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 5분의 1 남은 지점에서 갑자기 예쁜 얘기가 되려고 한다.
그 전까지는, 아무리 에릭이 비현실적으로 좋은 남자고 작가의 문장, 감성, 세계관 이런 것이 모범생의 것이었다 해도 예쁜 얘기는 아니었. 내게는, 새롭고 충격적인 (아주 작은 충격이지만 그래도 충격인. 고여 있던 물들을 미세하게 흔드는?) 대목들도 꽤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변함. 작가가 기운이 빠졌나 봄. 빨리 끝내고 싶어졌나 봄. 모두 화해하였더니 보기 좋았더라.... 로 끝날까봐 더 읽지 않고 덮어 둠.
그래도 읽었던 부분에서, 앞으로 더 찾아보고 싶은 대목들이 있다.
모두에게, 누구의 삶에나, 표현된다면 이렇게 소중해질 고통들이 있지......... ㅎㅎㅎㅎㅎ 대강 이런 생각 들던 대목들. 어느 시절, 어느 시대에든 글쓰기가 (문학이) 필요한 이유를 알게 한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
당장 갖고 싶은데 아마존에서 애타게 중고를 찾아 카트 담아 두고 카트에 담긴 걸로만 보고 있는 책. 내가 주문 버튼 클릭하기 전까지 아무도 사지 않기를 애타게 기원하면서. 그러니까 이제 적어도 올해 남은 시간 동안엔 대단위 (5권 이상, 6만원 이상) 책구매는 미친 척의 도움이 필요한데, 아직 미친 척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라부아지에도 궁금한데 혁명 배경으로 라부아지에 (물론 혁명 배경이 아니기가 쉽지 않겠지만, 제목부터 그러듯이 명백히 표내면서 혁명 배경이라는 점) 그렇다면, 그렇다면 얼마나 반드시 가져야 할 책이겠는가.
그럼에도 당장 사지 않고/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