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사천리. 미시에서 거시에 이르기까지 경제의 주요 개념들을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이란 참 '원시적인' 학문인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인 학문같다. 재미있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을 경제학적으로 보는 방법이 무엇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 소개된 몇몇 책들은 더 읽어볼 생각이지만서도 뜬금없이 이런 생각을 해본다.

 

경제학의 매력에 빠져 세상을 온통 경제학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삶도 경제학적으로 영위하려는 사람의 이야기를 큰 틀로 잡아 소설을 쓰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꾸로 읽는 한국사 - 거꾸로읽는책 29 거꾸로 읽는 책 29
임영태. 정진화. 박현희 지음 / 푸른나무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거칠다. 세련된 글쓰기는 아니지만, '말하고 싶은 것 이상'을 이야기하지 않아서 좋다. 해방 이후 '주요 사건과 인물'을 다루고 있다는 소개와는 좀 다른 느낌의 글도 몇편 있었지만 시대순으로 쓰여져 있어 좋았다.

 

현대사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가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현대사에 대해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은, 아니 잘 가르쳐주지 않는 것은 숨기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대사는 말 그대로 현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현대사를 공부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현대에 숨어있는 것들을 까발려보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그러자면 미국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고, 북한을, 김일성을, 이데올로기를, 친일파를, 좌익과 우익을, 통일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을 숨기고 싶은 것인가?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정말 기초적인 것들을 정리해보면,

 

1910-1945년/ 일제감정기

1945년 8월/ 광복, 건국 준비 위원회(여운형)

1945년 12월/ 모스크바 3상 회의- 신탁통치 결정(좌익:찬탁, 우익:반탁)

1948년/ 제주도 4.3사건, 남북협상(김구, 김규식)

1948년 05월10일/ 총선거 -남한 단독 선거

1948년 07월17일/ 헌법제정

1948년 08월15일/ 정부수립(제1공화국:이승만 정부)

1948년 09월 09일/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  

1948년 10월19일/ 여수, 순천 사건(제주도 투입명령을 거부)

1950년 06월25일/ 6.25전쟁

1953년 10월/ 한미 상호 방위 조약

1954년/ 사사오입개헌(중임제한 철폐)

1959년 07월/ 이승만 최대정적 조봉암 법살

1960년 03월15일/ 3.15부정선거 -4.19혁명의 직접적 원인

1960년 04월19일/ 4.19 혁명

1960년 04월 26일/ 이승만 하야 

1960년 06월/ 제 2공화국(장면내각, 대통령 윤보선)

1961년 05월16일/ 5.16 군사쿠데타, 제3공화국(박정희 정권)

1962년/ 윤보선 하야

1964년 6월 3일/ 6.3항쟁(한일 굴육회담,박정희 군사정권 퇴진)

1965년/ 베트남 파병, 한일협정(한일국교 정상화)

1966년/ 한미 행정 협정

1967년/ 동백림 사건(윤이상, 이응로, 천상병 등)

1968년 01월 21일/ 1.21 사건(김신조 청와대 기습미수 사건)

1968년 01월 23일/ 푸에블로호 납북 사건 발생

1968년 08월 24일/ 통일혁명당 사건

1969년/ 3선 개헌(중임제한 폐지)강행, 닉슨 독트린(자주국방제기)

1970년/ 8.15 선언(평화통일 구상선언)

1970년 11월/ 전태일 분신 자살

1971년/ 남북 적십자 회담 제의

1972년/ 7.4 남북 공동 성명(민족통일 3대 원칙 -자주, 평화, 민족적 대단결), 유신헌법 통과(제 4공화국) 

1973년/ 6.23 평화통일외교선언 발표

1973년 8월/ 김대중 납치 사건

1974년/ 남북 상호 불가침 협정 제의, 긴급조치, 인혁당 사건

1975년 4월 9일/ 인혁당 사법살인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사건

1979년 10월26일/ 10.26 사태 -박정희 피살

1979년 12월12일/ 12.12.사태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군권장악, 정치적 실권도 장악

1980년 05월18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국가 보위 비상 대책 위원회

1980년 08월/ 전두환 대통령 취임(제 5공화국)

1982년/ 민족화합, 민주 통일 방안

1983년/ KAL기 사건, 아웅산묘소폭파암살 사건

1985년/ 남북 이산 가족 고향 방문단

1986년/ 금강산댐 수공 위협설

1987년 01월/ 박종철군 고문치사

1987년 02월/ 평화의 댐 착공(18년만인 2005년 완공)

1987년 04월 13일/ 4.13 호헌조치(개헌논의 금지)

1987년 06월 10일/ 6.10 민주 항쟁

1987년 06월29일/ 6.29 민주화 선언 -5년 단임제의 대통령 직선제

1988년 02월/ 노태우 대통령 취임(제 6공화국)

1989년/ 목익환 목사 방북, 임수경 세계청년학생축전 참가 방북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1992년/ 김영삼 대통령 당선, 중국과 수교

1993년/ 3단계 3기조 통일 방안

1994년 07월 09일/ 김일성 사망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붕괴

1995년 04월 28일/ 대구 가스폭발 사건

1995년 0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1995년/ 전두환(12월), 노태우(11월) 전 대통령 구속 수감

19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1997년/ 황장엽 망명(2월), IMF 외환위기 구제금융신청(11월), 전두환,노태우 사면(12월)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2월), 정주영 소떼 이끌고 방북(6월)

2000년 06월 15일/ 남북 정상회담

2002년 06월 13일/ 주한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라크 파병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3월), 헌재 기각(5월)

2005년/ 강정구 교수 국보법 위반 발언,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웹 서핑 자료에다 내가 읽은 책을 토대로 더 끼워넣은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겨우 고치는 정도인데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중략)..

우리에게는 이제,옛날 사람들 같은 재주가 없는 모양입니다.

거인의 시대는 가 버린 것이지요."

 

윌리엄 수도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응수했다.

 

"그래요, 우리는 난쟁이들입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세요.

우리는 난쟁이는 난쟁이이되, 거인의 무등을 탄 난쟁이랍니다.

우리는 작지만, 그래서 때로는 거인들보다 더 먼 곳을 내다보기도 한답니다."

 

2.

특히 사랑이라는 병은 괴질이기는 하되 사랑 자체가 곧 치료의 수단이 된다는 이븐 하즘의 정의는 인상적이었다. 이븐 하즘에 따르면, 사랑이 괴질인 까닭은,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치료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3.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선(善)해야만 그 대상에 기울이는 사랑이 참사랑일 수 있는 법이다."

 

4.

".....아드소, 선지자를 두렵게 여겨라.그리고 진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자를 경계하여라.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는 대체로 많은 사람을 저와 함께 죽게 하거나, 때로는 저보다 먼저, 때로는 저 대신 죽게 하는 법이다...(중략)..인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할 일은, 사람들로 하여금 진리를 비웃게 하고, 진리로 하여금 웃게 하는 것일 듯하구나...(하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프랑스에선 이 주장과 저 주장이 싸우고 이 사상과 저 사상이 논쟁하는데 비하여 한국에선 사람과 사람이 싸우고 또 서로 미워한다는 사실이다.(중략)..우리에게 설득이란 단어는 있지만 우리 사회는 '설득하는 사회'가 아니다. '강요하는 사회'다.

 

2.

자본의 논리 또는 소유의 논리의 메커니즘에 길들여진 인간들이 이젠 마음 씀씀이조차 그렇게 되었다는 거지요. 우리들은 이제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는 것조차 아주 인색해졌다는 얘기요. 주는 것은 곧 마이너스이니까 손해보는 것, 더 나아가 패배하는 것이라고 인식하여 되도록 주진 않고 마냥 받으려고만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원래 인간의 마음이란 샘과 같아서 주면 줄수록 더욱 충만해지고 깊어지고 또 넓어지는 것이라고 믿소.

 

3.

한국에서는 공산주의자를 빨갱이라고 부른다. 공산주의자도 빨갱이지만 사회주의자도 빨갱이며, 진보주의자도 빨갱이며, 미국에 비판적이어도 또한 빨갱이다. 그리고 이상주의자도 휴머니스트도 또한 빨갱이가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4.

우리들은 나찌 독일이 사회 주변계급이나 유태인들에게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는 수술을 강제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비인간적인 수술을 제일 먼저 시행하여 나찌의 전범이 되었던 나라가 바로 미국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강제시술을 받아야 했던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범죄자도 아니었고 다만 가난한 집안 태생이거나 혹은 범죄자를 부모로 둔 죄가 있었을 뿐이었다. 미국은 이차대전 이후에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법이 폐기된 것은 7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5.

마음과 마음은 소리없이 맞닿을 때 더욱 아름답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있다. 유년에서 장년으로 특별한 일이 없이 지냈지만, 장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면서 괴상해지고, 노년에서 죽음을 맞기까지는 더욱 기상천외하게 변해 소년들의 길을 막고, 소년들이 호흡하는 공기를 자신들이 다 마셔버리는 인간들 말이다.


-‘진화의 길‘ 중..


2.

그런데 냉소하는 사람들은 개혁을 반대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보수를 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중략)..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일을 하고,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소리를 내며, 열이 있으면 있는 만큼 빛을 내야 한다. 설령 그 빛이 반딧불만하다 할지라도 어둠 속에서 다소라도 빛을 뿌릴 수 있을 것이기에, 횃불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


-‘얕은 못의 물이라도 바다를 본받을 수 있다.‘ 중..


3.

자유는 물론 돈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돈에 팔릴 수는 있습니다.


-‘노라는 집을 나간 뒤 어떻게 되었는가?’ 중..


4.

혹시 자신을 믿을 만한 사람이 못된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도리어 믿음직스러울지도 모른다. 청년들이 금 간판이나 내걸고 있는 지도자를 찾아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중략)..밀림을 만나면 밀림을 개척하고, 광야를 만나면 광야를 개간하고, 사막을 만나면 사막에 우물을 파라. 이미 가시덤불로 막힌 낡은 길을 찾아 무엇 할 것이며, 너절한 스승을 찾아 무엇 할 것인가!


-‘청년과 지도자’ 중..


5.

폭군의 신민들은 폭정이 남의 머리에 떨어지기만을 바라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며, 남의 참혹함을 자신의 오락으로 삼고, 남의 고통을 구경거리로 삼으면서 위안을 얻는다.

‘운 좋게 걸려들지 않는 것’만이 그의 유일한 능력이다.


-‘폭군의 신민‘ 중..


6.

노비는 걸핏하면 남에게 신세타령을 하곤 했다. 그럴 줄 밖에 몰랐고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어느 날 그는 총명한 사람을 만났다.

“선생님!”그는 슬프게 말했다. 눈물 한 줄기가 금세 볼을 탔다.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사는 꼴이 말이 아닙니다. 밥은 하루 한끼 먹을까 하고, 그것도 수수 찌꺼기로, 개나 돼지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이지요....(중략)”....”거, 참으로 불쌍하군“ 총명한 사람은 안 됐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지요!”그는 기뻤다. “밤낮 일하느라 쉴 새가 없어요. 이른 아침에는 물을 길어야 하고,...(중략)”....“쯧쯧, 저런...” 총명한 사람은 한숨을 내쉬었다.

“선생님, 전 이렇게 살아갈 수 없습니다. 무슨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해요. 하지만 무슨 방법이 있을지...”

“내 보기에, 자네에게는 분명 좋은 날이 올 걸세”

“정말요? 그렇게만 된다면야. 어쨌든 이렇게 선생님께..(중략)...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다더니 말이에요”

(중략)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그는 또다시 불평을 하기 시작했고, 신세타령을 들어줄 상대를 찾았다.

“선생님!” 그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시다시피 제 집은 외양간만도 못하답니다. 주인은 저를 사람 취급도 안해요...(중략)”

“이런 멍청이!” 듣던 이가 버럭 소리를 질렀고, 그는 깜짝 놀랐다. 그 사람은 어리석은 자였다.

“선생님, 제가 사는 데는 다 쓰러진 오두막이고요,..(중략)...사방에 창문 하나 없고요...”

“주인한테 창문 내달라는 말도 못해?”

“어떻게 그러겠어요?”

“좋아! 나랑 같이 가 보자구!”

어리석은 자는 노비 집으로 갔다. 그리고는 이내 흙담을 허무는 것이었다.

“선생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그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자네한테 창문을 내주려는 게야”

“안돼요! 주인님께 혼납니다!”

“괜찮아!”그는 계속 벽을 허물었다.

“누구없어요? 강도가 집을 부숴요! 빨리요, 꾸물거리다가 벽에 구멍나게 생겼어요” 그는 울부짖으며 바닥에 데굴데굴 굴렀다.

노비들이 우르르 물려와 어리석은 자를 쫓아냈다.

(중략)

그날,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 그를 위로해 주었다. 그중에는 총명한 사람도 있었다.

“선생님, 이번에 제가 공을 세워 주인님께서 칭찬해 주셨지요. 선생님이 지난번에 그러셨죠, 분명 잘 될거라고요. 정말 선견지명이 있으십니다.” 그 노비는 꿈에 부푼 듯 유쾌하게 떠들었다.

“암,그렇고 말고” 총명한 사람은 덕택에 자신도 유쾌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총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자, 그리고 노비’ 중..


7.

선두를 다투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꼴찌를 부끄러워하지 않을 용기도 없다...(중략)..나는 운동회를 보러 갈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우승자는 당연히 존경할 만하다. 그러나 뒤떨어졌으되 기거이 경승점까지 달려가는 주자와 그런 주자를 비웃지 않고 진지하게 보는 관객, 그들이야말로 중국 미래의 대들보이리라.


-‘선두와 꼴지’ 중...


8.

물론 현재에 불만일 수 있다. 하지만 뒤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앞에도 길이 있기 때문이다.


-‘등불 아래서 쓰다’ 중..


9.

설사 쓰는 것이 대부분 가시 같은 것이라 하더라도, 글을 쓴다는 것은 얼마간 평화로운 마음을 필요로 한다.

(중략)

먹으로 쓴 것이 피로 쓴 사실을 가릴 수는 없다.


-‘꽃없는 장미’ 중..


10.

망각이라는 이름의 구세주가 강림하려 한다.


-‘류허쩐 군을 기념하며’ 중..


11.

쇼펜하우어의 수필집 <부업과 보충>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고슴도치들이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막으려고 한데 모인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의 가시에 찔려 아픔을 느끼고는 떨어진다..(중략)..사람들은 사교의 필요 때문에 한 곳에 모여 살고, 또한 각기 싫어한는 많은 성격과 흉한 결함 때문에 떨어져 산다. 그들이 마침내 발견한 것은 ‘거리’이다. 그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하는 중용의 거리가 바로 ‘예절’과 ‘상류사회의 풍습’이다. 이 거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영국에서는 이렇게 소리친다. “keep your distance" 그러나 이렇게 소리쳐도 그 효력은 고슴도치 간에나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왜냐하면 고슴도치들이 서로간의 거리를 지키는 것은 아프기 때문이지, 남이 소리를 쳐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슴도치들 사이에 가시가 없는 다른 것이 끼어 있다면 아무리 소리를 치더라도 그들은 비비고 들 것이다. (중략)..그러나 이는, 그대만이 가시가 없어 그들로 하여금 적당한 거리를 지키도록 하지 못한 탓이다.


-‘양과 고슴도치’ 중..


12.

사람들은 “출세도 하고 돈도 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둘은 결코 병렬적인 것이 아니다. 출세는 오직 돈벌기 위해서일 뿐이며, 돈을 벌기 위한 실마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료들은 현재 조정에 의지하고 있다 하여도 조정에 충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공무원들은 관청에 의지하고 있다 하여도 결코 관청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나라님이 청렴하라, 명을 내려도 졸개들은 들은 시늉도 안하며, 오직 ‘은폐’로 답할 뿐이다.


-‘모래’ 중..


13.

사실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공을 세운 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만 그래도 우리는 그의 영웅적 행동에 탄복해 마지않는다. 심지어 우리들 조상이 몽골 사람들에게 노예로 된 적이 있으면서도, 우리는 칭기즈 칸을 공경한다. 그리고 나치 입장에서 볼 때, 황인종은 하등 인종으로 떨어졌음에도 일부 사람들은 히틀러를 자랑으로 삼는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이들 세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살성(殺聖)들이기 때문이다.

(중략)..우리가 천연두라는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주었다. 이처럼 종두법이 발명되고부터 이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구원받았는지 모른다. (중략)..그러나 우리들 가운데 종두를 발명한 제너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살인자는 세계를 파괴시키고, 구세자는 세계를 보수하고 있다.


-‘나폴레옹과 제너‘ 중..


14.

감각이 섬세하고 예민한 것은 마비된 것보다는 물론 발전한 것이다. 하지만 생명이 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한계 내에서 그렇다. 생명이 진화하는 데 관계가 없거나 심지어 장애가 된다면 그것은 진화 속의 병태적인 것이어서 머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여유로운 복’을 누리고 ‘가을날의 사색’을 누리는 고상한 사람과 누더기 옷을 입고 거친 음식을 먹는 천한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누가 살아나갈 수 있는지는 결국 분명해진다. 그래서 차를 마시고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 나는 생각한다. 좋은 차를 몰라보고, 가을날의 사색이 없어도 그것도 괜찮다고.


-‘차를 마시며’ 중..


15.

죄를 심문할 때 그들은 이게 아니라면 또 다른 것을 찾아낼 것입니다. 세상사라는 것이 흔히 죄를 심문하기 전에 미리 죄가 정해져 있고 그런 뒤에 구체적인 죄상(보통 10가지)을 수집하는 것입니다.


-‘미래를 지나치게 밝게 본 잘못’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