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4주

 언제나 외로움과 정체성의 고문에서 방황했던 우리의 슈퍼히어로들. 가족과 애인, 친구들에게 "사람들이 찾는 영웅이 바로 나였어" 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이중생활을 해야했던 그들. 남다른 정의감고 초능력이 있다 한들, 그들의 고독감은 참으로 깊어보인다. 그런데 만약 가족 모두가 슈퍼히어로 라면 어떨까? 같은 업종(?)에서 일하기 때문에 능률도 오르고, 가족이기 때문에 손발이 척척 맞지 않을까. 얘기할 시간도 많아 지루하지도 않을 것이고 사랑은 더 깊어질 것이다. 때론 다투고 싸워도 금세 풀어지는게 바로 가족의 힘이니까. 이래저래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아보이는 가족 히어로들을 소개한다.   

 

 

 

 

 

 

 

[영웅의 탄생-킥 애스] 

포스터만 보면 검은 복면의 아빠와 초록,빨강,보라 옷을 입은 세 자녀가 주인공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보라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만 '빅 대디'의 딸이고, 빨강 옷은 악당의 아들, 그리고 초록 옷을 입은 소년은 만화책과 영웅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서로 안면식도 없지만 영웅과 악당, 그리고 얼떨결에 영웅의 길에 들어선 한 남자아이의 이야기가 신나고 재미있게 펼쳐진다. 정말 만화책 같은 영화다. 처음엔 아이들 영화인줄 알았는데18세 관람가란다. 빅 대디를 제외하면 아이들이 주인공인데 18세 라니! 그런데 영화를 보니 이해가 된다. 사람이 죽는 잔인한 장면들이 여과없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웅의 이름이라기엔 조금 거시기한 '킥 애스'. 데이브는 학교에서도 눈에 띄지않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히어로 만화책을 좋아해 직접 되보기로 한다. 우스꽝스러운 코스튬 옷을 구입해서 건물위에 올라가 연습도 해보고 불량배들에게 덤비다가 되려 피를 보게 되지만 우연히 한 남자를 구하게 되는 동영상이 찍히면서 일약 스타가 된다. 물론 '킥 애스'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영웅이 된 기분에 흠뻑 취하며 행복해하는데 데이브 앞에 진짜 영웅들이 나타난다. 만화속 주인공들이 으레 그렇듯 악당에 의해 상처를 받아 복수를 다짐하는 '빅 대디'와 '힛걸'이 그들이다. 그들에 비하면 킥애스는 거의 단역 수준의 영웅이다.  

자신의 딸에게 총과 칼을 쥐어줘야만 했던 빅대디의 슬픔과 그런 아빠를 사랑하는 힛걸. 킥애스가 주인공 이지만 같은 비중만큼 빅대디의 힛걸의 이야기에 더 애정이 간다. 킥 애스의 이야기가 '코믹영웅성장기' 라고 정의한다면 빅대디와 힛걸은 '정통적인 영웅의 표본' 같다. 덕분에 이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크레더블]

터질듯한 빵빵한 근육을 가진 아빠 인크레더블 강하고 부드러운 엄마 엘라스티 걸은 지구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들 이었다. 그런 둘이 결혼을 했으니 자식들의 능력은 이미 타고났을 것이다. 그야말로 굉장한 슈퍼히어로 가족이 된 것이다. 이제 악당은 지구에 발 붙일수 없게 될테고 말이다. 하지만 소송의 여파로 그들은 능력을 숨기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 물론 쉽지는 않다. 아무리 능력을 숨긴다해도 뜻하지 않게 튀어나오니까. 더구나 그들이 할수 있는 일을 별로 많지 않았고 결국 인크레더블은 능력없는 중년 남자로 가족들을 먹여살리는 가장이 되어있었다. 예쁘지만 사고뭉치 아이들과 투닥투닥 하면서 그는 옛 시절만 그리워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이 가족에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생겼고,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생겼다. 인크레더블이 악당의 꼬임에 넘어갔던 것이다. 남편을 구하기위해 찾으러나선 엘라스티 걸과 아이들은 능력을 발휘해 그를 찾게 된다. 엘리스티걸은 고무처럼 몸이 자유자재로 늘어나고, 딸 바이올렛은 자기장으로 보호막을 만들거나 투명인간이 될수 있고, 아들 대쉬는 바람보다 빠르게 달릴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막내 잭잭은 몸이 불덩어리가 되는 능력을 가졌다. 이렇게 어려운 모험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가족은 전보다 더 행복한 일상을 누릴 것이 분명하다.  

 

 

 

 

 

 

 

 

 [스파이키드]

최근 4편이 3D로 제작된다고 하는 소식이 들려온다. 확실히 3D가 대세이긴 한가보다. 2001년에 개봉했으니 10년전인데 꾸준이 나오는 것 같다. 명절날 자주 나오는 어린이 영화 중 하나였는데 요즘 나오는 어린이 가족 영화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한때(?) 섹시한 배우 순위에 단골로 들어갔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아버지로 등장하고, 조지클루니의 깜짝 출연도 볼수 있는 영화다. '위기의 주부들'의 테리 해쳐도 등장한다.

적국의 스파이 잉그릿과 사랑에 빠지게 된 OSS 최고의 특급 비밀요원 그레고리 코테즈. 최고의 요원이 같은 임무를 띤 적국의 스파이와 사랑에 빠지는건 꽤 로맨틱해 보이지만, 스파이 활동은 그만둬야 했다. 그래도 행복한 결혼 생활과 예쁜 아이들이 있으니 후회는 없다. 그런데 옛 동료의 부탁으로 사건을 맡게 되면서 그레고리와 잉그릿은 함정에 빠지게 되고 적들에게 잡히게 된다. 부모가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것도, 지금 무슨 일 때문에 사라졌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순식간에 고아가 될 판인데 똑똑한 아이들은 사건의 전말을 알고나자 부모님을 구출하기위해 용감히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이 어린 꼬마아이들이 사악함으로 똘똘뭉친 어른들을 상대로 멋지고 통쾌하게 한방 먹이게 된다. 최고의 요원이었던 부모의 피를 그래도 물려받은 모양이다. 그렇게 스파이크드가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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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1주

코엔 형제의 영화는 재미있다. 그들이 비틀어대는 장면들을 보다 배꼽이 빠지도록 웃고 즐긴다.  

코엔 형제의 영화는 결말이 허무할때가 많다. 그래서 보고나서 "이게 끝이야?" 라고 말할수도 있다. 정확한 답을 보고싶어하는 관객들은 실망감을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들의 영화가 좋다. 장면들을 떠올리기만해도 빵빵 웃음이 터져나오니까. 또 진지할땐 한없이 진지하니까. 극적인 장면이 없이도, 때론 황당하고 어이없는 사건들이 전개되다가 그렇게 끝나버릴때도 좋다. 비슷비슷한 장르의 영화를 보면서 물릴 때, 코엔 형제의 영화를 본다. 그리고 언제나 만족한다.

 

 

 

 

 

 

 

 

물리학 교수 래리의 삶은 (여느 사람들처럼) 그리 행복하진 않다. 그래도 좀 있으면 대학 종신재직권 심사가 있어 좋은 소식을 기대할수 있겠고, 아들의 성인식을 앞두고는 대견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다. 자신은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는데 이혼을 당할 처지가 된 것. 더 기가 막힌건 상대 남자가 래리의 친구 싸이로, 황당한 상황에 처한 래리를 다독여주고 이성적이고 어른스럽게 풀어가자고 조언한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래리인데 아내와 싸이가 더 당당하게 행동한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집은 우리가 쓸테니 당신은 모텔에 가는게 낫겠어요" 

거기다 뇌물을 주는 한국학생과 그 아버지에게 명예훼손을 당할 처지에 놓이고, 누군가 대학교에 래리를 비방하는 편지를 보내고, 아들은 아버지의 안부보단 잘 나오지 않는 TV타령만 하고, 딸은 머리를 하루종일 감는다. 또 몸과 마음이 약한 남동생까지 돌봐야 하는 래리의 처지.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유명한 랍비들을 찾아가지만 듣고싶은 명확한 답은 구하지 못했다.  

이쯤되면 래리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일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다행히(?) 누군가의 죽음으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지만,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장례비용까지 떠맡게 됐으니 말이다. 그가 가르치는 수학처럼 정확한 답을 구할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 언제나 시리어스맨이 되고 싶었지만 인생은 그를 힘들게만 한다. 그래도 아들의 성인식도 무사히 마치고 아내에게 사과도 듣고 대학 종신재직권 심사에서 좋은 소식도 기대하게 됐으니, 전보다는 약간 나은 상황으로 끝나려는 찰나!!! 짖궃은 코엔형제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짓진 않는다. 물론 정확한 결말은 나오지 않고 관객의 상상에 맡기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행복한 미래가 있을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술 때문에 CIA에서 좌천당한 오스본은 회고록을 쓰리라 다짐하고 컴퓨터에 문서를 작성한다. 그런데 이 문서가 한장의 CD안에 담겼고, 어찌어찌 하다 헬스클럽 직원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그 직원은 성형수술을 해서 남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린다였다. 같은 직원인 채드가 CD안의 내용을 확인했고 둘은 이 문서가 '국가 기밀 문서'라고 생각해버린다. 린다는 성형수술을 할 돈이 필요했고 채드도 그녀를 도와주고 많은 돈을 받을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위험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똑똑하지 못한 그들이 결코 해낼수 없을 협박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문서는 기밀 문서가 아니었다. 그런 자료를 다룰만큼 오스본이 유능한 요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린다와 채드는 알리가 없었고 큰 돈을 벌 생각에만 부풀어 있었는데 어랏? 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그들의 예상대로라면 오스본이 CD를 돌려받기위해 거액을 제시해야 하는데 오히려 화만냈으니 말이다. 그래서 린다와 채드가 향한곳은 러시아 대사관. 그들 나름대로는 가장 위험한 도박을 한 셈이다. 아마 다른 첩보 영화였다면 두근거리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하지만 이 영화는 코엔 형제 작품이다!!!!

국가 기밀과는 전혀 상관없는 CD한장 때문에 그들은 서로를 협박하고 다치게 하고 심지어 죽이기도 한다. 다들 어딘가 멍청해 보이지만 인간적으로 끌리는 주인공들. 그들이 벌이는 한바탕 난장판이 끝나고 나면 남는건 과연 무엇일까? 그들을 감시하는 CIA 윗분들도 이 상황을 보면서 어리둥절해 한다. 쟤들은 대체 왜 싸우는거야?? 하지만 당사자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코미디지만 그들에겐 세상 그 어떤 일 보다도 가슴떨리고 무서우리라. 

 

 

 

 

 

 

 

원작을 보고나서도, 영화를 보고나서도 조금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원작을 보고나서는 '영화를 보면 이해하려나?' 싶었지만, 영화도 원작을 그대로 표현했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었다. 그저 보고나서 마음 한켠이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코엔 형제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그들의 작품 색깔이 느껴져서 점점 좋아하게 된 영화이다.  

트레일러에서 사는 사냥꾼 모스는 우연히 총격전이 벌어진 장소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시체들 사이에서 돈가방을 줍게 된다. 가방 안엔 무려 이백만 달러가 들어있었고, 이 돈은 그를 이곳에서 벗어나게 해줄 유일한 기회가 됐다. 하지만 이 돈을 선택하기로 한 순간부터 그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누군가 이 돈을 찾기위해 올거라는건 당연했고, 그는 기꺼이 위험을 껴안기로 한다. 만약 그가 가방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여자 곁에서 살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방을 선택하고 당분간 몸을 피하고 있으면 이 돈의 주인이 될수있다는 달콤한 기대가 더 컸다. 그래서 그는 돈을 챙겨 트레일러와 마을과 사랑하는 여자의 곁을 떠났다.  

하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모스를 쫒는 또 다른 인간 사냥꾼 안톤 시거는 괴물 그 자체였으니까. 그에겐 누군가를 살해하는 일이 하나의 게임처럼 보였다. 동전을 던져 앞뒤면에 따라 다른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수있는 권한을 가진것처럼 보인다. 그에게 살려달라고 빌어봐야 소용없다. 삶과 죽음은 안톤이 결정할 뿐이니까.  

그리고 여기에 또 한명의 사람이 끼어들게 된다. 늙은 보안관 벨은 둘의 흔적을 쫒아가지만 그에겐 최첨단 분석도, 빠른 상황파악도, 큰 열정도 없어보인다. 그들을 쫒고 안톤이 흘리고 간 살인 흔적을 발견하지만 그 뿐이다. 나이든 그에게 안톤이라는 존재와 살인이 난무하는 이 세상은 버겁기만 하다. 세상은 점점 더 잔혹해지고, 살인자들을 계속 잡아도 그런 존재들은 끊임없이 나온다. 그렇게 잠깐의 행운을 잡았던 모스는 끝내 달콤함을 맛보지 못했고, 괴물같은 안톤은 여전히 살인을 할 것이고, 벨 보안관은 나이가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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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2주

 

 

 

 

 

 

 

제이크는(조나단 라이 마이어스)는 대사관 직원으로 체스에 능하고 맡은바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하는 행동을 보면 좀 수상하다. 누군가에서 전화로 명령을 받아 임무를 수행하는데, 차 번호판을 바꾸거나 도청기를 대사관 집무실에 설치하는 것들이다. 아무런 부연설명도 없이 그런 일을 해서 대체 정체가 뭐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국가 비밀 단체의 요원이 되고싶어 테스트를 받는 중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고 싶어하는 제이크. 그런 그에게 정식요원으로 승격될 기회가 생겼다. 특수요원 왁스(존 트라볼타)와 파트너가 돼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첫 만남부터 엄청난 포스를 풍겼던 왁스는 제이크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총질을 하고 정신없이 끌고 다니고 창녀촌까지 들어가게 했고, 몇시간 동안 그야말로 혼이 빠져나가는 경험을 했다. 싸이코 같아보였던 왁스를 보며 자신은 이 일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왁스는 일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총을 쐈고 차를 폭발시키는 사람이다. 반면 제이크는 차라리 맞을지언정 총을 쏘지 않았으며 도망치는 와중에도 차에 있는 '지문'걱정을 하고, 이 일이 정당한 '공무집행'인지를 따졌다. 자신의 얼굴과 몸에 피를 묻히고서야 자신이 하는 일을 비로소 깨달았다. 갈길이 까마득해 보이는 제이크. 하지만 왁스는 왜 일처리가 늦냐거나 제대로 하지 못하겠냐고 따지지 않는다. 오히려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얼굴과는 다른 친절함을 가지고 있다. ^^; 그렇게 제이크는 서서히 요원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간다. 천하의 왁스와 제법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말이다.  
 

 

 

 

 

 

 

 

 

(1편 이미지가 없어서 2편으로 대체) 

90년대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바로 [투캅스]다. 시리즈가 계속 나왔는데 1편의 재미를 따라잡진 못했고, 안성기와 박중훈의 찰떡궁합 호흡은 지금 봐도 재미있다. 그 당시 경찰영화하면 진지하고 무게잡는게 대부분이었던지라, [투캅스]의 코믹한 장면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거기다 현실에 대한 풍자와 능청스러운 개그 연기가 있어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것 같다. 박중훈씨는 그 후로 코믹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해 득과 실이 있었지만, [라디오 스타]를 통해 다시 한번 둘의 호흡을 볼수 있었고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조형사(안성기)는 흔히 말하는 비리경찰이다. 업주들에게 돈을 받고 잇속을 챙기며 '민중의 지팡이'답지 않은 행동을 한다. 파트너 김형사와 짭짤한 뒷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데 그만 적발당해 김형사는 파면, 조형사는 경고 처분을 받는다. 그런 조형사에게 이제 막 경찰학교를 졸업한 신참 강형사(박중훈)이 파트너로 임명된다. 조형사는 경고 처분을 받았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여전히 돈을 뜯어내고 있는데, 정의감에 불타오르고 있는 강형사 때문에 대놓고 하기가 좀 그렇다. 그래서 강형사를 자신처럼 만들려고 살살 꾀고 협박도 해보는데, 그런 조형사를 바라보는 강형사의 눈빛은 한심 그 자체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법대로, 정의대로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 강형사를 보며 조형사의 마음도 살짝 움직인다.  

하지만 경찰 일이 원칙대로 굴러가는게 아니었다. 곧았던 강형사가 결국 조형사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걸 보면 말이다. 더이상 긴장한 채로 서 있지도, 조형사의 비리에 화를 내고 훈계를 하지도, 조형사가 시체의 피를 찍어 먹을때 비위가 상해 오바이트를 하던 신참내기의 모습은 사라졌다. 대신 유들유들하게 상황에 대처하고 돈도 찔러 받고 능글맞은 경찰로 변해버렸다. 선배의 그런 모습을 닮을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굉장히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유명인들이 실은 외계인 이었다라는 장면도 기억이 나고, 기억을 없애주는 기계는 꼭 한번 사용하고 싶다. 그동안 외계인 하면 징그럽고 무서운 느낌이 강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외계인들 대부분은 꽤나 사랑스럽다. 외계인이 출산하는걸 에드워드(윌 스미스)가 도와주게 되고 드디어 아기 외계인이 탄생하게 되는데, 갓 태어난 생명은 참 예쁘다는걸 느끼게 됐다. 출산 과정이 격렬해서 결코 도와주진 못하겠지만 말이다. ^^; 

평범한 뉴욕 경찰 에드워드는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남자 케이를 만나게 되고, 지구에 있는 외계인을 감시하고 불법이민 외계인을 색출한다는 MIB 기구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여러 테스트를 거쳐 정식 요원이 되어 케이와 파트너를 이루게 된다. 그렇게 에드워드는 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한번도 생각해보지도 존재한다고 여기지도 않던 외계인들과 24시간 만나게 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 만약 제이가 평범한 경찰생활을 계속 했다면, 지구상에 이토록 많은 외계인들이 사는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래도 제이는 신참치코는 꽤나 멋진 능력을 보여준다. 과묵한 케이와는 반대로 언제나 활기차고 궁금한게 많아 사고도 많이 치지만, MIB 요원으로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 처음엔 인간으로 변신해 살고있는 외계인들을 구분해내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이젠 사물함 속 외계인들에게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제이. 13~4년된 영화지만 봐도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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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1주

2010년 벤쿠버 동계 올림픽의 감동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요즘이다. 왜 우리는 스포츠 경기를 보며 기쁨과 눈물, 감동을 느끼게 되는걸까? 사람들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자신의 나라를 응원하며 자긍심을 갖게 된다. 선수들의 아픔에 같이 아파하고, 승리할땐 축하를 보낸다. 그렇게 대다수의 국민들이 짧은 순간에 한 마음이 되는 일이 스포츠말고 또 있을까 싶다. 이처럼 스포츠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고 실력을 나누는 것 이상의 의미를 주는 것 같다. 때로는 인종편견을 뛰어넘어 화합을 시키게도 한다. 실제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을 보며 다시금 감동을 느껴보는건 어떨까?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   

남아공의 뿌리깊은 인종차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모진 고난을 이겨내며 결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넬슨 만델라.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뿌리깊은 차별의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그만큼 사회 분위기는 냉랭할수밖에 없었다. 함께 살아가고 남아공의 같은 국민들 이건만 단절된 마음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 안타까운 상황을 개선시키기위해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주목한 것이 바로 스포츠였다.  

남아공이 럭비 월드컵을 유치했고 자동으로 본선에 진출할수 있었는데, 자국팀 '스프링복수'는 대부분이 백인 선수 구성으로 우승은 꿈도 꿀수없는 약체 팀이었다. 거기다 남아공 흑인 국민들에겐 지지도 받지 못했다. 스포츠 팀에서마저 흑과 백이 갈렸고,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럭비 월드컵 개최와 우승으로 분열된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려 했다.  

말 그대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때론 드라마보다 더 극적으로 끝난다. 기적은 존재한는 것이다.  

 

 

 

 

 


 

리멤버 타이탄  

흑인과 백인으로 나뉘어진 고등학교가 통합을 계기로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어간다. 처음엔 반대도 만만치 않았고 서로를 존중하려 하지 않았다. 1970년대의 미국 분위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짐작할수 있다. 새로운 고등학교의 풋볼팀이 창단되며, 그동안 말도 하지 않았던 흑인,백인 아이들이 팀이 되고 흑인 허만 감독이 부임해오게 된다. 오랫동안 풋볼 감독을 해오던 백인 빌 코치가 허만감독 밑으로 들어가 조감독을 하게되자 백인 사회는 들끓게 된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다른 인종 학생과 어울리는걸 좋아하지 않았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팀을 재건한다는게 참 어렵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허만 감독은 아이들을 팀 동료이자 친구의 관계로 만들고 혹독한 훈련을 통해 끈끈한 우애를 다지게 한다. 아이들은 이제 더이상 서로를 적대하지 않고, 피부색을 따지지 않고 동료로 친구로 받아들이게 된다. 여전히 마을 사람들은 쉽게 마음을 풀지 못했지만, 풋볼팀이 승리를 계속 해나가자 서서히 마음을 열고 그들을 진정으로 응원하게 된다. 사람들은 더이상 피부색만 보고 상대방을 평가하지 않게 되었다. 그 속에 담긴 열정과 뜨거움을 볼수있게 되었고 인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글로리 로드  

요즘 NBA 경기를 보면 대부분이 흑인 선수들이다. 그들의 뛰어난 운동 신경과 현란한 기술은 전세계팬들에게 큰 기쁨을 준다. 하지만 불과 몇십년 전만 하더라도 흑인 선수들은 정식 경기에 서지도, 환영받지도 못했다. 이 영화의 배경인 60년대엔 흑인 선수들을 향한 백인 사람들의 야유와 지독한 차별은 소름끼칠 정도였다. 그래서 흑인 아이들은 길거리 농구를 할수밖에 없었다. 그런 아이들을 돈 감독은 선수로 키웠다. 사람들의 반대와 사회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는 흑인 아이들의 잠재된 가능성과 능력을 봤고 그걸 실행한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을 이끌고 대학 농구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최초로 흑인들로만 구성된 대학 농구팀이 결성됐고 그들은 우승을 향해 나아갔다. 가장 어렵지만 누군가는 가야할 길을 가준 흑인선수들과 감독. 언제나 백인 선수들에게 밀려 벤치 신세로만 전락한 흑인 선수들에게 꿈을 주고 가능성을 얘기해준 감독. 때로는 의견일치가 안되기도 했지만 선수들의 장점을 인정하고 극대화해 결국 승리를 거머쥔 이야기. 그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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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3주

 

 

 

 

 

 

 

해리포터는 평범한 인간소년으로 살다가 11살이 되던 해, 자신의 정체를 알게됐다. 마법세계에서 이미 해리포터의 이름은 유명했는데, 그 이유는 최고의 마법사이자 악한 볼드모트에게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약하고 힘이 없었던 아기가 가장 강력한 어둠의 볼드모트에게 치명상을 입었으니 해리포터는 마법세계의 유일한 희망이자 영웅이 되었다. 비록 자신을 지키기위해 부모님은 목숨을 잃어버렸지만, 해리포터는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위해 볼드모트와의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아직 완벽한 마법사는 아니라 실수도 많이 하고 곤경에도 자주 빠지지만 그에겐 특별한 그 무언가가 있다. 마법세계를 구할 영웅으로서 변모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고, 10대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것도 재미있다.  

 

 

 

 

 

 

 

퍼시잭슨은 무려 포세이돈의 아들이다. 포세이돈과 인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퍼시는 제우스가 정한 규칙때문에 아버지와 떨어져 살았고 얼굴도,존재도 몰랐다. 그저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사람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제우스의 '번개'를 누군가 가져가 버렸고, 제우스는 퍼시잭슨을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포세이돈을 찾아가 기한 내에 가져오지 않으면 전쟁이 시작된다고 엄포를 했고, 이 일을 계기로 퍼시잭슨은 자신의 정체를 알게된다.  

신과 인간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는 퍼시잭슨만이 아니었다. 같은 처지의 아이들은 숲에 모여 기술을 익히고 훈련을 했는데, 그들은 모두 자신의 부모인 '신'을 한번도 만나본적이 없었다. 가끔 누군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걸 들을때가 있는데, 그걸 통해서 부모님이 자신에게 말을 하는구나 라고 짐작할 뿐이다. 물을 다스리는 포세이돈 아들답게 물을 자유자재로 사용할줄 알게된 퍼시잭슨. 다른 신의 아이들의 재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솔직히 외모가 호감은 아니다. 몸 색깔은 칙칙한 빨간색에 겁먹을만큼 큰 덩치. 머리엔 잘린 뿔이 있고 얼굴은 험상궃다. 그럴수밖에 없는 건 헬보이는 이름처럼 지옥에서 온 악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룸교수에 의해 양육되면서 헬보이는 자신의 본능과는 반대로 나쁜 놈을 물리치는 영웅의 모습으로 조금씩 바뀌어진다. 악마의 형상을 한 영웅이라! 지옥의 악마라는 원래의 본성을 억누른채 동료들과 악에 맞서는 전사로 살아가는 헬보이의 모습이 사실 어울리진 않는다. 외모로 누군가를 평가하는건 안 좋지만, 솔직히 헬보이가 나를 구해주러 뛰어온다면 고맙다는 생각대신 '날 죽이려고 오는구나'라고 느낄것 같다. 영화속에 나오는 사람들도 모두 다 그런 오해를 한다.  

악마의 모습 때문에 사람들에게 영웅 소리도 못듣고 칭찬보다는 괴물 소리를 듣는 헬보이. 비록 태생은 다를지라도 위에 언급한 해리포터와 퍼시잭슨처럼 영웅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2편을 보니 그의 정체성에 큰 변화가 생길것 같지만, 그래도 가슴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은 조금은 괴상한 영웅 헬보이. 이 독특한 캐릭터가 꽤나 마음에 든다. 많은 사랑은 받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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