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격 -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최효찬.이미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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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피로 사회' 대한민국에서 부모의 역할이란?


  대한민국은 '교육피로 사회'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너도나도 서로 비교하고 비교당하며 '만성 교육 피로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학교와 학부모, 학생이 모두 행복한 교육은 '서로 비교하지 않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쉽지 않습니다.

_ <부모의 자격> 책 머리 中

  '교육피로 사회'란 단어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가 '교육피로 사회'에 살고 있고, 교육피로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점은 과거보다 오늘날이 교육피로가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1990년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33.2%에 불과했다.(한국교육개발원 자료) 그렇지만 오늘날 대학진학률은 어떠한가? 2008년 대학진학률이 83.8%라는 엄청난 수치를 찍었고, 사회적 반성의 움직임 때문인지 2010년엔 79.0%까지 소폭 하락했다. 그래도 79%라는 엄청난 수치를 아직도 기록중이다. 그렇다고 높은 대학진학률이 단점만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면 안된다. 장점도 충분히 많다.

  특이한 대한민국의 문화로까지 자리잡게 한 이 교육열은 어디서, 어떻게 오게 된 것일까?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흔히들 말한다. 21세기는 정보화시대라고. 천연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 더군다가 저출산의 영향으로 인구의 증가도 적다. 또한 세계적으로 보면 한반도가 차지하는 땅의 비율도 적은데, 거기다 분단국가라서 그것마저 반절로 나뉘어 있다. 자원, 인구, 토지. 어느 것 하나 세계적 수준이 아니다. 여기서 우리나라 사람이 성공할 방법의 선택지는 몇가지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 즉 고학력을 통해 육체적인 노동을 하기 보다는 정신적 노동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사람들은 명문대에 가려고 올인하는 것이고,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아이들을 길러내야 하는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일까?

  "한국 교육의 본질은 어머니들의 압력"이라며 "한국 PISA 순위는 세계 최고지만 그 이면엔 아이들이 미래에 대해 꿈꿀 시간이 없다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문제점 파악하기

  대기업이나 전문직에 종사하기 위해 1차적으로 해야할 것은 명문대 진학이다. 아, 물론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명문대 진학이 확률이 높을 뿐이다. 명문대 진학을 위해서는 예전에는 대학수학능력평가, 이른바 '수능'에서 고득점만 받으면 가능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예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최근 대학입시의 경향을 봐서는 정시(즉, 수능 점수)보다는 수시(학교 내신)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고등학교에서의 성적 역시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좋으려면 중학교부터 열심히 준비를 해야 한다. 중학교 이전 과정인 초등학교는 어떠하겠는가. 불보듯 뻔한 이야기다. 그래서 조기유학의 열풍을 타고 초등학교를 외국에서 보내고 오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말보다 영어를 먼저 배우는 나라.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과정을 알았으니 결과도 궁금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열성적으로, 12년의 교육과정을 배운 아이들 모두가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을까? 당연히 대답은 'No'다. 우리나라에서 명문대쪽에 속하는 5개 대학의 신입생 정원은 2만명이 조금 안된다. 반면 수험생은 60만정도이다. 12년동안 공부에 올인 했어도 탈락자는 나온다. 모두가 행복할 수 없다. 그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나오는 문제는 무엇일까? 명문대 입학에 실패했을때 차선책이 없다는 것이다. 예술이나 체육에 특기가 있어서 진로를 바꿀 수 있으면 좋으련만 12년동안 국,영,수 위주의 공부를 하다보니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없고,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체육시간마저 줄여버린 학교 교육과정 때문에 취미로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없다. 결국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재수'를 선택하고 '삼수'를 선택한다. 

  학생들은 부모의 등쌀에 숨이 막혀간다. 

  주역에 '직방대'라는 말이 있다. 자연히, 스스로, 본능적으로 아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삶은 기본적으로 누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고, 태어나면서 누구나 삶을 위한 준비가 저절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따로 익히지 않아도 특별히 불리할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착각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일 큰 욕망은 '높은 연봉'이다. 산업시대를 거쳐 정보화사회로 넘어오면서 고소득의 연봉을 받는 루트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학력'을 통한 전문직종을 갖거나, 명문대에 진학해서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루트 중 하나이다. 문제는 이러한 루트가 대한민국 모두가 알고 있는 공개된 루트라는 점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공부하라고 다그치며 '공부기계'를 만든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한 가지 착각하는 점이 있다. 바로 '공부기계'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적성을 찾지 못한 채, 공부만을 강요하다보면 결과는 뻔하다. 공부를 통한 성공(명문대 진학)은 바라기 힘들다는 것이다. 명문대가 아니면 어떠한가, 행복한 삶을 살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명문대를 진학해서 얻는 행복은 합격했을 당시 아닐까?

  부모의 욕심을 버리고,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해줘야 한다. 그런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자신의 아이를 조종하기를 원하면 안된다. 이러한 부분을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서 저자는 <부모의 자격> 4장 부모의 욕심을 버려야 아이는 비로소 꿈꾼다, 5장 명문대 아니면 어때요, 행복한 게 최고야를 통해 잘 보여준다. 어떻게 해야 부모로써 자격이 충분한지 사례를 통해 입증하는 것이다. 

    재능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내 아이의 능력이 다른 아이의 능력과 같을 수 없기에 비교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부 좀 못해도 괜찮아! 성적과 성공은 비례하지 않아!' 이런 말을 잘 하는 부모가 자녀를 더 성공시킨다. 그러나 부모들은 그와 반대로 자녀에게 요구하고 있다.


  무엇이 부모의 역할인가?

  우리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위해서는 딸의 제모와 같은 사소한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부모 노릇은 어쩌면 자녀의 사소한 관심사항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뚝심 있는 부모가 되기를' 주문한다. 그러면서 절제된 사랑, 자녀의 경제적 독립, 욕심 버리기, 단호함, 냉정함, 긍정 마인드의 6가지를 보여준다. 

  절제된 사랑을 통해서 아이의 홀로서기를 돕고, 결핍을 느껴야 성장한다는 사례를 통해서 귀한 자신일수록 부족하게 키우라는 경제적 독립을 이야기한다. 또한 욕심을 버리고 기다리는 부모가 되어야 하며, 단호함을 통해 절제된 부성애 혹은 모성애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오냐오냐'하는 식의 교육은 안좋다는 것을 보여준다. 냉점함을 통해 더 큰 사랑으로 감싸는 모성, 긍정 마인드를 통해 꿈조차 가난해서는 안된다고 마지막으로 이야기한다. 

  부모가 되는 것에 있어서 자격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자격'은 필요해 보인다. 뉴스를 보다보면 '저런 사람도 부모인가?'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차라리 자격증을 통해서라도 부모가 된 사람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인지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사회가 급변한다. 어제를 지나왔지만, 오늘은 어제와 다르고 내일은 오늘과 또 다를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자식들을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 부모다. 어떤 도우미가 되느냐는 순전히 부모의 선택이다.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한 척의 배에서, 이 책이 나침반의 역할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SBS에서 방영된 [부모 vs 학부모]의 다큐프로그램 역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홍콩의 유명가수 광미운은 미인대회서 3위를 했다. 그는 인터뷰때 곤란한 질문을 받았다. 

  "학창시절 성적이 좋지 않은데 혹시 머리가 나쁜 거 아닙니까?" 이에 광미운은 재치 있는 대답을 했다.

  "학교 성적이 뛰어난 사람은 졸업 후에 무슨 일을 하죠? 엔지니어, 법률가, 의사, 이런 정도 아닙니까? 하지만 그다지 성적이 뛰어나지 않았던 사람들은 뭘 하죠? 이들을 거느린 회사의 주인이 되지 않았나요?"

  당당함만 있다면 공부를 좀 못해도 누구든 멋지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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