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백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의 모든 일 가운데 가장 슬픈 것은 개인에 관계없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연인과 헤어진다면 세계는 그를 위해 멈춰야 한다." 

 - 본문 158쪽.


  제목이 눈길을 끈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이라니. 일곱시? 아침 일곱시를 말하는 것인가? 쌩뚱맞다. 하지만 호기심을 강하게 생기게 함은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실연의 아픔을 아직 겪고있는 필자의 경우 너무도 가고 싶은 모임이다. 시간이 흐르지만, 마음속의 시간은 흐르지 않고 정지해버렸다. 내 마음의 세계는 나를 위해 멈춘듯 하다. 


  한동안 이런 종류의 연애소설을 많이 읽었다. 나름의 위안이었고, 나름의 생존방법이었다. 모든 것을 다 내어줄 만큼의 사랑도, 오랜 시간동안 서로가 쌓아올린 공든탑은 '이별'이라는 단어와 함께 모든게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인어공주에서 공주가 사라지듯. 다만 한가지 다행인 것은 연애소설의 엔딩은 이별로 끝나는게 아니다. 오히려 이별은 클라이막스이고, 새로운 시작이 엔딩이 된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이 인생에 있어 하나의 마침표를 찍는 일이라면, 새로운 만남은 ","를 상징한다. And이다. 불교의 교리처럼 새로운 사람과도 같은 연애를 반복할 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으로 되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시 연애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 이 책은 너무 늦게 읽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만 더 빨리 나왔으면 좋았을 것을...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별직후, 슬픔의 안개에서 길을 못찾고 허우적 거리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필력이 너무 좋아서 읽는 내내 울컥했다. 소설속 사강과 지훈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공감도 많이 되고.


  "세상에 수 많은 다른 언어가 존재하고, 번역이 필요한 수많은 사랑과 이별의 언어가 있듯, 우리는 누군가 나 아닌 타인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기약 없는 사랑에 빠지고, 출구 없는 사랑에 넘어지고, 후회하고, 절망하고, 다시 또 사랑에 빠지는 것은 인간이란 너무 허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 본문 405쪽.


  많은 마음의 위안이 된 책이다. 나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예전의 것에 마침표를 찍어야 겠다. 그래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 멋진 사랑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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