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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철학의 풍경들
진동선 글.사진 / 문예중앙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사물을 끊어서 바라보는 단절된 눈으로는 감각이 출현하기 어렵다. 사진은 비록 한 장, 한 컷으로 찍히지만 장면을 끊어서 보아서는 안 된다. 세상이 연속이듯이, 우리 눈이 연속으로 사물을 바라보듯이, 사진을 찍을 때도 세상을, 피사체를 연속적인 흐름으로 보아야 한다.(22쪽)
사진철학이라는 단어에서 이 책이 왠지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 책을 시작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주저리 주저리 잘 알지 못하는 단어를 늘여 놓지도 않았을 뿐더러 자연스럽게 파고들었다. 지금은 DSLR이 대세인지라, 있는 사람들 빼고는 안갖고 있는 사람도 많겠지만 못지 않게 대중적으로 퍼지고 있다. 우리집에도 있으니 아마도 대체적으로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게 내 생각이다. 우선은 카메라가 멋지다. 잘못찍히거나 마음에 들지 않은 사진은 바로 지우고 수정도 편하고 그렇다. 다만 초보자인 나는 카메라가 좀 부담스럽다. 우선 가격적인 면에서 그렇고 들고 다니기에 무게가 부담스럽다. 초보인지라 그런것에 신경쓰느라 다른것을 찍기에는 정신이 분산되는 편이다.

사진에 대한 나만의 소박한 부담이 있다. 특히 좋은 카메라로 찍는 사진은 더 멋지고 좋아야 할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카메라는 좋은데 사진이 영 아니다라는 빈정거림을 웃으며 넘기질 못한다. 생활의 소소한 즐거움을 담아도 좋으련만 그런것은 왠지 별것 아니고 하찮게 여겨지기도 한다.
널려 있는 사진의 피사체. 어느 것은 단번에 이해되고 어느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또 왜 찍어야 하는지, 왜 알아야 하는지, 왜 좋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미니멀과 디테일에 의해 밀도가 깊어지며, 어느 순간 이해의 지평, 존재의 감각과 감정들이 바뀐다. 알 수 없었던 것을 알게 하고, 볼 수 없었던 것을 볼 수 있게 하고, 왜 좋은지 몰랐던 것이 좋아진다. (44쪽) 이 물음은 어찌고 보면 내가 이것을 해야 되는 이유와도 겹친다. 무엇때문에 내가 이걸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특히 공부를 하기 위해서 요점정리를 시작할때면 3일째 되는 날 그런 생각이 들어서 금방 접곤했었다. 그러고 보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모든것에 적용되는 것 같다. 까칠했던 성격이 둥그렇게 변하기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도 생기고 말이다. (허나 다 그런것은 아닌 것도 같다.) 사진을 찍는 것이 인생을 말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멋진 음유시인이 된 것도 같고 한폭의 그림보다 더 생생한 느낌을 주는 것도 같고 오묘하니 신비롭다. 때문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그 과정에서 수많은 깨달음만 있을 뿐이다.(165쪽) 음 도를 닦는것과 비슷한 것도 같다.

사진도 진리의 드러남이다. 존재를 바라보게 하고, 존재와 시간을 성찰하게 하고 그 자체로 진리와 철학에 다가설 수 있다. 사진은 존재와 시간이다.(236쪽)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며 책을 뒤적였다. 모르는것도 많고 알아야 할것도 많고 낯선 단어들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풍경 사진 멋지게 찍으려면 이렇게, 인물 사진 잘 찍으려면 요렇게 하는 방법들이 있는데(읽는데 참 재미없다.) 찍으면서 내 느낌을 믿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찍다보면 그 안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찍다 보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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