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심리학 - CIA 거짓말 수사 베테랑이 전수하는 거짓말 간파하는 법
필립 휴스턴 외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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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거짓말, 5초면 간파된다


"볼 수 있는 눈과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다면 누구도 비밀을 지킬 수 없음이 이해될 것이다. 입이 침묵하더라도 손끝이 떠들어댈 테니 말이다. 배신은 인간의 모든 구멍에서 새어 나온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거짓말의 심리학> 제목 첫 장을 떠날 수 없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은 악(惡)이라고 배웠을 것이고, 그렇기 인식해 왔을 것이다. 따라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사회가 윤활유를 발라놓은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려면 사회 구성원끼리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상대방이 거짓말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위에 사회가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사회를 구성하는 또 다른 부분은 사람들은 언제나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하라고 경고메시지를 날려준다.

  진실을 가리는 거짓말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말기 암환자에게 "당신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해주는 것과 "걱정 마십시오. 괜찮아질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쁜 것인가? 대답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말을 통해 거짓말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결과적으로 사회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하지만, 모두가 암묵적으로 행하고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거짓말을 하는 편이 이롭다는 생각이 들면 누구든 거짓말을 하며, 난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많은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거짓말은 인간의 본성에 자리하고 있으며, 개인과 개인의 관계이던지, 사회 속에서의 관계이던지 어디든지 거짓말은 존재한다. 이러한 세상에서, 상대방의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큰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을 간파하는 기술은 높은 가치를 갖게 되었다. 


  CIA는 당신의 거짓말을 5초면 간파한다

어젯밤 친구들끼리 술 한 잔 했을 뿐이라는 애인의 말은 진실일까?

회사의 수익이 떨어져서 성과급을 줄 수 없다는 사장의 말은 사실일까?

절대로 금품을 받은 적 없다는 정치인의 말을 믿어도 될까?

담배에는 손도 댄 적 없다는 자녀의 말은 믿어도 될까?

  누군가가 "난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목숨 걸고 맹세하는데,", "제 성격상 그런 것은 맞지 않습니다" 등의 말을 한다면 다음부터 그가 하는 말을 두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워 앞으로 그가 하는 말에서 다른 징후를 포착해야 한다. '나 거짓말 합니다'라는 방석을 깔아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CIA(미국 중앙정보국)에서 거짓말 수사를 전문적으로 해온 사람들은 이런 방법을 통해 자신의 거짓말을 상대가 믿도록 만든다고 한다. 진실 된 이야기 화두로 던진 다음, 다음에 오는 말들도 역시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진실로 거짓을 은폐하는 역설'이라는 말로 책에 소개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문제는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거짓말을 CIA가 아닌 일반사람들이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기술과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여기 있다. CIA에서 베테랑 수사관들인 필립 휴스턴, 수잔 카니세로, 마이클 플로이드와 NSA(미국 국가안보국)의 돈 테넌트는 <거짓말의 심리학>을 통해 그들이 현장에서 갈고 닦아온 거짓말 탐지기술을 우리에게 전수해준다. 

  <거짓말의 심리학>은 거짓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거짓말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그러한 거짓을 간파하는 기술 등 실질적인 내용으로 우리를 몰입하게 만든다. 실질적인 거짓말 간파내용 때문일까, 책을 덮고나면 일상적인 대화에서 거짓말 증후군을 찾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무의식적인 행동, 이것이 거짓말의 신호이다

  거짓말을 할 때 한 가지의 징후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말이든, 행동이든 둘 이상의 징후가 같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것을 '클라스터'라고 부르는데, 예를 들어 대답을 하면서 옷매무새를 고친다거나, 머리칼을 만진다거나 하면 거짓말의 징후라는 것이다.(이 밖에 자세한 내용은 107쪽 눈을 크게 떠라, 거짓말이 보인다에 설명되어 있다)

  신기한 것은 이러한 행동은 거짓말 할 때 의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심리학적 기재에 따라서 이러한 거짓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여러 가지의 거짓신호중에 몇 가지만 살펴보면, 첫째는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정말 생각하느라, 혹은 정말 몰라서 대답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5초의 원칙이 적용되고 클라스터가 작동하는 것이다. 

  둘째는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에 분명하게 부정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것이다. 간단히 '아니로'라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을 '나를 믿지 못하는 것인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냐'는 등의 되묻기 질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짓신호다. 

  이 밖에도 질문에 대답하기 꺼리거나, 대답을 거부하는 행동도 거짓 신호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자신의 질문에 화를 내며 공격하는 것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있음을 드러내는 신호이므로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이처럼 <거짓말의 심리학>은 스파이를 잡거나 테러범, 사건의 범인을 잡는 데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가능하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매일 주변에서 제기되는 수많은 다른 질문들에 대한 대답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낼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우리가 '거짓말이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부르는 그 순간을 간파하는 기술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떻겠는가. 저자들이 안내하는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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