에 띄었다.

출판사 '별빛들'은 시인의 독립출판사!

도전을 좋아하는 시인...이라는 인상을 받으며

그의 시세계로 들어간다.

내 안의 두려움과 싸울 때

시를 읽었다.

함께 싸울 아군을 모으는 일이었다.

시(詩) 전문- p.24

좋아하는 시.

나 또한 시에 흠뻑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뭔가 홀린 듯 한 권의 시집을 출퇴근길,

그리고 책상 곁에 두고

읽고 읽고 또 읽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광호 시인은 아군을 모으고...

난 무엇을 했을까...

나 또한 내 마음의 아군을 모았었다, 그리 기억하고 싶다.

오랫동안 슬펐던 이유는

내 몸집만 한 시집이 팔리지 않아서

내 시가 세상에 닿지 않아서

무엇도 되지 못해서

그것이 아니라

그간 아팠던 이유는

트럭만 한 빚이 무거워서

욕심을 주무르던 손 마디가 아려서

마음만 급해 숨이 가빠서

그것이 아니라

오늘 밤, 즐거운 이유는

사랑하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들에게 마음을 나눠 줄 수 있어서

보고 싶었다, 말할 수 있어서

그럴 수 있어서

<슬픔의 이유> 전문 -p.41

시를 읽어나가며 슬펐다가 우울했다가 바닥을 쳤다가

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곤 했다.

집중해서 쭈욱 읽어나가진 못했지만

시의 특성상 그때 그때마다 그 하나의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다 보니 이 시인의 슬픔이 흠씬 전해져

전철에서 살짝 눈물이 고이고

잠시 쉬는 시간에 냉소를 머금기도 했다.

이런 순수한 감정에 휩싸일 수 있도록

시인은 하나하나 마음을 담아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었나 보다.

젊은 날의 고달픔,

하고싶은 일과 돈 되는 일 사이의 갈등,

사랑과 또 다른 내 사랑 사이의 거리,

등 등 등

시인은 <오랜 숙제>라는 시에서

'시를 쓰다가

고치고 덧대고 하다가

다 지운다.

누워있던 시간은 이미 앞으로 고꾸라져 있다.

오늘도 나는 쉽게 쓰고 오래 지운다'

라고 적었다.

나 또한 '오랜 숙제'에 갇혀 있는 날들,

아직도 헤매이고 있다.

그래도 감사하다.

오랜만에 깊이 있게

말과 말 사이를 향유했다.

<우리는 영원을 만들지>덕분이다.

그간 꽂아만 놓았던 나의 옛 시집들을 꺼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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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동네 보림 창작 그림책
이미나 지음 / 보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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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 창작그림책

<나의 동네>

지음 : 이미나

발행일 : 2019년 4월 22일

판 형 : 277 * 263 * 9 mm

쪽 수 : 44

출판사 : 보림

 

+ 출판사 제공 소개글

나의 어린 시절에 보내는 그림책 편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다가 불현듯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대목을 알고 있을 거예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도 어느 여름날 훅 끼쳐오는 더운 바람에서 어릴 적 살던 동네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 동네에서 함께 살았던 어린 시절의 단짝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기로 합니다.

우체부가 편지를 가방에 넣어 자전거를 타고 오래된 동네의 주소로 찾아갑니다.

 

우체부아저씨는 주인공이 보낸 편지를 전하기 위해 오늘도 달려간다.

개울가를 건너

꽃밭을 지나

강아지와 고양이가 이웃한

후미진 골목도 빠져나와

편지를 받을 누군가를 향해 달려간다.

그런데 그 곳엔

빈 집 한 채만이 덩그러니 우체부아저씨를 기다린다.

집 앞에 있던 커다란 무화과나무에 열매는 가득한데

집 안에 인기척이 없다.

지금도 그 집 앞에 가서

'OO야~ 노올자~'하는 부름에

작은 네가 뛰어나올 것 같은데,,,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어쩌면 새로운 누군가가 이사를 왔을 지도,

넌 네가 좋아하던 구름처럼 여행을 갔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한 컷>

 

어느 여름날, 훅 불어오는 바람에서

어릴 적 살던 동네의 냄새가 났습니다.

우리 동네, 단짝 친구, 여름날들…….

나는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우체부가 편지를 전해 줄 거예요.

--책 서두

 

 

어릴 적 아버지 직업 덕분에 수 많은 동네의 내음을 기억하는 나는

성인이 된 후 어머니를 모시고

옛동네를 찾아간 적이 있다.

나는 알지 못하는 엄마아빠의 신혼집,

내가 아기였을 때 살던 집,

그리고 초등학교를 다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 동네, 그 맨션(?).

이사를 많이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던 그 동네, 그 집은 그대로였다.

엄마와 난 변하지 않은 그 모습에 탄성을 자아내고

잠시 침묵했다.

작가처럼 나도 바람결에 혹은 눈부신 햇살에

어린 시절 그 곳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그 때의 그 기억들...

책 장을 조심스레 넘기며

어린 나와 만났던 동네와 친구들이 너무도 보고 싶었다.

지은이, 이미나 작가는,

1991년에 태어나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어머니가 살던 동네에서 그림을 그리며 지낸다고 하니

옛동네, 옛친구, 옛추억 등

바쁜 일상에서 놓치고 지나갈 법한 섬세한 감성을

잘 잡아내는 소유자라는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 댁이 있던 동네는 온통 회색빛인 담벼락과 낡은 집이 많았습니다.

화단에는 정성스럽게 가꾼 백일홍이 있고, 불래라는 이름의 개도 살았습니다.

이제 그 동네는 사라졌고 같은 자리에 높은 건물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다시 그 오래된 동네를 보고 싶은 마음에 편지를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

책 말미에 담긴 지은이의 말을 보며

작년에 읽은 김한울 작가의 그림책 <안녕, 우리들의 집> 도 떠올랐다.

이렇게,

사라지는 옛 감성을 잘 움켜쥐는

예술가들을 볼 때마다 난 왠지 숙연해진다.

특히 이미나 작가의 작품은

짧은 글밥에 응축된 감성을

강렬한 붓터치로 그림에 쏟아낸다는 인상을 받았다.

누군가는 다시마 세이조가 떠올랐다는

<나의 동네> 의 에너지 넘치는 그림 하나하나를 유심히 감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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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알피
티라 헤더 지음, 지혜연 옮김 / 보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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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걸작 그림책 지크

<내 친구 알피>

(원제; Alfie)

지음 : 티라 헤더

옮김 : 지혜연

발행일 : 2019년 3월 25일

판 형 : 229*294mm

쪽 수 : 48

출판사 : 보림

 

 

● 2017 보스턴 글로브 선정 최고의 어린이·청소년 도서

● 2017 월 스트리트 저널 선정 최고의 어린이 도서 신간

● 2018 E. B. 화이트 소리 내어 읽는 책 명예 상

● 2018 미국 도서관협회 선정 주목할 만한 어린이 책

- 출판사 책소개

니아는 거북이 알피를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알피는 다른 애완동물처럼 폭신하지도, 장난꾸러기이지도 않다.

그저 조용하기만 해서 가끔은 알피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이다.

그러던 니아의 일곱 번째 생일날 아침, 알피가 사라진다.

알피는 어디로 간 걸까? 왜 사라진 걸까?

 

난(니아) 6살 생일날 거북이 알피를 만났어.

동갑내기인 알피에게

같이 지낼 장난감 친구들도 소개하고

춤도 춰주고

매일매일 있었던 일을 모조리 이야기했지.

그런데 알피는 내 얘기가 별로 재미없나봐.

아무 반응이 없어...

그렇게 시간이 지나

알피를 잊어갈 때 즈음,

7살 생일날 아침, 알피가 사라졌어!

이제부터 알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난(알피) 처음 보는 순간, 니아가 얼마나 특별한 아이인지 알 수 있었어.

니아는 친구도 많고

나에게 춤도 가르쳐 주고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선물도 줬어.

니아 덕분에 웃고 웃고 또 웃던 나는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방법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

그래서 니아의 일곱살 생일에 선물을 하기로 했어.

난 어항을 나와서 니아의 선물을 찾아나서기로 했어.

소파 뒤를 지나

거실을 가로질러

집밖으로 나와

철계단을 내려와서

마당에 이르렀지.

생전 처음 가는 길, 어두웠고 냄새도 났고 위험했지만

나는 걷고 걷고 또 걸었어.

니아를 기쁘게 할 선물을 찾기 위해서.

난 니아의 선물을 찾을 수 있을까?

-------------------------------

<내 친구 알피>를 읽다보면 <엄마 찾아 삼만리>가 생각난다.

알피가 선물을 찾아 나서는 순간부터

그의 여정이 모험, 고행으로 나아갈 것이 너무도 뻔해서 일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면서

그렇게 과감한, 어항에서의 탈출을 감행한 알피.

넌 몸집에 비해 용기는 어마어마하게 크구나.

일년 동안 자신에게 행복을 안겨준

니아를 기쁘게 해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작은 어항에서 시작한 알피의 모험은 어떻게 되었을까?

선물은... 과연 찾았을까?

난 무엇보다

니아와 알피의 시선이 교차되는 지점이 좋았다.

특히 거북이 알피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부분이

전체적으로 마음에 와닿았다.

우리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며 말도 못하는 동물이니

그들의 감정이 어떨지 궁금하고

아프기라도 하면 그 마음이나 생각이 더욱 알고 싶어진다.

그런데 평상시에도 그런 마음은 한결 같은가...

우리는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한다.

이 책에 그려진 거북이 알피의 마음은

온전히 니아에게만 향하고 있었고

행동 하나 하나도 모두 니아를 위함이었다.

사람과 동물의 교류, 교감.

우리는 얼마나 그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가.

배려-라는 말이 사람 간에도 사라지는 시대에

우리는 동물를 인간 하위의 개념으로 생각하며

터부시 하다 못해 업신여기는 것은 아닌지...

그들은 언제나 모든 사랑을 우리에게 퍼붓고 있는데 말이다.

또 이 책은

인간과 거북이라는 생명체 간 세월의 차이를 생각하게 한다.

이 글의 모티브는 책 말미에 담긴 <작가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작가 티라 헤더는 실제로 본인의 6살 생일에 알피를 선물 받는다.

처음에는 너무도 사랑스러워했지만

20년 가까이 관심을 두지 않다가 어른이 되어서

다시 알피를 관찰(?)하게 되면서 이 책을 쓰게 된다.

수명이 긴 동물로 유명한 거북이.

거북이니 망정이지 근 20년의 세월을 신경 쓰지 않아도

내 곁에 있어주는 동물... 흔하지 않다.

우리 곂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하자.

생명의 소중함,

동물과의 교류를 이야기 할 때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읽어주고픈 책이다.

참,

중간, 그리고 판권장에

검정색으로만 그려진 알피와 니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그림의 의미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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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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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의 영어덜트 소설

<버드 스트라이크>

"어서 더 멀리 날아가. 네가 원하는 만큼, 어디까지든.

지금, 내가 가."

 

==========================

책상은 항상 읽을 책으로 가득하지만

문학을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에 참여한

출판사 창비의 <눈가리고 책읽는당>.

제목도, 작가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제본의 책을 즐겁게 읽고 감상을 음미하는, 출간 전 이벤트.

 

감사하게도 이벤트에 당첨되어 가제본을 받았다.

제목과 작가를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읽다보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글자 하나 하나에 신경쓰며 읽었다.

대단한 독서력이 아님에도 이렇게 집중해서 읽으면

어느 누구의 글인지 맞출 수 있을 거란

헛된 믿음이 설렘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단서는 단 셋.

#새인간

#작은날개

#영어덜트소설

그리고 공개된 사실은,

<위저드 베이커리>로 유명한 구병모 작가의 책이었다는 것.

 

 

제목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의 사전적 의미는

항공기의 이착륙 및 순항중 조류가 항공기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치는 현상으로, 우리말로는 '조류 충돌'이라 한다.  (출처-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생명체인 '새'와 인간이 만든 기계 '항공기/비행기'가 충돌하는 현상인 버드 스트라이크.

이 소설에서도 신비한 존재인 익인(翼人)과

신물문의 노예인 권력자, 도시인이 충돌한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그리고 그 중심에는

등에 날개가 돋는 새인간이지만

또래에 비해 작은 날개를 가진 소년 '비오'와

이복 오빠가 도시 최고권력자라 권력 안에 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대우받지 못하는 소녀 '루'가 있다.

 

이야기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종족인 익인들이

도시 청사를 온몸으로 들이받으며 항쟁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날개가 작아 힘을 쓰질 못한 탓인지

비오는 그 사건에서 유일하게 잡힌 인질이었고

루는 익인을 보기 위해 왔다가

탈출을 꿈꾼 비오가 붙잡은 인질이었다.

인질과 인질로 만난 소년과 소녀.

 

 

이 소설은

'한국 영어덜트 소설의 눈부신 진화'라는

홍보문구를 달고 나왔다.

영어덜트 소설, 곧 청소년 소설을 말한다.

그래서 열여덟의 순수한 익인 소년, 비오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걸까.

삶의 중요한 진리를,

당연히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원칙을

곳곳에 담았다.

 

 

아래 글귀를 통해 그 내밀한 의미를 되새긴다.

((쪽수는 가제본(총300쪽구성)을 기준으로 하며, 정식출간본과 상이함을 알린다.))

 

 

다른 도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신기하게 여겨질 테지.

좋은 말로 신기하게, 평범한 말로는 낯설고 어색하게,

나쁜 말로는 옳지 않은 것이나 틀린 것으로 여길 테지.

pp.146-147

 

 

사람은 왜

자기와 다른 것이나 알지 못하는 것이나

알지 못하기에 비로소 아름다운 것의 비밀을 캐내려는 본능을 타고난 것인지.

p.166

 

 

언젠가 지장이 그런 말을 했던 게 기억났다.

자신의 삶과 이미 얽혀 버린 또 다른 삶은 더 이상 타인의 것이 아니라고.

그저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 마땅히 애정을 가지고 감사하며,

다소 성가신 의무로 여겨지더라도 도리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결과가 잘못되거나 자신의 의도와 달라지더라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p.218

 

 

그 모든 날들이 지난 뒤 나중에는 진정으로 함께 있기 위해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싶다고.

그리하여 언젠가는 우리의 만남이 초원조의 축복을 받아 마땅한 인연이었음을 확신하고 싶다고 말이야.

나는 아마 화는 났지만 의외로 선뜻 수긍했던 것 같아.

그도 그럴 게,

한군데 정박하지 않고 앉은 자리를 끊임없이 박차고 떠나는 거야말로

날개를 가진 자의 운명 아닐까.

날 수 있는 사람을 땅에 붙들어 놓는 게 옳은 일일까.

p.294

 

 

책이 훼손될까 두려워 연구서가 아닌 이상

너무도 깨끗하게 보는 내가 처음으로 과감히 줄 친 책.

연필로 줄을 치며 마음속에 새긴 글귀들.

청소년이건 어른이건 나이에 상관없이

내가 어떤 시기에 이 소설을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 깊이와 의미는 다르게 해석될 것이다.

 

지금의 나는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해석했다.

우리는 모두 날개를 가졌다.

꼭 새인간처럼 등에서 날개가 돋아나는 것이 아닌

마음속에 있는 날개.

펼칠 때가 되면 펼쳐질 그 것.

비오처럼 또래에 비해 작다고 나쁜 것도 부족한 것도 아니다.

그저 각자 그 날개의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혼자서만 살 수 없는 사회적 인간!

하지만 독재가 아닌 '공생'을 꿈꿔야 한다.

그러나 사회 전체와의 화합 같은 큰 꿈이 아니라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과의 소박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공생.

그래서 작가는

온전히 함께 하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내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함을 말한다.

우리가 당연히 알아야 하는 진리,

하지만 어른들도 내 자신을 모르고

돌아볼 시간을 가지지 않는 현실.

이 원칙(?)을 일깨우는, 눈부신 영어덜트소설을 만났다.

당연히 다른 깨우침도 상당히 많은 책.

 

구병모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그녀의 전작을 두루 읽기를 올해 계획에 살포시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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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무브 플랩북 : 움직이는 우주 아티비티 (Art + Activity)
안소피 보만 지음, 올리비에 라틱 그림, 박대진 옮김 / 보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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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비티(ARTIVITY)

무브무브 플랩북

<움직이는 우주>

글 : 안소피 보만

그림 : 올리비에 라틱

옮김 : 박대진

발행일 : 2019년 4월 10일

판 형 : 250*335mm

쪽 수 : 20쪽

출판사 : 보림

 

IMG_2880.JPG

 

지난 1월에 이어

보림출판사 'ARTIVITY (ART+Activity)= 아티비티' 시리즈에서 무브무브플랩북이 나왔다.

이번 '무브무브플랩북' 제 4탄, <움직이는 우주>는

 달 착륙 50주년 기념으로 출간되었다!

 

무브무브플랩북 시리즈 덕분에 이제 '플랩북'이라는 말이 익숙하지만

처음에는 '팝업북'이나 우리말인 '입체북'이라는 표현이 더 와닿았다.

자연스럽게 단어의 뜻을 찾아보며

플랩북(Flap book)이 '책장에 접힌 부분을 펼쳐서 볼 수 있도록 한 책'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무브무브플랩북 시리즈는

단순히 책장에 접힌 덮개나 날개를 여는 것에 그치지 않고

2탄 3탄 4탄을 거듭할수록

플랩장치의 놀라운 발전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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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무브플랩북 시리즈는 책장을 넘기고 처음 인사하는 '면지'부터 걸작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우주 공간을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궁금해하고 관찰하고 재현하는지를

면지 그림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면지를 너무 사랑해서

시리즈의 면지를 한데 모아 엮고 싶을 정도다.

 

 

IMG_2885.JPG

 

본문을 보면,

- 별이 총총한 하늘

- 우주여행 __ 미국 우주복

- 과거와 현재의 로켓

- 로켓 발사

- 국제우주정거장

- 우주에서 본 지구

- 태양계

- 달과 화성에 착륙하다

- 우리은하

 

라는 제목 아래 별과 우주, 우주선과 로켓 등

다양한 우주에 관한 정보를 상세하게 담아냈다.

 

면지에도 적은 것처럼

글작가 안소피 보만은

이 책을 쓰기 위해 프랑스 국립우주센터 엔지니어,

유럽우주국 우주비행사, 천문학자 등

현장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게 검수를 받았다.

그 절대적인 지식이 이 한 권의 그림책에 집약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하늘과 우주를 궁금해하는 모든 이들이 봐야 할 정보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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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좋아하는 컷1.

이 장면을 같이 읽으며

로켓이 발사하며 궁댕이에서 빵구가 퓽~하고 나온다고 했더니

아이는 꺄르르 숨이 넘어갔더랬다.

엄마의 과한 설명이 아이의 심호흡을 불렀다.

그래도 그가 좋아했음 되었다.

이 로켓발사는 팝업으로 이루어졌지만

그 내부는 플랩장치로 볼 수 있다.

 

 

IMG_2888.JPG

 

아이가 좋아하는 컷2.

플랩북 좀 봤다는 아들이 못 찾아낸 장치.

내가 찾아내고 감탄을 금치 못한~이 플랩.

화살표 방향으로 쭈욱 당기면

'최초의 로켓 승객'에 관한 설명과 함께

그 승객들의 그림도 바뀌며 나온다는 사실! 두둥!!!

어머나어머나세상에.

1991년에 미국사람들은 어떤 생명체를 실었을까?!!

바로바로~

다음 시간에 ^^!

플랩북 리뷰를 할 때마다 강조하지만

플랩북의 매력은 내 눈으로 찾아내고 내 손으로 직접 열어보는 그 맛! 아닐까?

직접 확인해 보시길~!

전작<움직이는 엔진><움직이는 도시><움직이는 건설현장>에는 플랩장치가 60여개 였는데

이번 <움직이는 우주>의 경우 40개 정도이다.

그 수는 줄었지만 퀄리티가 상당히 높고

내용에 적절한 장치를 연구한 빛이 역력하다.

뭐 이런 플랩장치랄까.

 

내가 좋아하는 한 컷.

가운데를 잡고 쭈욱 올리다 보면

나란 존재, 은하계의 한 점에 불과하구나-를

새삼 깨닫는다.

재미있다. 쭈욱 올렸다 내렸다 하며 무념무상을 맛본다.

IMG_2883.JPG

 

내가 먼저 읽지 않고

아이와 함께 책장을 펼쳐 보며

팝업북 치고 글밥도 있는 편이고

아직 아이가 우주-라는 공간을 잘 모르니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였다.

아-------주 발랄하게 책을 즐겼다.

 

아이가 푸른 하늘과 그 위에 뜬 별,

저 넘어의 우주, 그리고 은하를 깨우칠 때쯤까지

꾸준히 궁금해하며 곁에 둘 책이다.

우주의 모든 것을 망라한

은하계급 우주과학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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