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2주
제이크는(조나단 라이 마이어스)는 대사관 직원으로 체스에 능하고 맡은바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하는 행동을 보면 좀 수상하다. 누군가에서 전화로 명령을 받아 임무를 수행하는데, 차 번호판을 바꾸거나 도청기를 대사관 집무실에 설치하는 것들이다. 아무런 부연설명도 없이 그런 일을 해서 대체 정체가 뭐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국가 비밀 단체의 요원이 되고싶어 테스트를 받는 중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고 싶어하는 제이크. 그런 그에게 정식요원으로 승격될 기회가 생겼다. 특수요원 왁스(존 트라볼타)와 파트너가 돼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첫 만남부터 엄청난 포스를 풍겼던 왁스는 제이크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총질을 하고 정신없이 끌고 다니고 창녀촌까지 들어가게 했고, 몇시간 동안 그야말로 혼이 빠져나가는 경험을 했다. 싸이코 같아보였던 왁스를 보며 자신은 이 일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왁스는 일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총을 쐈고 차를 폭발시키는 사람이다. 반면 제이크는 차라리 맞을지언정 총을 쏘지 않았으며 도망치는 와중에도 차에 있는 '지문'걱정을 하고, 이 일이 정당한 '공무집행'인지를 따졌다. 자신의 얼굴과 몸에 피를 묻히고서야 자신이 하는 일을 비로소 깨달았다. 갈길이 까마득해 보이는 제이크. 하지만 왁스는 왜 일처리가 늦냐거나 제대로 하지 못하겠냐고 따지지 않는다. 오히려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얼굴과는 다른 친절함을 가지고 있다. ^^; 그렇게 제이크는 서서히 요원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간다. 천하의 왁스와 제법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말이다.
(1편 이미지가 없어서 2편으로 대체)
90년대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바로 [투캅스]다. 시리즈가 계속 나왔는데 1편의 재미를 따라잡진 못했고, 안성기와 박중훈의 찰떡궁합 호흡은 지금 봐도 재미있다. 그 당시 경찰영화하면 진지하고 무게잡는게 대부분이었던지라, [투캅스]의 코믹한 장면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거기다 현실에 대한 풍자와 능청스러운 개그 연기가 있어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것 같다. 박중훈씨는 그 후로 코믹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해 득과 실이 있었지만, [라디오 스타]를 통해 다시 한번 둘의 호흡을 볼수 있었고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조형사(안성기)는 흔히 말하는 비리경찰이다. 업주들에게 돈을 받고 잇속을 챙기며 '민중의 지팡이'답지 않은 행동을 한다. 파트너 김형사와 짭짤한 뒷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데 그만 적발당해 김형사는 파면, 조형사는 경고 처분을 받는다. 그런 조형사에게 이제 막 경찰학교를 졸업한 신참 강형사(박중훈)이 파트너로 임명된다. 조형사는 경고 처분을 받았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여전히 돈을 뜯어내고 있는데, 정의감에 불타오르고 있는 강형사 때문에 대놓고 하기가 좀 그렇다. 그래서 강형사를 자신처럼 만들려고 살살 꾀고 협박도 해보는데, 그런 조형사를 바라보는 강형사의 눈빛은 한심 그 자체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법대로, 정의대로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 강형사를 보며 조형사의 마음도 살짝 움직인다.
하지만 경찰 일이 원칙대로 굴러가는게 아니었다. 곧았던 강형사가 결국 조형사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걸 보면 말이다. 더이상 긴장한 채로 서 있지도, 조형사의 비리에 화를 내고 훈계를 하지도, 조형사가 시체의 피를 찍어 먹을때 비위가 상해 오바이트를 하던 신참내기의 모습은 사라졌다. 대신 유들유들하게 상황에 대처하고 돈도 찔러 받고 능글맞은 경찰로 변해버렸다. 선배의 그런 모습을 닮을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굉장히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유명인들이 실은 외계인 이었다라는 장면도 기억이 나고, 기억을 없애주는 기계는 꼭 한번 사용하고 싶다. 그동안 외계인 하면 징그럽고 무서운 느낌이 강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외계인들 대부분은 꽤나 사랑스럽다. 외계인이 출산하는걸 에드워드(윌 스미스)가 도와주게 되고 드디어 아기 외계인이 탄생하게 되는데, 갓 태어난 생명은 참 예쁘다는걸 느끼게 됐다. 출산 과정이 격렬해서 결코 도와주진 못하겠지만 말이다. ^^;
평범한 뉴욕 경찰 에드워드는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남자 케이를 만나게 되고, 지구에 있는 외계인을 감시하고 불법이민 외계인을 색출한다는 MIB 기구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여러 테스트를 거쳐 정식 요원이 되어 케이와 파트너를 이루게 된다. 그렇게 에드워드는 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한번도 생각해보지도 존재한다고 여기지도 않던 외계인들과 24시간 만나게 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 만약 제이가 평범한 경찰생활을 계속 했다면, 지구상에 이토록 많은 외계인들이 사는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래도 제이는 신참치코는 꽤나 멋진 능력을 보여준다. 과묵한 케이와는 반대로 언제나 활기차고 궁금한게 많아 사고도 많이 치지만, MIB 요원으로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 처음엔 인간으로 변신해 살고있는 외계인들을 구분해내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이젠 사물함 속 외계인들에게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제이. 13~4년된 영화지만 봐도봐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