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란트 - 처음과 마지막
아돌프 갈란트 지음, 성동현 옮김 / 길찾기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리더십(leadership)이란 리더가 갖는 성향, 행동, 상황 등과 관련되는 제반특성들을 묶어서 부르는 일반적인 개념이다. , 리더십 이론은 리더의 성향과 행동, 상황에 주목하며 발전해왔다. 성향이론은 초기 리더십이론으로, 리더들이 갖추고 있는 독특한 성향이 리더십과 중요한 연관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리더십 성향을 확인하고, 측정하는 기법을 개발하고 그러한 기법을 사용해서 리더들을 선별해 내려는 의도를 가진다. 행동이론은 경험적 검증이 힘든 성향이론에서부터 탈피하려는 것으로, 리더십을 관찰가능한 과정 혹은 활동으로 보려는 접근이다. 행동이론의 목적은 어떤 행동들이 효과적인 리더십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결정하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황이론은 한 리더의 효과성은 상황에 의존한다. 그 결과 동일한 리더가 어떤 조직이나 상황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고, 다른상황에서는 효과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 효과적인 리더십 수행을 초래할 수 있는 리더-상황간의 적합(fit)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고자 하는 이론이다.

 

오늘날 아돌프 갈란트에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돌프 갈란트는 훌륭한 군인이었다. 104기 격추기록을 가지고 있는 갈란트는 200300기 격추에 빛나는 에리히 하르트만 등 독일의 슈퍼 에이스에 비해서는 얼핏 초라해보일 수 있지만 40대에 그친 당시 미국이나 영국의 슈퍼 에이스에 견주어 볼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하르트만이 소련의 미숙한 조종사들을 상대하여 전적을 쌓은 반면에 갈란트는 능숙한 서방 연합군 조종사들만을 상대해 전적을 쌓았다. 이렇게 갈란트는 탁월한 식견과 능력을 갖춘 군인이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그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군인으로서의 그가 아닐 것이다. 그 힌트는 왜 최근 제2차 대전에 참전한 독일이나 일본 지휘관의 자서전이 출간되는지 에서 찾을 수 있다.

그 해답은 갈란트가 리더였다는데 있다. 갈란트는 훌륭한 군인이고 공군의 슈퍼 에이스였지만 전장을 지휘했던 지휘관이었고 중장이었다. 리더와 리더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전쟁이라는 급박하고 처절한 환경 속에서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교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히틀러와 함께 2인자로 유명했던 괴링에 비해 많이 주목받지 못하였지만 갈란트는 스페인 내전부터 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참전한 베테랑으로 전투기 총감으로도 활약했고 이후 독일 공군의 슈퍼 에이스들을 모은 제트전투기부대 JV44를 지휘했다. 갈란트는 현장형 리더이자 행동형 리더였다. 책속에도 등장하지만 그가 사무직인 총사령관을 거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나는 이 인사조치에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 “저는 제 비행대에 만족하고, 직책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합니다. 거기다 지상근무에 묶여 자주 출격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 P.155 -


이 책은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다. 리더십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보여주는 교과서이기도 하고, 2차 대전의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역사서이며, 당연하게도 인간 갈란트를 살펴볼수 있는 자서전이기 때문이다. 다른 면을 다 차치하고서라도 인간 갈란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을만큼 그의 인생 자체가 참 드라마틱하다. 104기 격추기록을 가지고 있는 전설적 조종사가 시력 때문에 강제 예편 위기를 극복했다는게 상상이 가는가?

군의관의 고민하는 소리가 들렸다. 군의관의 결정에 모든 인생이 걸려있었다.
“왼쪽 눈도 아무 문제가 없는 같군.

“예, 아무 문제 없습니다. 군의관님.

사실 나는 친구에게 부탁해 몰래 입수한 시력검사표를 주에 걸쳐 완벽하게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었다. 
 

- P.60 -

 

전쟁상황에서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장면은 덤이다.

그의 리더로서의 능력도 되짚어볼만하다. 책상 앞보다 조종석에 앉아 공중전에 나섰던 그는 철저한 야전형 지휘관이었다. 그는 총감직을 맡아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도 가끔 부하들과 함께 전투비행을 했으며, 항상 일선을 직접 돌아보면서 부하들의 고충을 진심으로 해결해주려 노력했다. 그 때문에 대전 말기의 독일 공군 장병들이 거의 유일하게 신뢰를 보냈던 인물이었다.

 

아돌프 갈란트는 휴머니스트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이건 말하자면 스포츠 같은 것이다, 이미 승부가 끝난 것인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라는 말을 남긴 그는 신사이기도 했다.

그의 다양한 매력속으로 들어가 보자.

 

 

비행은 단순히 열정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열정이고 삶의 외침이다.”

-     아돌프 갈란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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