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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뽀뽀하기
조정희 지음 / BG북갤러리 / 2012년 6월
평점 :
아름다운 봄밤이다.
찻길 하나를 건넜을 뿐인데 여기는 딴 세상이다.
소년 소녀는 딴 세상을 걷고 있다."
이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소년 소녀를 따라 나도 책속의 공원을 산책한다.
공원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사연이 없을 수 있겠는가?
심지어 비둘기, 개 불심이 까지
공원 속 자연은
개인의 가지가지 사연을 잘 보듬어 덮어 주고 있다.
그러나
소녀와 소년의 공원 데이트는
그 사연들을 꽁꽁 숨겨둔 마음을 뚫고
밖으로 내보낸다.
잘 산다는 게 뭐 별 것인가...
컴컴하고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지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을 향한 마음을
나도 타인에게도 덕되게 쓰는 것이지!
소년 소녀를 따라 시작한 공원 산책이
끝났다.
책을 덮고 밖을 내다보니
어두웠던 하늘이
밝고 푸르다.
그 광경이
얼마나 유쾌한지 하하하하 .....
<책속에서>
숲이 춤을 춘다.
온 산이 하나가 되어 일렁거린다.
축제다.
바람의 축제.
바람은 하늘과 땅에서 동시에 일었다.
풀과 꽃, 나뭇가지와 잎들이 다 같이 바람을 타고 흔들리고 있다.
계곡과 바위틈을 지나고, 촘촘히 자라고 있는 조릿대를 지나고, 새순이 돋은 나뭇가지를 지나가고 있는 바람 소리로 숲은 충만하다.
해는 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숲.
땅의 욕망과 하늘의 기운이 뒤섞이고 있다.
유정물과 무정물의 뜻이 교감하고 있다.
서로를 알리고 서로를 듣느라 여념이 없다.
소리로 존재를 알리는 바람.
그 소리는 햇살 속에서보다 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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