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정적인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게 이 책은 추리소설이다. 일단 총괄적인 평은 최고다. 더이상의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마음이 설레일 정도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신선하다. 과감히 추천 던진다.


  필자는 추리소설 종류를 좋아한다. 상황을 보고 여러가지 내용을 찾아내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 셜록홈즈의 추리를 보고 있자면 홈즈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을 정도다. 그래서 추리 영화도 좋아한다. 하지만 많이 보고, 많이 접하다 보면 어느정도 추리가 정형화 된다. "이 다음에는 무슨 장면이겠지, 이 다음에는 어떤 상황이 일어나겠지."라는 것은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그래서 추리물의 경우 내가 생각하는 반전이라면 과감하게 '기대이하!'라는 평을 남겼다. 


  지금까지 영화중에서 나에게 준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 것들이 있다. 쏘우 시리즈가 첫 번째이다. 쏘우를 보면서 느낀 반전의 충격은 절대 가시지 않는다. 그런데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바로 우타노 쇼고라는 작가와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몰입을 하고, 추리를 위해 상황을 설정한다.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깜짝 놀랄만한 반전으로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관들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옮긴이의 말처럼 책을 읽는 동안 줄곧 지녔던 선입관이 한 순간에 깨지는 그 황당함을 경험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작품이다. 


  추리소설은 언제나 살인이 결부되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무거운 느낌이 든다. 이 작품은 서정적인 제목만큼 무거운 분위기가 아니다. 그래서 더 좋다. 단순히 추리소설로 끝나는게 아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고민해볼 만한 문제가 등장한다. 


  '고령화 사회'다.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도, 전세계적으로도 고령화 사회가 문제 되고 있다. 이야기 중에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제는 사회에서 쓸모 없어진 노인들이 오래 살아감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노인부양의 부담이 늘어간다고. 그런 노인을 죽이고, 자살로 내모는 것은 사회 정의실현이라고.' 생각해보자. 노인들도 어렸을 때는 젊은이고 청년이었다. 그 시절에는 국가를 위해, 사회를 위해, 가족을 위해 자신의 청춘을 바쳤을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세상에 나온지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버림받아도 되는 것일까? 


  의학의 발달로 인해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청춘에 뼈빠지게 일한 노인들에게 더 이상 자식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고 사라져 달라는 것은 공자가 관속에서 튀어나올 만한 일이다. 하지만 노인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일을 하자니 청춘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된다. 이것 역시 딜레마다. 작가는 이러한 면을 심각하지 않게 책속에 녹여보내고 있다. 작가의 위트와 문장력으로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대단하다. 


  나도 옮긴이와 마찬가지로 뒷장에 펼쳐질 트릭에 대한 해답들 때문에 섣불리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겠다. 이 작품의 스토리에 대해 어떤 말을 꺼내든 그 트릭이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느꼈던 그 황당함 감정을 이것을 읽는 사람들도 같이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속지 않으려고 잔뜩 긴장하면서 읽어보라. 그래도 속을 것이다. 


  다른 우타노 쇼고의 작품들도 찾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다음엔 속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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