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월에 타버린 그의 가슴이 한겨울 찬 바람에 붉게 물들었다.

 

2.


허삼관이 눈물을 흘릴때 삼락이가 걸어와서는
아버지가 우는 것을 보고
자기도 따라 울곤 했다.
삼락이는 아버지가 왜 우는지 몰랐고,
자기가 왜 우는지 역시 몰랐다.
아버지의 상심이 그에게 전해지는 것이
마치 다른 사람이 재채기할 때
자기도 따라서 재채기를 하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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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이 선량하고 훌륭한 인격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로부터 항상 바보 취급을
당하게 되면 정말 바보처럼 변하게 된다.

그들의 비웃음과 비난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바보와 성자' 중
 
2.
돌아오면서 나는 생각했다.
'고작 갈가마귀가 아닌가.녀석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런 것은 신경쓸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그런일을 당하면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갈가마귀의 조롱을 받는다면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훌륭한 토론이나 완벽한 논리로도 갈가마귀의 입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상처는 더욱 심한 것이다.

-'인간에 대한 조롱'중
 
3.
모아(19세기 말에 멸종된 큰 새)는 몸 길이가 4미터나 되는
큰 새이다.이 새는 키가 크기 때문에
보통 사람의 머리를 넘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모아는 날개가 없지만 대단히 빨리 달려서 원주민들은
이것을 타고 다녔다.
시속 60킬로미터로 600킬로미터를 계속 달리고
난 뒤에도 힘이 넘쳤다.

뉴질랜드에 철도가 처음 부설되었을 때,모아는 아직 생존해있었다.
모아는 우편물을 운반하는 일을 맡았었다. 철도는 현재와 똑같은
시간표로 운행을 개시했다. 일주일에 시속 30킬로미터의 급행 2편.
그러니 모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결국
철도회사는 우편물을 획득하기 위해서 모아를 박멸하고 말았다.

-'경쟁은 멸종을 가져온다' 전문
 
4.
이 애벌레는 조물주가 부여한 규칙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그는 이 규칙을 따라 밤의 나방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작은 굴과 작은 묘를 파서 그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누워
몸의 일부를 흙에 파 묻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부터 조물주의
장난이 시작되었다. 조물주는 애벌레에게 특이한 버섯 포자를
날려보냈다. 포자 몇 개가 애벌레의 목덜미 주름에 떨어져 싹을
틔우고 자라기 시작했다. 애벌레의 잘못이라면 목을 닦지 않았다는
것뿐이었다. 뿌리가 그의 몸을 먹어들어가 구멍을 뚫고 마침내 이
생물을 빨아들여 수액으로 삼았다.
벌레는 서서히 죽어 나무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나무 애벌레가 되어
여기에 있다. 예전의 모습이 구석구석까지 미묘하고 정교하게
보존되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되었고,
줄기는 그의 기념탑처럼 몸바깥으로 우뚝 서 있다.

그 모습은 바로,그의 충성과 조물주에게서 받은
불공평한 보답을 기념하는 탑이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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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그대를 손짓하여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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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량이 없는, 핏발선 눈을 가진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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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알바하러 가서

조금만 읽고 영어공부 좀 해야지 했던 것이

그날 온 종일 이 책만 붙잡고 있게 만들었다.

 

이 책이 그 해 가장 번역이 잘 된 책으로 뽑혔다는데

사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글쎄올시다이다.

하지만 읽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옮긴이의 말이 없었던 것은 괜찮았다.

 

이 책에는 저자들의 말처럼 관통하는 중심 주제가 정말 '없다'

하지만 놀랍게도

 

-경제학자에게 이런 약간은 문학적인 기술이 있다는 것에

놀라는 것이 하나의 편견이며 그다지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는 해도 말이다.

 

하나의 소재에서 다른 소재로 넘어가는 부분의 솜씨는 놀랍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흡인력이 강해서

마치 전 소재와 다음에 나올 소재 사이에 실제로

공통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뒷부분에 소개된 이름에 관한 논의에서는

우리나라 사정이 아니라 그랬는지 지루한 감이 좀 있었다.

 

 

물론 여기 소개된 모든 이야기들을 이어주는 끈은 있다.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반응하며

조금만 합리적으로 이치에 맞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알고있는

많은 사회통념들은 가짜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증거로 '숫자'에 기초해 있는 데이터들을 제시한다.

 

평소 숫자나 통계의 신빙성,유의미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나에게

이런 주장은 흥미롭기도 하거니와 내 생각에 대한 검증을

해보고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물론 실제 연구를 진행시킬 능력은 안되고 책을 통해서다-_-) 

 

이른바 책이 책을 부르는 경우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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