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동네 보림 창작 그림책
이미나 지음 / 보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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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 창작그림책

<나의 동네>

지음 : 이미나

발행일 : 2019년 4월 22일

판 형 : 277 * 263 * 9 mm

쪽 수 : 44

출판사 : 보림

 

+ 출판사 제공 소개글

나의 어린 시절에 보내는 그림책 편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다가 불현듯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대목을 알고 있을 거예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도 어느 여름날 훅 끼쳐오는 더운 바람에서 어릴 적 살던 동네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 동네에서 함께 살았던 어린 시절의 단짝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기로 합니다.

우체부가 편지를 가방에 넣어 자전거를 타고 오래된 동네의 주소로 찾아갑니다.

 

우체부아저씨는 주인공이 보낸 편지를 전하기 위해 오늘도 달려간다.

개울가를 건너

꽃밭을 지나

강아지와 고양이가 이웃한

후미진 골목도 빠져나와

편지를 받을 누군가를 향해 달려간다.

그런데 그 곳엔

빈 집 한 채만이 덩그러니 우체부아저씨를 기다린다.

집 앞에 있던 커다란 무화과나무에 열매는 가득한데

집 안에 인기척이 없다.

지금도 그 집 앞에 가서

'OO야~ 노올자~'하는 부름에

작은 네가 뛰어나올 것 같은데,,,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어쩌면 새로운 누군가가 이사를 왔을 지도,

넌 네가 좋아하던 구름처럼 여행을 갔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한 컷>

 

어느 여름날, 훅 불어오는 바람에서

어릴 적 살던 동네의 냄새가 났습니다.

우리 동네, 단짝 친구, 여름날들…….

나는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우체부가 편지를 전해 줄 거예요.

--책 서두

 

 

어릴 적 아버지 직업 덕분에 수 많은 동네의 내음을 기억하는 나는

성인이 된 후 어머니를 모시고

옛동네를 찾아간 적이 있다.

나는 알지 못하는 엄마아빠의 신혼집,

내가 아기였을 때 살던 집,

그리고 초등학교를 다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 동네, 그 맨션(?).

이사를 많이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던 그 동네, 그 집은 그대로였다.

엄마와 난 변하지 않은 그 모습에 탄성을 자아내고

잠시 침묵했다.

작가처럼 나도 바람결에 혹은 눈부신 햇살에

어린 시절 그 곳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그 때의 그 기억들...

책 장을 조심스레 넘기며

어린 나와 만났던 동네와 친구들이 너무도 보고 싶었다.

지은이, 이미나 작가는,

1991년에 태어나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어머니가 살던 동네에서 그림을 그리며 지낸다고 하니

옛동네, 옛친구, 옛추억 등

바쁜 일상에서 놓치고 지나갈 법한 섬세한 감성을

잘 잡아내는 소유자라는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 댁이 있던 동네는 온통 회색빛인 담벼락과 낡은 집이 많았습니다.

화단에는 정성스럽게 가꾼 백일홍이 있고, 불래라는 이름의 개도 살았습니다.

이제 그 동네는 사라졌고 같은 자리에 높은 건물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다시 그 오래된 동네를 보고 싶은 마음에 편지를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

책 말미에 담긴 지은이의 말을 보며

작년에 읽은 김한울 작가의 그림책 <안녕, 우리들의 집> 도 떠올랐다.

이렇게,

사라지는 옛 감성을 잘 움켜쥐는

예술가들을 볼 때마다 난 왠지 숙연해진다.

특히 이미나 작가의 작품은

짧은 글밥에 응축된 감성을

강렬한 붓터치로 그림에 쏟아낸다는 인상을 받았다.

누군가는 다시마 세이조가 떠올랐다는

<나의 동네> 의 에너지 넘치는 그림 하나하나를 유심히 감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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