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전 1~6 세트 - 전6권 - 인간 본성의 모든 것이 펼쳐진다
시내암 지음, 방영학.송도진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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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전이 오늘날에 말하는 이야기


  문학 작품은 작가의 개성을 드러내는 시대와 사회상의 반영을 그 본질로 하고 있다. 또한 문학 작품은 사회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매체로 해서 표현되며, 문학 작품의 창작으로부터 수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사회적 현상이므로 본질적으로 사회적 측면을 도외시할 수 없다. 

  물론 작가가 살아가는 사회적인 현실이 작품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지는 작가마다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즉 그것이 사회의 윤리나 질서를 옹호하며 긍정적인 모습으로 작품을 통해 드러날 수도 있고, 반면에 작가가 처한 현실사회를 극복해야 될 대상으로 여겨 반항과 투쟁의 부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문학 작품에 나타나는 주제나 사상은 대부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구체적인 작품의 내용 또한 시대상이나 사회 현상을 직접적, 간접적으로 투영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따라서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 사회의식을 살펴보는 것은 작가의식을 이해하는데 뿐만 아니라 작품의 성격 규명을 위해서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중국의 유명 소설 <수호전>은 당시의 시대상이 잘 반영된 작품으로 작가의식과 주제의식을 살펴보기에 알맞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수호전>의 작가 시내암

  시내암은 중국 원나라 말, 명나라 초기의 문학가이다. 본명은 언단. 전하는 데 의하면 시내암은 뱃사공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수상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13세에 사숙을 다녔고 19세에는 수재로, 29세에는 거인, 35세에는 진사에 뽑혔다. 해박한 지식에 재기가 넘쳤는데 여러 경서와 제자백가, 사상, 시기, 천문, 지리, 의술, 점술, 별점 등 정통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는 워낙 성격이 강직하여 관직에 오래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훗날 관직을 미련 없이 버리고 고향에 은거하면서 저술에 전념하였다. 그는 자신을 스승으로 모신 나관중과 함께 <삼국연의>, <삼수평요전> 등의 창작을 연구하고 양산박, 송강 등 영웅들의 이야기를 수집하여 마침내 '4대 기서'의 하나인 <수호전>을 창작하였다.

  시내암이 살아왔던 시대는 원나라 말이다. 원나라는 낙후된 민족이 중원에 들어오기 때문에, 용맹하고 위풍당당한 군대를 이용해서 한족 사람에게 잔학 행위를 많이 했다. 또한, 사람들은 몽골인, 색목인, 한인, 남인으로 분류되어 계급 차별을 받았다. 이는 당연히 농민 반발로 이어졌으며, 원나라 말에는 자연재해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었다. 농민들은 '민주주의'를 호소했다.

  시내암하고 친구들도 이런 농민 봉기의 활동에 참가하였으며 <수호전>에도 유사한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바로 작가의 직접 경험을 형상화한 것이다. 한 작품의 완성은 작가의 생애, 비슷한 생활 경험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농민의 봉기가 실패 후 시내암은 세상 각지를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당시 소주에는 각지에서 온 민간 예인들이 운집해 있었다. 시내암은 민간 예인들을 표현한 역사극을 즐겨 보았다. 송조 말엽과 원나라 초엽에 와서 수호이야기는 민간 예인들이 이야기하고 공연하는 주요 내용으로 되었다. 시내암은 북송 선화년에 일어난 공강기의를 보여준 작품에 크게 심취되었다. 



  <수호전>의 주제 사상

  주제는 한 작품의 제일 중요한 사상이다. 물론 <수호전>에 대한 '강도' '폭력' 등 부정적인 주제 사상을 인정하는 독자도 있고, '정의' '영웅호한' '공평' 등 긍정적인 주제 사상을 인정하는 독자도 많다. 독자들은 개인적인 주관 의식을 갖고 <수호전>의 주제에 대해 판단해 왔다. 


  난세관

  <수호전>이 시대 배경인 중국 송나라 말 때 통치자인 황제가 세력이 약하고 어리석었으며 조정은 부패하였고, 간신들이 전횡을 일삼았다. 백성들은 땅을 잃어버려 방랑하였고 통치자들은 약탈과 압박을 일삼았다. 날마다 백성들의 불신과 불안이 고조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이 모두 상층 사회의 혼란상이라 할 수 있다. 지방에 있는 농민들은 봉기를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수호전>은 바로 이 시대의 배경에서 나오는 작품이다. 그러므로 그 시대의 혼란한 상황을 작품의 주제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수호전>에서 혼란은 고위 권력층이 하층민을 압박하고, 하층민이 이런 압박에 대해 반발하는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일종의 사회 고위층에서 하부계층으로 미치는 발전 관계로 볼 수 있다. <수호전>에서 양산박 사람들은 주가장 및 대명부 등 몇몇 대등한 세력들과의 투쟁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조정과 대항하는 일종의 상하간의 종적인 발전관계로 볼 수 있다. 이런 종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인간관계가 바로 <수호전>에 묘사된 고구, 채경 등 고관들의 부패 행적은 난세의 근원이 바로 사회의 상층에 있다고 여기는 작가의 의식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인민의 반항이 일어나는 이유는 조정 간신들의 약탈과 핍박 때문에 호한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호전>에서 나오는 말이 "관리의 횡포가 심하면 백성은 반발하기 마련이다"이다.

  조정 황제는 옆에 있는 간신들의 간언에 미혹되어 판단력을 잃고 간신들의 말을 믿는다. 사회 상층에서의 혼란 통치가 백성들의 반항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난세는 바로 시내암이 쓴 <수호전> 주제 사상의 하나이다.


  호한들의 영웅주의

  <수호전>에는 108명의 영웅들이 등장한다. 사람마다 자기의 특별한 성격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 이 108명의 호한을 '영웅'이라 부른다. <수호전>에 등장하는 이들의 바라보면, 외면적으로는 '몸이 보통 사람보다 강하고 위풍당당하며 많이 먹고 술도 많이 마신다. 싸움 또한 능하며 뛰어난 재주 및 솜씨를 가지고 있다.'이고 내면적으로는 ''의'라는 덕목이 있다. 마땅히 베풀지만 보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 재물을 베풀고 의리를 중시한다. 양산박 형제들 및 백성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으로 남을 구하고, 의를 위하여 희생하는 고귀한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이다. 내면적 영웅 형상이 <수호전>이 바라는 것 아닐까.

  소설 중 영웅호한들은 양산에 귀순한 후에 친구끼리 고기를 나눠 먹고 술을 마시며 돈을 나눠서 쓴다. 친구끼리 다 "형님"이라 부르고 여색을 가까이하지 않는다. '보은'한 마음을 다 가지고 있다. 무송은 자기 불쌍한 형을 위해 형수를 죽여 복수하고 또 시은을 위하여 강문신을 때리는 것은 무송이 시은에게 과거의 물질적인 도움에 대한 보답하는 행동이다. 노지심은 불쌍한 금이 부녀를 구하기 위하여 맨손으로 진관서를 때려 죽이고 관직을 잃고 다른 곳으로 도망간다. 이런 행동이 다 소설 중에 나오는 '의'에 의한 행동이다. 물론 비슷한 이야기가 많더라도 양산 영웅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의'는 세상에서 어떠한 것도 대신할 수 없는 도덕이다.


  이상 추구

  사회 환경에 대한 불만을 품은 상황에서 영웅들은 쫓기듯 양산으로 올라간다. 양산에서 영웅들이 모여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나쁜 탐관에게 교훈을 준다. 이 모든 행동이 다 공통적 목표를 위한 것으로서 이상적 생존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수호전>에 나타나는 또 하나의 주제가 아닐까.

  

  주제 사상의 면에서 보면, 혼란한 사회를 배경으로 <수호전>은 창작되었으며 사회를 비판하고 백성을 위해 새로운 이상사회를 만들려는 의지도 느낄 수 있다. 호한들이 힘을 합쳐 역경을 이겨 호한들의 '의', '우정'에 대해 많이 강조되었다. 

  <수호전>은 중국 4대 기성중의 하나였다. 전 세계 주변 국가에 깊은 영향을 미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아름다운 언어, 심오한 사상, 특이한 역사적 배경, 생동감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기묘한 사상 구조와 광대한 서술기술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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