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편집자 - 어느 여가사회학자의 행복에 관한 연구
최석호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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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목표 중 하나인 '꾸준히 독서하기'를 실천하기 위해 자주 방문하는 인터넷 서점에 접속했다. 1월이기 때문인지 다행히도 목표를 실천하려는 내 열정은 아직 불타오르고 있는 상태였고 나는 카테고리별 추천도서와 주요 키워드를 따라 서핑한 끝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시간편집자'라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최근 유행하는 타임슬립 (Time Slip)을 소재로 한 시류에 편승한 책이 아닐까?'였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을 반전시킨 것은 이 책의 부제(副題)였다.

 

 

'어느 여가사회학자의 행복에 관한 연구'

 

 

일단 '여가사회학'이란 생소한 이름의 학문에 호기심을 느꼈다. 여가에 관한 학문이 있었나? '행복'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행복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고 인류 공통의 관심사이지만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추구하는 방식과 지향점이 다른 것인데 과연 보편적인 연구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올해 우리 가족의 새 식구가 되는 아기의 태명을 '행복이'라고 지었을 정도로 요즘 행복한 삶의 구체적 실천 방식에 대한 내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런 과정을 지나 이 책은 장바구니를 거쳐 내 방 서재로 무사히 배송되었다.

 

 

책을 받아보고 나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이 책의 표지였다. 예전에 분명 어디서 보았던 그림인데… 그런데 그 그림이 맞나? 이런 무채색 톤의 그림이 아니였던 것 같은데… 하지만 저 메시지를 들고 있는 여자의 모습은 확실히 기억에 있는데…

 

 

궁금증을 뒤로 하고 책에 대해 탐독해나갔다. 인간의 낙원에 대한 갈망은 삶의 고통의 반증이다. 낙원에 대한 열망은 현실의 삶의 고통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지적한바와 같이 인간은 고통속에서 문명화과정 (Cvilising process)을 거쳐왔고 이를 통해 사회는 열정적이지만 위험한 상태에서 안전하지만 지겨운 상태로 변화되었다. 문명화 과정 속에서 이상향에 대한 갈망도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었다. 서양에 ‘에덴동산’, ‘유토피아’, 아르카디아’가 있었다면 동양에는 '무릉도원', 태평성세의 상징 '요순시대', 홍길동의 '율도국'이 있었다

 

모든 이상향은 유토피아처럼 현실세계 어디에도 없는 곳이거나 천국처럼 죽어서나 도달할 수 있는 곳으로 현실의 삶에서는 거의 달성 불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인간의 의지’의 유무를 기준으로 유토피아형과 아르카디아형 이상향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유토피아형은 토마스 모어의 구상처럼 인간의 의지가 실현되는 인공적 이상사회를 의미한다. 유토피아형에는 태양의 도시 ‘캄파넬라’, 플라톤의 ‘폴리테이아’, 베이컨의 ‘노바 아틀란티스’ 등을 들 수 있다. 아르카디아형은 산과, , 초원에서 자연과 함께 평화롭게 사는 목가적 이상향을 의미한다. 아르카디아형에는 인류 최초의 고향 ‘에덴동산’, 요정들의 낙원 ‘아발론’, 축복 받은 이들이 사는 땅 ‘엘리시움’ 등을 들 수 있다. 동양에서는 ‘요순시대’와 ‘무릉도원’이 두가지 유형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대인의 이상향은 어떤것 일까?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을 반전시켜줄 수 있는 ‘대항운동 (Counter-balancing)’이자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언젠가는 현실이 될 것 같지만 잡힐듯 잡히지 않는 꿈과 같은 것… 문명화가 진행된, 일과 삶의 조화 (Work & Life Balance)가 중요시되는 현대인들에게 현실적인 이상향의 모습은 아르카디아형 보다는 유토피아형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Work)은 현대인들이 가정과 삶(Life)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불가결한 것이 되어버렸고, 이러한 현실의 문명사회에서는 목기적 이상향 보다는 인간의 의지가 반영되고 실현되는 사회가 이상향의 모습일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는 짧지만 지친 일상에서 탈피하여 리프레쉬할 수 있게 해주는 유급휴가는 유토피아형 이상향의 하나의 형태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표지의 그림이 내게 다시 말을 걸기 시작한다. 일단 책을 받았을 때부터 궁금했던 그림의 원본과 저작자를 찾아보았다. 표지의 그림은 페르낭 레제 (Fernand Leger, 1881 ~ 1955) <여가 - 루이 다비드에게 보내는 경의>였다. 그림의 이름이 말해주듯이 ‘여가’와 여자가 들고 있는 ‘루이 다비드에 대한 경의 (Hommage a Louis David)’라는 문구는 이 그림의 의미를 말해주는 두 키워드이다. 루이 다비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고전주의 화가였고 동시에 급진적 자코뱅파의 일원이자 공화주의자이기도 했다. 레제는 이러한 다비드의 화가의 삶 이면의 정치적인 면모에 주목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시간 단축은 고통 속에서 이루어진 문명화와 노동자들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하였듯이 미국은 1938년 ‘공정노동기준법’을 제정하면서 8시간 노동을 하게 되었고 프랑스도 1936 40시간 노동제가 보편화되면서 노동자들이 유급휴가를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사회적 역사적 배경을 접어두고 그림의 이미지에 주목해보면 바닷가로 휴가를 떠난 노동자 가족의 행복한 모습이 원색의 밝고 경쾌한 색채를 통해 다가온다. 자전거와 정장이 전원적 배경과 어우러지는 이 그림이야말로 현대인이 꿈꾸는 유토피아형 이상향이 아닐까? 하지만 우리는 이 그림이 가지고 있는 다른 하나의 키워드인 ‘루이 다비드에 대한 경의’를 놓쳐서는 안된다. 그림이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는 휴가는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투쟁을 통해 쟁취한 역사적 산물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노동자들은 고통스런 문명화의 결과로서 노동시간 단축과 유급휴가를 얻었고, 이를 통해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는 현대적 유토피아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문화적 환경의 변화와 사회적 위치의 차이 등으로 인해 현대인들은 진정한 의미의 여가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

 

 

다시 한번 표지의 그림을 살펴보았다. 원작과 다르게 어두운 톤의 배경 속에서 무채색으로 변한 행복한 가족의 모습… 이 책의 표지는 그 힘들고 어려운 역사적 과정을 통해 휴가를 쟁취해냈지만 정작 제대로 활용을 못하여 행복의 의미가 퇴색되어버린 현대인들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미지 언어가 나와 내 삶을 바꾼다’는 저자의 주장을 체험하게 된 순간이었다.

 

인간은 행복을 찾아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로 떠나지만 진정한 행복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재에 있다. 행복은 기업의 VISION처럼 먼 훗날의 미래에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현재 당신 자신이 내리는 선택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돌아본 바와 같이 사람들은 행복을 목표로 삼지만 지금 이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행복해지길 원하는 그대,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행복한 삶을 위한 작지만 단단한 첫 시작을 '시간선택자'로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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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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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현실이 드라마 보다 극적이다.

신문배달, 구두닦이, 외판원을 전전한 10대 소년은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가난을 스승으로 여기며 주경야독 끝에 검정고시에 합격하며 배움에 대한 끈을 이어나갔다. 그가 복싱을 시작한 계기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하나의 문장 때문이었다.

 

 

 

 

 

 

 

그는 천부적 재능 보다는 타고난 성실함과 노력으로 승부하는 복서였다. 세계챔피언이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겠다는 꿈을 가진 그에게 휴식은 사치였다. 82 11월 마침내 WBA 라이트급 챔피언전에 진출했고 그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14라운드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이후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자신이 물려준 가난 때문에 복싱을 시작했다고 자책하며 3개월 후 아들의 뒤를 따랐다. 경기의 주심도 선수가 위험한 상태에서 경기를 강행했다는 죄책감에 7개월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그의 2세에게 그가 지어준 이름은 지완(知完, 완전히 알다)이었다.

 

 

 

만약 주심이 선수의 몸상태를 보다 면밀히 관찰하고 경기 운영에 대한 재량권을 더 발휘했더라면? 만약 선수보호를 위한 복싱규칙 개정이 경기 후 뒤늦게가 아닌 경기 전에 이루어졌더라면? 만약 프로모터가 자본의 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보다 신중하고 공정하게 시합을 주선했었더라면? 만약에... 만약에...

 

 

 

복싱은 현존 최고(最古)의 스포츠 경기로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 충실하게 발현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복싱을 싸움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복싱에는 규칙이 있고 규칙에 따라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하는 심판이 있기 때문이다.

 

 

 

 

 

 

 

복싱이 오늘날의 대중 스포츠가 된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희생 속에서 만들어진 문명화의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체적 약자, 이유도 없이 경쟁에 내몰려야 하는 자들에게 체급과 규칙은 최소한의 보호구였고, 링 위에 오르면 철저하게 혼자였던 선수들에게 심판은 공정한 경쟁을 위한 최후의 보루였다.

 

 

 

이 소설을 읽은 후 얻은 최고의 수확은 ‘대한민국 법원은 분쟁의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어느 정도의 답을 얻었다는 것이다.

 

 

 

 

 

 

 

판사들은 그들 자신이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상황에 공감하고 단순한 처벌뿐만이 아닌 치유의 영역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복싱에서 주심의 역할은 진행 보조에 그치고 승패를 포함한 경기의 운영은 전적으로 복서의 실력과 전략, 전술에 달려 있듯이 결국 사회문제의 해결은 결국 시민들의 깨어있는 힘에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권리 위에 잠자고 있는가?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유감, #김득구, #복싱, #상처의 치유자, #법원, #판사,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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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 -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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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견된 파국 : Welcome to the Jungle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프레임은 신자유주의이다.

세월호는 우연하게 발생한 단순한 해양사고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이 집약된 예견된 사고라는 것이다.

이윤 극대화를 위한 증축과 개축, 과적과 평형수 부족이 그렇고,

선원들 대부분이 비정규직이었다는 점이 그렇다. 또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안전을 담보하고 관리해야할 국가기관이

구조적 유착으로 탈규제에 이르게 정황이 그렇다.

세월호는 국가와 사회의 부재 속에 약육강식의

원초적 본능과 무질서만이 존재하는 정글에서 잉태되었다.

또한 이는 원자화된 개인의 처절한 몸부림만 남아있는 2000년대

대한민국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여기 세상 속으로 던져진 한 사내가 있다. 그는 등장부터가

폭력적이었다. 후미진 공원의 화장실에서 17세 미혼모를 모태로

세계에 대한 이물(異物)감을 느끼며 태어난 그는 살아가면서

본능적으로 세상의 부조리함을 느끼게 된다.

보육원, 학교, 선도연합회, 소년원, 권투연맹을 거치며 소년을

 

둘러싼 세계의 부조리는 더욱 치밀해지고 체계화되었고 결국엔

삶 자체가 되었다. 누구도 자신을 보살펴줄 사람이 없다는 것과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지키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세계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통해 내 모습이 아닌 세상이

원하는 나의 모습으로 허상을 만들며 세상에 대한 방어벽을

구축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그의 삶 자체를 무너뜨린

그 이름마저 신자유주의스러운 신자유대교의 붕괴라는 예견된

 비극이 있기까지 스파링에 불과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하는 신자유주의의

본질적 문제는 무엇인가?

 

 

 

 

2. 경쟁사회 : 당신은 안녕한가?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 매커니즘을 통해서 개인에게 무제한의

사익 추구를 허용하는 시장 친화적 이론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절대 경제논리로 평가할 수 없는 사랑과 우정과 같은 인류보편적

가치마저도 시장경제라는 악마의 멧돌 (Satanic Mills) 앞에서

경제논리로 전락한다.

시장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와 사회는 후퇴하고

상품만이 남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와

기회의 평등은 보장되지만 이는 자기책임의 원칙이라는 덫을 위한

장치에 불과할 뿐이다.

 

얼마전 화제가 된 공익광고를 보면서 광고 메시지 이면의 의미가

떠올라 섬찟 놀랐던 적이 있다. 그것은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화제가 된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경쟁에 지치고 상처 받은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경쟁사회라는 광고였다.

 

 

"포기하지 마라. 좌절하지 마라. 경쟁에서 이겨라.

저는 그런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좌절할 수도

포기할 수도 있죠. 경쟁에서 질 수도 있습니다.

저도 지는데 익숙한 선수인데... 대신, 이런 말을 하고 싶어요.

괜찮아. 넌 잘 하고 있어"

 

 

 

 

 

 

무한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진정한 위로는 무엇일까?

"괜찮아, 승패와 상관없이 넌 잘하고 있어"라는 말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수저계급론, 헬조선으로 대표되는 불공정성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불공정의 원인이나 경쟁 구도를 만든 지배권력에 대한

문제제기도 없이 던지는 한마디 위로가현실을 바꿀수 있을까?

이유도 모른 채 경쟁에 내몰려야 하는 개인에게

"괜찮아, 넌 잘하고 있어"라는 말은 거대한 시스템을 위한 또 하나의

현상유지의 방편에 그치는 것은 아닐까?

마치 신자유주의라는 쇠로 만든 새장 (The Iron Cage)

유지하기 위해 개인은 시스템의 부속품처럼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처럼

 

 

이 소설의 문제제기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소설 속 장태주는 이 세계의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이고 이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문제를 해결해야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문제의 영역으로부터

배제시키는 시각과 부조리가 관행으로 자리잡고 하나의 삶으로

편입되는 과정이 전체의 문제를개인의 문제로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그를 둘러싼 세계의 질서에 문제를 제기하며

복서로서 그의 주특기인 인파이팅 스타일로

세상의 질서를 바꾸기 위한 시도를 한다.

 

 

 

 

 

 

 

복싱이 수천년에 걸쳐 진화하며 대중 스포츠로 남은 이유는 상대를

제압하고자 하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 제한된 규칙 안에서 충실히

발현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파이팅 스타일의 타이슨과

아웃복서 스타일의 알리가 모두 복싱의 전설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상대를 쓰러트리려는 의지"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복싱에서 스타일이 아닌 의지와 자세가 중요한 것처럼

세계의 본질을 파악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노력도

역시 진짜로 하고자 하는 의지와 자세가 중요하다.

 

 

 

 

 

 

 

그럼 우리가 진짜로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3. 오래된 미래 : 인간가치 회복과 연대를 통한 질서 정립

 

 

완벽한 이념은 없다. 이데올로기는 적절한 방법으로 통제되어야

한다. 지나친 경쟁 속에서 세계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할 것은 이성의 한계를 인정하고 인간 본연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인간의 가치가

저 악마의 맷돌의 수레바퀴 아래로

빨려 들어가기 전에

 

 

 

 

 

 

 

그리고 쉽사리 변하지 않는 세계에 절망하며 무릎꿇지 않고

 

같이 공감, 분노,연대하며 상호협력과 공생의 질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낡은 질서를 청산하고 연대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원하는 삶의 반복되는 패턴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장태주의 모습은 행복마저도 시스템화하고자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 우리의 불신과 불안을 보는 것 같아

서글프기까지 하다.

 

 

 

 

 

 

 

기억과 회상을 통해서 현재의 자아가 과거의 자아를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것은 성장소설의 전형적 구성형태이다.

소설 속 장태주도 두개의 자아로 분리되어 과거의 자아가 겪었던

사건을 현재의 자아의 관점으로 서술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과거의 위대한 유산을 미래적 가치로 환원하는 것,

이것이 신자유주의 문제의 해결책인 동시에

우리가 꿈꾸는 오래된 미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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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란트 - 처음과 마지막
아돌프 갈란트 지음, 성동현 옮김 / 길찾기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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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leadership)이란 리더가 갖는 성향, 행동, 상황 등과 관련되는 제반특성들을 묶어서 부르는 일반적인 개념이다. , 리더십 이론은 리더의 성향과 행동, 상황에 주목하며 발전해왔다. 성향이론은 초기 리더십이론으로, 리더들이 갖추고 있는 독특한 성향이 리더십과 중요한 연관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리더십 성향을 확인하고, 측정하는 기법을 개발하고 그러한 기법을 사용해서 리더들을 선별해 내려는 의도를 가진다. 행동이론은 경험적 검증이 힘든 성향이론에서부터 탈피하려는 것으로, 리더십을 관찰가능한 과정 혹은 활동으로 보려는 접근이다. 행동이론의 목적은 어떤 행동들이 효과적인 리더십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결정하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황이론은 한 리더의 효과성은 상황에 의존한다. 그 결과 동일한 리더가 어떤 조직이나 상황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고, 다른상황에서는 효과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 효과적인 리더십 수행을 초래할 수 있는 리더-상황간의 적합(fit)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고자 하는 이론이다.

 

오늘날 아돌프 갈란트에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돌프 갈란트는 훌륭한 군인이었다. 104기 격추기록을 가지고 있는 갈란트는 200300기 격추에 빛나는 에리히 하르트만 등 독일의 슈퍼 에이스에 비해서는 얼핏 초라해보일 수 있지만 40대에 그친 당시 미국이나 영국의 슈퍼 에이스에 견주어 볼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하르트만이 소련의 미숙한 조종사들을 상대하여 전적을 쌓은 반면에 갈란트는 능숙한 서방 연합군 조종사들만을 상대해 전적을 쌓았다. 이렇게 갈란트는 탁월한 식견과 능력을 갖춘 군인이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그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군인으로서의 그가 아닐 것이다. 그 힌트는 왜 최근 제2차 대전에 참전한 독일이나 일본 지휘관의 자서전이 출간되는지 에서 찾을 수 있다.

그 해답은 갈란트가 리더였다는데 있다. 갈란트는 훌륭한 군인이고 공군의 슈퍼 에이스였지만 전장을 지휘했던 지휘관이었고 중장이었다. 리더와 리더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전쟁이라는 급박하고 처절한 환경 속에서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교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히틀러와 함께 2인자로 유명했던 괴링에 비해 많이 주목받지 못하였지만 갈란트는 스페인 내전부터 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참전한 베테랑으로 전투기 총감으로도 활약했고 이후 독일 공군의 슈퍼 에이스들을 모은 제트전투기부대 JV44를 지휘했다. 갈란트는 현장형 리더이자 행동형 리더였다. 책속에도 등장하지만 그가 사무직인 총사령관을 거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나는 이 인사조치에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 “저는 제 비행대에 만족하고, 직책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합니다. 거기다 지상근무에 묶여 자주 출격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 P.155 -


이 책은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다. 리더십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보여주는 교과서이기도 하고, 2차 대전의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역사서이며, 당연하게도 인간 갈란트를 살펴볼수 있는 자서전이기 때문이다. 다른 면을 다 차치하고서라도 인간 갈란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을만큼 그의 인생 자체가 참 드라마틱하다. 104기 격추기록을 가지고 있는 전설적 조종사가 시력 때문에 강제 예편 위기를 극복했다는게 상상이 가는가?

군의관의 고민하는 소리가 들렸다. 군의관의 결정에 모든 인생이 걸려있었다.
“왼쪽 눈도 아무 문제가 없는 같군.

“예, 아무 문제 없습니다. 군의관님.

사실 나는 친구에게 부탁해 몰래 입수한 시력검사표를 주에 걸쳐 완벽하게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었다. 
 

- P.60 -

 

전쟁상황에서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장면은 덤이다.

그의 리더로서의 능력도 되짚어볼만하다. 책상 앞보다 조종석에 앉아 공중전에 나섰던 그는 철저한 야전형 지휘관이었다. 그는 총감직을 맡아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도 가끔 부하들과 함께 전투비행을 했으며, 항상 일선을 직접 돌아보면서 부하들의 고충을 진심으로 해결해주려 노력했다. 그 때문에 대전 말기의 독일 공군 장병들이 거의 유일하게 신뢰를 보냈던 인물이었다.

 

아돌프 갈란트는 휴머니스트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이건 말하자면 스포츠 같은 것이다, 이미 승부가 끝난 것인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라는 말을 남긴 그는 신사이기도 했다.

그의 다양한 매력속으로 들어가 보자.

 

 

비행은 단순히 열정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열정이고 삶의 외침이다.”

-     아돌프 갈란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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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시이 빵 - 빵 덕후가 이야기하는 일본 빵의 요모조모
판토타마네기 지음, 황세정 옮김, 오기야마 가즈야 감수 / 시그마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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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TV에서 능력자들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감탄했던적이 있다. 능력자들은 일명 오덕후라고도 하는 어떤 한 분야에 대해 빠져있는 사람들의 전문성과 열정에 대해 조명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때 내가 감탄한 능력자는 빵 능력자였다.

 

 

 빵능력자는빵의 무게도 알아맞추고 빵만 보고도 빵집 이름을 알아맞추는 진정한 빵덕후 고수의 면모를 보여줬는데 빵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새삼 느끼며 감탄할수밖에 없었다.

 

 

특히 전국유명빵집 단팥빵 30개를 공수하여 겉과 속모양을 보고 알아맞추는 테스트는 프로그램의 백미였다. 각 빵에 대한 부연설명은 물론 차이점과 빵집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등 빵능력자가 그 프로그램에서 말했던 것은 빵의 짧은 역사라고 해고 과언이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 판토타마네기도 자타공인 빵 덕후다. 단지 맛있는 빵을 먹기 위해서 빵집이 많은 교토로 이사를 했을 정도다. 이 책에서도 빵덕후답게 빵의 종류와 역사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빵과 관련된 다양한 용어 설명과 맛집 소개까지 빵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일본 각지에서맛볼 수 있는 지역 특산 빵에서부터 전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빵을 책한권에 집대성하였다.

 



대표적으로 우리 가족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가사키 카스테라, 바나나 1개를 통째로 스펀지케이크로 감싼 마루고토 바나나, 화이트크림을 넣은 쿠페빵에 초콜릿을 입힌 긴초코, 모자처럼 생긴 고치의 모자빵, 식빵을 길고 얇게 썰어 장미처럼 만든 시마네의 바라빵, 빵 속에는 생크림을 위에는 양갱을 올린 홋카이도의 양갱빵 등 다양한 일본 빵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프랑스의 샹피뇽, 독일의 슈톨렌, 덴마크의 크링글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빵을 소개한다. 이른바 덕후가 만든 빵 잡학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빵덕후 저자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빵과 관련된 대쵸적인 노래와 영화, 빵 반죽을 할 때 들으면 좋은 노래 등 빵과 관련된 모든 컨텐츠를 집대성하였다.

빵은 더이상 우리의 미각만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아니다. 시각과 청각 촉각 후각은 물론 그 속에 담긴 문화적 컨텐츠까지 하나의 살아 있고 진화하는 역사라고 할수 있다.

당신 빵에 대한 역사가 궁금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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