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초 : 연인들 사랑의 기초
정이현 지음 / 톨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첫사랑도 마지막 사랑도 아닌, 바로 지금 우리의 사랑!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옆에 친구가 대뜸 묻는다. "그거 보면 사랑에 대해 알 수 있는거야?" "응?" 피식. 

사랑에 대한 정의는 무수히 많고, 사람마다 정의하는게 다른데, 어떻게 책 한권으로 사랑에 대해서 알 수 있겠느냐. 대신 작가가 느끼는 사랑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 해주었다. 그랬더니 친구가 하는말. "하긴 사랑에 대해 읽어서 사랑도사면 니가 헤어졌을리가 없지" "응?-_ -?"

제길. 반박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작가 정이현은 알랭 드 보통과의 공동기획 장편소설에서 주제를 사랑으로 잡았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철학적인 마인드로 풀어나가는 알랭 드 보통이 사랑에 대해 또다시 이야기를 한다니!(사실 이 책을 구매하게 된건 알랭 드 보통의 영향이 98%였다) 그렇게 한 남자 편을 읽고, 연인들 편을 읽게 되었다. 한 남자 편이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라면, 연인들 편은 아직 결혼하기 전의 혼기가 꽉찬 미혼 남녀들의 이야기이다. 과거의 사랑도 아닌, 마지막 사랑도 아닌, 지금의 사랑. 그들의 현재 연애담을 이야기한다.


  관점은 남녀 둘 모두다. 남자의 관점도 있고, 여자의 관점도 있다.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는 않다. 갑자기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따라가기엔 어려운 점은 없었다.) 알랭 드 보통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느낄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의 경우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공감대를 최대한 많이 형성할 수 있는 느낌들을 많이 제시한다. 그렇게 나도 느끼던 감정을 세계의 사람들도 느끼고 있다고, 그러니깐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니 너무 불안해하고 힘들어하지 말라고 위로한다. 하지만 정이현의 연인들을 그 점에서 약간 부족했다. 여자의 관점과 남자의 관점 둘다 보편성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아직 공감대를 형성할 경험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가 읽기엔 그냥 평범한 로맨스 소설의 한 장면같은 분위기가 많이 연출 되었다. 더구나 그것을 파고드는 철학적인 사상도 없다. 왜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왜 그러한 불안을 느끼는지에 대한 작가의 리드가 없다. 물론 독자의 해석에 자유를 맡길 수도 있지만, 뭔가 아쉬웠다. 분량에 비해 많은 이야기를 다루려 했던 점은 독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한 남자 편에 비해서, 판도라의 상자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연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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