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dvdprime.com

업그레이드냐 옆그레이드냐? 등록일 | 03-11-25 15:04:25 

글 : 한니발 (parksj@mbc.co.kr)

거부할 수 없는 업그레이드의 유혹

"음악과 영화감상을 좋아하는 샐러리맨 K씨는 최근 적지않은 비용을 들여 홈씨어터 시스템을 장만했다. 용산 전자랜드의 한 샵에서 직원이 권해주는 대로 국산 DVD 플레이어에 보급형 AV앰프, 새틀라이트형 스피커와 우퍼를 조합한 5.1 스피커 세트를 구입하고 나니 한달 월급과 거의 맞먹는 거금이 날아가 버렸다. 시스템을 아파트 거실에 설치하고 이글즈의 호텔 캘리포니아 DVD를 처음 플레이하던 순간, “그래 바로 이거야...” K씨는 물밀 듯이 밀려오는 감동으로 몸을 떨었다. 못마땅해 하던 아내도 선명한 영상과 함께 온몸을 휘감아 오는 DTS 음향에 비로소 고개를 끄덕끄덕. K씨의 AV생활은 그렇게 행복하게 시작됐다.

문제는 몇달 뒤에 터졌다. 우연히 친구집 집들이에 갔던 K씨는 친구의 AV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고 충격에 휩싸였다. 분명 같은 타이틀을 걸었는데 소리는 자신의 시스템과 같은 소리가 아니었기 때문. 박력있는 베이스 드럼, 찰랑거리는 어쿠스틱 기타, 손에 잡힐 듯 생생한 보컬... 친구의 시스템이 들려주는 소리는 모든 것이 자신의 것보다 한수 위였다. 물론 가격도 K씨의 것보다 두배 이상 비싼 것들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K씨는 그때부터 고민에 빠진다. 어제까지만 해도 만족스러웠던 소리가 갑자기 짜증나는 소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베이스는 붕붕거리는 것 같고, 기타는 쏘는 듯 귀에 거슬리고 보컬은 뭔가 한꺼풀 막에 씌운 것처럼 흐리멍텅하게 들린다. 며칠간 끙끙앓던 K씨는 결국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마이너스 통장을 털어 대대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단행하기로 결정한다."

위의 이야기는 DP 가족이라면 대부분 한번씩 겪어봤거나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업그레이드의 유혹은 시스템을 처음 장만할 때의 욕구보다 더 강력하기 마련입니다. 한번 높아진 눈과 귀는 절대로 낮아지지 않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오디오매니아 혹은 AV매니아들에게 업글은 숙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심지어 수천만원짜리 시스템을 소유한 하이엔드 매니아들도 늘 업글의 유혹에 시달립니다. 대한민국의 하이파이 고수들이 모두 모인다는 몇몇 사이트의 장터에 가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해도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많은 분들이 ‘업그레이드’를 시도하지만 결국은 ‘옆그레이드’의 함정에 빠지곤 합니다. 특히 초심자일수록 무슨 기기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어디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는지 미리 정하지 못하고 무조건 인터넷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다니다 즉흥적인 욕구에 못이겨 그 자리에서 구매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디오 잡지나 각종 사이트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평론가 혹은 고수들의 평가에 혹해서 덜컥 구입했다가 똑같은 후회를 반복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음질’ 에 관한 여러 가지 입장들

대형TV나 프로젝터 같은 디스플레이 기기의 경우 관련기술이 지금도 한창 개발 중에 있습니다. 때문에 날이 갈수록 더 좋은 스펙을 갖춘 첨단기기들이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고, 최신형 기기들이 더 좋은 화질을 보여주는 경향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수록, 그리고 더 기다릴수록 업그레이드의 만족감은 일정 부분 비례해서 커질 수 있습니다.

(더 보기)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찌리릿 2003-11-26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가 안 좋아서 그런지, 싸구려 취향이어서 그런지, 난 싸고 양이 많은게 좋다. 소위 "얼리어답터"이고 싶지만, "명품족"이고 싶지는 않다. mp3가 CD음질 보다 못하다고 하지만, 난 그 차이를 잘 구분해내지 못하고, ASF가 mp3보다 음질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난 용량이 1/3밖에 안되기에 한때 mp3플레이어에 ASF를 담아 즐겨들었다.

AV시스템 몇백만원짜리를 갖추어놓고 들으면 좋겠지만.. 그다지 욕심이 안생긴다.. 대략 10만원대의 5.1채널 스피커를 PC DVD드라이브에 연결하고 DVD영화를 보면 그만이다. 그것도 매트릭스나 반지의제왕 정도 볼라치면 모를까.. AV에 영향이 없는 영화는 divx도 볼수만 있다면 딱 좋다.


_ 2003-11-2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 후의 업그레이드만이 문제가 아니라, 살때도 도지는 업글병이 또 있잖아요. 저도 얼마전에 PC 스피커를 5.1채널로 바꾸려고 10만원대에서 골라봤는데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그 가격대가 2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을 보고 그냥 포기하고 지금은 컴퓨터 사면 따라오는 스피커로 만족하고 있답니다. =_=

jjstudio 2003-12-0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빅 조치않다. 디브디에는 디빅보다 훨좋은것이 많다 영화에 대한애정도 더욱더.... 더구나 너도나도 디빅보면 너희 디비디 팔리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