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련애
조정희 지음 / 북피디닷컴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책을 다 읽고 나니 가슴이 아렸다.
사랑소설이 다 그려러니 하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한참까지 마음에 남았다. 주인공 연의 감정이....

이런 기분을 만날 수 있는 책이
사랑이 주제인 소설이다.

간결하면서
주인공의 감정을 표현하는 세밀한 묘사에 감탄하며 오랬만에
즐겁게 읽었다.

" 단장을 끝낸 연은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 밖은 밤새 경치가 달라져 있었다.
첫눈이었다.
 눈을 보는 연의 얼굴이 잠깐 밝아졌다. 담장도 기와도 뜰도 하얗게 변했다. 아직도 보랏빛이 남아있는 국화꽃 위에도 눈이 소복소복 쌓였다.
 하늘 끝엔 아직 어둠이 남아 있지만 눈 때문에 뜰은 환했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남겨둔 쪼그라진 감이 눈 속에 몸을 반쯤 감추고 숨어 있었다.
 아직 새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연은 마루에 정좌를 하고 앉았다.
 밤중에 내놓은 난 화분에 눈이 흩날려 앉았다. 난 잎에 묻은 눈을 손끝으로 쓰는 연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연은 흐르는 눈물을 그냥 둔 채 하늘을 쳐다보았다.

"설, 다시 볼 수 있을까. 다음엔 내가 노비로 태어날까/"

눈물이 떨어져 연의 붉은 비단 치마에 피처럼 진한 얼룩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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