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루쉰 지음, 이욱연 엮고 옮김 / 예문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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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루쉰의 잡감(雜感).

 

역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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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김경미 옮김 / 책만드는집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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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비록 옮겨 적고 싶은 구절은 단 한군데도,
정말 단 한군데도! 없었지만 재밌게 잘 읽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은 정말 탁월한거 같다.

자꾸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야기는
작가의 애교정도로 봐줄 수 있으리라.

뒤로 갈 수록 점점 커지는 에릭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
이제 정말 몇장 안남았는데도 에릭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자, 독자를 위한 혹은 후대 작가들을 위한 상상력의
여지를 남겨둔 걸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줄줄 쏟아져 나오는 에릭의 과거이야기가
이 책을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게 만든 요소가 아닐까
(공포추리소설,추리소설들이 대부분 그렇듯
끝부분쯤 가면 사건도 다 해결되고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한다.)

마지막에 배치한 것도 작가의 능력.
뒤로 갈수록 궁금해할 것이라는 걸 미리 알았던 것일까?

읽을수록
오페라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근데
읽으면서 배트맨의 펭귄맨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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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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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담의 릴레이,당시 일본의 풍속기
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는 이 꽤나 두꺼운 책은

'일본 문학 100년 사상 최고의 국민작가,최대의 걸작'
'일본 근대소설의 최고봉'
'강건한 사상성과 다채로운 언어 구사로 인간 심리의 불안과
고뇌를 그려낸 천재적 작가 소세키의 최대 명작'

이라는 엄청나고도 무시무시한 타이틀이 주는 부담감과는
거리가 멀다.

재미있는 표현이 아주 많이 나오고
책을 읽다가 소리내서
ㅋㅋㅋ 웃은 적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냥 그런 소설은 아니다.(아니겠지;)

하지만 책도 두꺼운데 저런 타이틀을 붙여
독자를 멀리할 필요가 있을까

작가들 자신이 맘에 들어하는 작품은 대체로 최근작이라 한다.
하지만 독자들의 경우에는 데뷔작이 아닐까?(물론 '작가'의 경우다)
가수들의 경우도.영화감독의 경우도.
데뷔작에 '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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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묻지 맙시다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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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두 다섯 편의 짧막한 글들을 모아 놓은 이 책은 생각해 볼 많은 문제들을 던지고 있다. 얇은 책 두께에 비해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데, 전쟁과 파시즘,언론,종교,이민과 이주,관용에 대한 문제들이다. 내가 약간 놀란 것은 조원들의 '모르겠다' 식의 반응들이었는데, 에코를 처음 접하기에는 조금 어려웠나하는 생각도 든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나 '장미의 이름' 정도가 적당했을까? 지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는 유희로서 글쓰기나 여유롭고 유머러스한 반어법 등이 이 책의 주제에는 잘 묻어나지 않아서 약간 어렵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서문을 구해서 읽어보기 바란다.(소담출판사에서 나온 '동물농장'에는 포함되어있다.) 조지 오웰의 서문에도 잘 나타나있지만 이 책, 특히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볼테르의 "광신주의자들의 열성이 수치스러운 것이라면 지혜를 가진 사람이 열성을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수치스러운 일이다. 신중해야 하지만 소극적이어선 안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또 '자살하는 사람들 앞에서 인명의 소중함을 호소하는 것은 전쟁이 인류의 제도로서 존재하는 한 철저하게 위선'이라는 러셀의 말도 떠오른다. 원형 파시즘의 공통된 특징 14가지를 읽으면서는 '우리안의 파시즘'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찾아보니 그런 제목의 책이 있었고, 시간이 된다면 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이 책을 부르는 경우라 하겠다. 14가지 특징을 보면서 내 안에 우리 사회 안에 여전히 그런 속성들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것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은 경험이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대개가 그렇다. 밝히고 싶지 않은,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침묵하고 받아들이는 그런 부분들. 나는 이게 우리 시대에서 윤리와 도덕이 차지하는 위치라고 생각한다.

관용에 대해서 이 책은 관용이 선천적인 것이 아님을 인정하고 들어간다. 이상해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관용한다는 것은 이미 관용이 아니며, 이상해보인다는 말은 이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가치를 포함한 말이 된다. 에코는 이 점을 깨끗하게 인정한다. 그리고 교육에 희망을 건다.  

이 책을 읽고 '자연스럽다'는 말이 꼭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 단순한 사실이 이 책을 읽고 얻게 된 가장 큰 소득이다. 지금까지 자본에 눌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은 비단 윤리뿐이 아니지만 이제는 제 목소리를 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것은 법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어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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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현경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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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책은 몇개 읽어 본 것은 없지만
현란하고 현학적이다. 역시 기호학자답다

상상력도 풍부하다.

비교적 최근 출판된 것이 분명한 이 책은
앞으로도 에코의 책 치고는 별반 인기를 끌지 못할 듯 하나,

글쓰기에 있어서
그가 가진 유머러스함과 현란함,그리고 상상력
적재적소(이런 걸 적재적소라 할 수 있다면 말이다)에 갖다 붙이는
단편적 지식들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사랑의 학교'로 어렴풋이 기억되는 내용의 이야기에서
역시 어렴풋이 기억되는 프란티라는 아이
'프란티에 바치는 찬사.'
(프란티를 위한 '변명'이 아니라서 더욱 맘에 든다.
변명은 비겁하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는 순간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티비로 생중계한다는 가정.
'아메리카의 발견'

성서와 단체의 신곡,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칸트의 실천이성 비판,
카프카의 심판,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등
유명 작품들에 대한 출판을 거부한다는 가상의 편집자의 편지를
모아 놓은
'애석하지만 출판할 수 없습니다.'

지폐에 대해 비평한 것이 포함된
'희한한 세개의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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