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전집 6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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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회귀로 시작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영원한 회귀가 가장 무거운 짐이라면,

이것을 배경으로 거느린 우리의 삶은 찬란한 가벼움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

그러나 묵직함은 진정 끔찍한 것이고, 가벼움은 아름다운 것일까?


가장 무거운 짐이 우리를 짓누르고 허리를 휘게 만들어 땅바닥에 깔아 눕힌다.

그런데 유사 이래 모든 연애시에서 여자는 남자 육체의 하중을 받기를 갈망했다.

따라서 무거운 짐은 동시에 가장 격렬한 생명의 완성에 대한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의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반면에 짐이 완전히 없다면 인간 존재는 공기보다 가벼워지고 날아가버려.

지상적 존재로부터 멀어진 인간은 기껏해야 반쯤만 생생하고 그의 움직임은 자유롭다 못해 무의미해지고 만다.


그렇다면 무엇을 택할까?


묵직함, 아니면 가벼움?


  일상에서 우리는 묵직함과 가벼움 둘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무엇을 고를까? 필자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생각은 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거운게 좋을때도, 가벼운게 좋을때도 있다고 대답할 것 같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한 모순이 또 있을까.


  밀란 쿤데라는 니체의 사상을 가져와서 영원회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반복되는 삶. 영원한 회귀의 세상에서 몸짓 하나 하나가 견딜 수 없는 '책임의 짐'을 떠맡는다고. 그래서 니체는 영원 회귀의 사상은 가장 무거운 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번 왔다 가는 우리의 삶은 그 반대에 있다. 비교되지도, 반복되지도 않아 깃털처럼 가볍다고 한다. 하지만 가볍다고 회귀되어지는 반복에서, 책임의 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무엇이 가볍고 무엇이 무겁다는 말인가.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름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누구는 가볍게, 누구는 무겁게. 가벼움과 무거움의 만남, 혹은 가벼움과 가벼움의 만남. 여러가지 상황 설정을 통해서 충분히 많은 면을 생각하게 한다. 책 제목은 가볍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다. 


다시한번 읽기에 충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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