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리릿 2003-10-11  

3일 쉬는 동안에.. 본 것들.. (2)
<카케무사>
예전에 고시원 생활할때 졸면서 본 작품을 다시 봤다. 이번에도 졸음은 밀려왔지만 예전에 볼때와는 달리 봤다. '구로자와 아끼라'라는 일본의 거장 감독이 1980년에 만든 이 작품은 무거운 역사를 개인이 가지는 보편적인 감성으로 엿볼수 있게 하는 것 같다. <7인의 사무라이>, <라쇼몽>도 예전에 보았으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역시 '감독'을 알고 보는 것고 그냥 그렇게 보는것은 역시 차이가 있나보다.
이 영화를 보면 나처럼 대부분 잠들것 같다. 카메라의 움직임이 적고, 특수효과는 물론 없고,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도 없다. 일본 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터라 등장인물의 이름도 헷갈리고, 흑백영화인듯한 느낌이 딱 잠오기 알맞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다루어지기 힘든 신선한 소재가 이번엔 나를 끝까지 감상하게 만들었다.
'실체가 없는 그림자', 그 그림자의 삶은 무엇일까.. 하는 주제가 어렵지만 묘하게 끌린다. 그리고 다음에 말도 너무 좋다.

'움직이는 것은 바람과 같고, 조용하기는 숲속과 같고, 적을 무찌를땐 불과 같으며, 무겁기는 산과도 같도다.' (풍림화산(風林火山)

<희생>에 이어 잠을 참고 견디어 본 영화 중에 참 보람있는 영화다.
<7인의 사무라이>와 <라쇼몽> 등 이 거장의 영화를 모두 다시 봐야겠다. 그런데.. 진짜 졸리다. 건조한 영화에 길들어지기...

<똥개>
정말 재미있었다. 극장에서 볼 걸 그랬다. 근래에 나온 국산 작품 중에 최고로 꼽고 싶다. 역시 곽경택 감독이다.
현실감도 있고, 정우성과 김갑수의 연기가 천하일품이다. 갱상도에서 철든 나조차도 알아듣기 좀 힘들었는데, 다른 지방 사람들은 어떻게 잘 들으셨는지 모르겠다.
차지도 넘치지도 않는 것이 좋은 영화의 기본 요건이라고 생각하는데, 똥개는 재미도 있고 그런점도 좋았다.
그리고 김갑수가 데려온 여자애. 그 배우(엄지원)는 내 방돌이가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같은 단대라는데 어떻게 소개 좀 시켜달랬더니.. '잘 모른다'고 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화양연화>
이것도 다시 보기 성공! 이 영화도 전에 졸면서 봤지만, 다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보니.. '쬐끔만' 자면서 잘 봤다. ^^ (몇년전부터 '영화감상중수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처음에 볼 땐 못 느꼈었는데, 영화음악이 참 좋았다..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스캔들.. 다른 무엇보다도 '배용준 스타일의 변경'이 가장 볼만했다. 그래 배용준은 더 변신을 해야한다.
영화의 분위기는 약간 야한듯 하지만 외설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소품이나 의복은 좀 아쉽다. 정말 저렇게 화려하고 완전한 아름다움이 조선시대에 있었을까? 뭐.. 이런 아쉬움은 드라마를 볼때나 다른 역사관련 영화를 볼 때 언제나 드는 생각이지만...
코디나 메이컵아티스트의 손을 거친듯한 배우들의 모습이 난 사극에서만이라도 지양을 했으면 싶다. '맛이 안난다'
기대는 너무 하지 말고, 그냥 심심풀이로는 딱 재미있는 영화다.
 
 
ceylontea 2003-10-1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비어드파파 어렵다 하셔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웅~~ 우리나라에서는 조성민이 운영한다 하네요...
http://www.ebeardpapa.com/main.html

ceylontea 2003-10-12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집 좋죠...
저도 빵집하고 책방하고 사이에서 항상 갈등하고 있답니다..
근데.. 빵집은 힘이 필요한 관계로 (반죽하려면 힘이 좀 필요하다고 하네요.) 요즘은 책방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태입니다. ^^

찌리릿 2003-10-10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비어드파파 슈크림빵.. 이름이 꽤 어렵군요. ^^
저는 빵을 다 좋아하는 편인데, 이름은 잘 모른답니다. 그냥 "그 때 먹은 길쭉하면서 덜 달았던 그 빵" 정도로 가리키죠. ^^
나중에.. 45살 쯤 되서, 직장에서 은퇴를 하면 조용한 안동에 내려가서, 맛있고 인심좋은 자그마한 빵집을 하는게 꿈입니다. 그 전에.. 제빵 자격증을 따야죠. ^^ 아마 제가 빵만드는 아저씨의 햐얗고 긴 모자 쓰면 참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

ceylontea 2003-10-10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찌리릿님 서재에 왔는데.. 마냥 즐겁네요... ^^
호도빵 맛있구요... 전 비어드파파 슈크림빵을 요즘 너무 좋아하게 되버렸답니다...찌리릿님도 함 드셔보아요~~!! ^^

jjstudio 2003-10-07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하나더, 내추럴시티 볼때도 시간해서 한 30분 만에 잤지 아마^^...내 생각에 너는 극장에 모자란 잠 보충하러 가는거 같다.

찌리릿 2003-10-07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언제 "안" 잤다더냐?
그리고 자지는 안았지.. 약간, 시간으로 따지면 30초 정도 졸았지...
그리고, <스캔들> 볼 때는 너도 졸지않았느냐?
잠깐씩 졸면서도 '진지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거니라..
단련되면..
너도 단련토록 하여라~
(그런데, <스캔들> 볼때 코를 골면서 잔다는 이야기는 너무 과장이 아닌가 싶다. 숨소리가 좀 컸겠지.. )(집에 가서 보자.. 다마.. - - x;)

jjstudio 2003-10-0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알기로는 똥개 볼때 빼고는 수면에 들어갔는거 같은데, 카케무사 볼때는 상편보다 자서 내가 깨웠고, 화양연가도 중간에 또 자고 , 스캔들 볼때는 극장에서 코까지 골면서 봐놓고(내가 쪽팔려서 줄을뻔 했다.)...누가보면 진짜로 진지하게 영화 봤는줄 알겠다. 진실을 드러내거라...

찌리릿 2003-10-07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이런 치졸한 폭로전을 당장 중단하라!
내츄럴시티 볼 때.. 기껏해야 1분 졸았다.
이거.. 내츄럴시티도 그렇고 스캔들도 그렇고, 내가 영화 보여주었더니..
이런 식으로..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부들부들..)
나의 사랑 스런 방돌이, 다. 마. ~ 집에 가서.. 보자꾸나~ ^^
(나의 신성한 서재에서 다른 분들이 보고 얼굴을 붉힐 짓을 하지않았으면 좋겠구나.. 니가 진정 사죄한다면 사죄의 뜻으로 내일 집에 돌아올 때 청량리 롯데백화점 지하 제과점에 들러 맛있는 '호도빵'을 사오기 바란다. 용서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