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이상했다.

몽롱한게 머리가 딩딩거리는게

마치 내가 모스크바 거리를 걸었을때처럼 그렇게.

오늘은 마치 모스크바의 쓸쓸했던 가을거리같은 날씨였다.

낮은 기압, 찌뿌둥한 하늘.

그래서 내가 머리가 딩딩거렸구나.

날씨 생각 모스크바 생각....그리고 여지없어 안드레이 생각.

이제는 놓았다고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겼는데..

오늘은

친구를 통해 전해진 그가 했던 말에 화가 나기도 하고

이런 날씨에 함께 거리를 거닐었던 그의 손과 품이 그립기도 하고

그냥 눈물 한방울이 뚝 떨어졌다.

이제 곧 나의 터젼이 될 네팔. 히말라야.

그곳에서

그 산을 보며 난 그를 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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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와는 문화적 취향이 맞는게 하나도 없었다.

그는 영화도 음악도 책에도 무지한 공학도였고

나는 그런 그를 구박하며 소통되지 않음에 답답해 하곤 했다.

하지만....

헤어진 지금 그와 있었던 일을 추억해보면

참 고맙고 행복한 시간을 나에게 남겨 주어서 감사하다...

그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 책을 안봤다고 해서 우리가 덜 사랑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시간을 못보낸 것도 아니다.

나를...외로웠던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준 사람이었고

나에게 항상 따뜻했던 사람이었다.

어제 커프1호점에서 윤은혜가 열에 들뜬 목소리로 스튜디오 안에서 이선균에게 악기별로 자신의 느낌을 말해주는데 그가 떠올라 갑자기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이유도 없이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데... 정리됐다고 생각됐던 내 마음이 그게 아니었음에 스스로도 놀랐다.  

하지만

책 읽는 취향도 음악듣던 취향도 정치적 취향도 같고

내가 호감 있었는데 그 또한 나에게 호감이 있었음을

그 서로의 호감이...  그게 얼마나 행복한 경험인지 알게 해준 그에게 온 편지에

그닥 기쁘지도 않고 답장을 쓸 의욕도 없으며 떨리는 기쁨도 못 느끼겠는 나에게

순간의 감정으로 확 타오른 사랑과

서서히 타오른 작은 불씨 같았던 사랑의 차이를 느끼게 해주었다.

아무리 취향이 같다고해도 인간 그 자체가 좋은 것보다는 못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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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설렘
어쩌면 소울메이트


The postal service


룸메였던 juan이 떠나던 날이었다. 그는 맥주를 사왔고 우리는 우리만의 파티를 즐겼다.

맥주 그리고 음악

juan의 취향은 헤비메탈...

Pepe와 난 보사노바 에시드 재즈...

서로 번갈아가며 음악 선곡을 하고 신나게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Pepe가 꺼내든 한 음반

The postal service...그들의 몽환적인 음악을

그도 역시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연의 일치? 혹은 소울메이트

미친듯이 소리 지르며 좋아하는 나에게

그는 짐짓 어른 스러운 표정으로 코로 먼저 웃으며

나를 따뜻하게 바라보았다.

이렇게 떠난 사랑을 다시 찾으러 갔던 스페인에서

다른 사랑이 시작되고 있었는지 그때까지 난 잘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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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8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은 우연,
우연이 두 번 이상이면 필연 또는 운명이라고 하죠 :)

cleansuger 2007-07-1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운명이라고 믿고 싶어하지만 글쎄요...스쳐간 바람이 아닐까요?
같은 걸 좋아하고 취향이 비슷하고 정치적 성향이 같아도
마음 한구석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는 무엇일까요?
 
여행의 설렘

오늘 알라딘에서 메일 한 통을 받았다.

Yo la tengo의 새 앨범 소식은 나를 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말라가,

말라가 중심부 뻬뻬의 아파트, 뻬뻬의 아파트 안에 붙여져 있던 욜라탱고의 티

                       켓...그리고 그와 나누었던 수 많은 이야기들...

결국 그.리.운........ 그의 코로 먼저 웃는 웃음. 그의 품...그의 얼굴,,,,

그는 나에게 욜라탱고의 공연에 가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한번도 공연에서 그래 본 경험이 없던 그 지만 욜라탱고 앞에서 여지 없이 무너졌다고 했다.

눈물이 나올반큼 반가웠다. 지구반대편에서 살고 있던 이름도 얼굴도 모르던 그와

이렇게 같은 뮤지션을 좋아하고 있음을,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음에....

What a amazing world....

그와는 비슷한 점이 참 많았다.

같은 소설가, 뮤지션을 좋아하고 같은 음반에 열광하고 있었음을...

그는 화가였다. 그의 아파트는 그의 그림으로 가득했다. 그가 아끼는 그림을 나도 좋아했다.

어쩌면 그와 소울메이트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우리는 너무 비슷한 점이 많았다....

당시 나는 사랑에 자신이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더이상 나에 대한 마음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선언을 했고 난 그 마음을 돌리려 이틀만에 스페인 행을 선택했다. 스페인...멀고도 멀었던 그곳에 도착해서

나를 만나주지 않는 그에게 절망하고 또 절망하고 매일 밤마다 서럽게 꺽꺽 울어댔었다.

그는 내가 살던 아파트의 주인이었다.

내가 서럽게 운 다음 날 그는 나의 방문을 두들긴 후 새로 산 하얀 침대커버를 전해주었다. 편히 자라면서...그 뒤에도 혼자 주말을 보내는 나에게 그의 화가친구들을 소개시켜줬고 스페인의 긴긴밤을 함께 놀아주었다. 그의 호의를 난 단순히 나를 불쌍히 여겨서라고 생각했다.

사랑을 찾으러 스페인까지 날라온 동양여자애에 대한 연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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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번째 우연
    from 유치뽕짝부르스 2007-07-17 20:35 
    The postal service 룸메였던 juan이 떠나던 날이었다. 그는 맥주를 사왔고 우리는 우리만의 파티를 즐겼다. 맥주 그리고 음악 juan의 취향은 헤비메탈... Pepe와 난 보사노바 에시드 재즈... 서로 번갈아가며 음악 선곡을 하고 신나게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Pepe가 꺼내든 한 음반 The postal service...그들의 몽환적인 음악을 그도 역시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연의 일치? 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