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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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역사에서 '로물루스'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쥬.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은 '로마'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믿을만한 전설은 로물루스와 관련된 것입니다. 그의 가계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데 그의 출생에 관해서도 허황한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해요. 

 

얼마 전 읽은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 는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아스가 새 나라를 건국하라는 신탁을 받고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그리고 있는데요, 그의 후손들이 대대로 알바를 통치했고 그 왕통이 누미토르와 아물리우스라는 형제까지 이어져 내려왔다고 전해집니다. 형제는 재산을 둘로 나누었는데, 누미토르는 왕국을, 아물리우스는 금은보화를 차지했죠. 하지만 아물리우스는 누미토르보다 더 강성해져 형에게서 왕국을 쉽게 빼앗아버렸고, 형의 복수를 두려워한 아물리우스는 누미토르의 딸, 즉 자신의 조카가 아이를 낳을까 걱정되어 베스타 신전의 여사제로 만들어버립니다. 여인의 이름은 일리아, 레아, 실비아라고도 하지만 일단 일리아로 통일! 그녀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처녀로 살아야 할 신분이었지만 어느 날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죠. 일리아는 쌍둥이를 낳았고, 아물리우스는 아이들을 내다버리도록 시종에게 명령했는데, 이 아이들이 늑대의 젖을 먹고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는 한 번쯤은 다 들어보셨을 겁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읽으면서 놀란 점은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의 갈래가 여러 줄기라는 것이었어요. 아주 오래 전 이야기이고, 그 시대에 살아보지 않는 이상 확인할 수 없는 내용들이지만 저는 테세우스만 해도 '영웅'이라는 인식밖에는 없었거든요. 그러던 것이 그의 여성 편력에 대해 알게 되어 충격을 받고, '로물루스' 또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어 흥미진진했습니다. 

 

워낙 역사적인 인물이기 때문인지 로물루스와 관련되어 탄생한 단어들도 꽤 많았지만, 그 중 가장 인상깊은 것은 '스폴리아 오피마'라는 칭호였습니다. 손수 적장을 처단한 장군에게만 주어진 칭호로 로마 역사에서 오직 세 사람만 이 칭호를 듣고 있다고 해요. 첫 번째는 역시 로물루스, 두 번째는 코르넬리우스 코수스, 셋째는 클라우디우스 마르켈루스입니다. 로물루스와 같은 칭호를 받은 다른 두 사람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 뒤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요!

 

그의 죽음이나 사라짐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지만, 어쩐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플루타르코스조차도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로물루스를 하나의 신처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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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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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북클럽 3기>로 읽고 있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권입니다!! 테세우스를 비롯 로물루스와 리쿠르고스, 누마, 솔론, 푸블리콜라, 테미스토클레스, 카밀루스, 아리스티데스, 대(大) 카토 등 총 10명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이 중 당연히, 테세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겠쥬!!

 

테세우스라고 하면 크레타의 왕인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의 도움을 받아 미노타우로스를 격퇴한 것으로 유명합니다만, 저는 사실 이번 책읽기를 통해 그의 영웅적인 면모 외의 그 무엇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예전부터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를 저버린 것과 관련해서, 다른 영웅들과 비교했을 때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 책에 등장하는 그의 여자관계란 참으로 복잡하고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트로이젠의 여자인 아낙소를 납치했으며, 시니스와 케르키온을 죽이고 그의 딸들을 겁탈했으며, 아이아스의 어머니 페리보이아와 결혼했고, 그다음에는 이피클레스의 딸과 결혼했다. 

p96

 

뒤에 등장하는 다른 영웅들의 이야기도 읽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설마 테세우스만큼 다른 이들도 이랬을까요??!! 책에 따르면 '그는 결국 헬레네를 겁탈한 탓으로 아티카와 전쟁을 치르고 끝내는 추방되어 죽음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이에 관해서는 뒤에 다시 이야기하려고 한다'라고 나와요. 오모오모, 어쩐지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영웅적인 이미지가 호색한의 이미지에 가려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초반에는 이름이나 용어들이 익숙하지 않아 읽는 데 약간 난항을 겪었지만, 한 번 속도가 붙으니 그 어떤 모험소설보다 재미나요! 뒤의 인물들은 또 어떨지, '오모오모한' 기분으로 읽어보겠습니다! 고고~~!!

 

**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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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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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진진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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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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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라는 제목을 보고 있으려니 어린 시절, 학교 다닐 때 했던 월요일 아침조회가 생각납니다. 날씨가 좋은 날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울렸던 '국기에 대한 맹세'. 그 때는 그저 으레 하는 행사려니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TV를 통해 아주 예전에는 정해진 시각에 밖에서조차 그런 행동들이 취해졌던 시절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느꼈던 미묘한 감정들. '태극기' 이외의 깃발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얼마 되지 않아요. 아이들이 태어나고 세계문화 영역의 책을 읽어주면서 인식하게 된 전 세계의 깃발들. 국기란, 깃발이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지정학을 바탕으로 경제 전쟁, 세계의 분열, 영유권 전쟁, 빈부 격차 등을 살펴보며 지리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했던 팀 마셜. 이번에는 깃발로 눈을 돌려 사람들이 그토록 깃발에 흥분하고, 열광하고, 태우는 이유에 대해 짚어나가고자 합니다. 9.11 테러 이후 폐허가 되었던 세계 무역 센터 위에 성조기를 꽂았던 미국의 일화를 시작으로,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잭, 유럽 깃발에 담긴 그리스도교의 향기, 아라비아의 깃발, 공포의 깃발,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국기에 담긴 역사적 전환점, 자유와 혁명의 깃발, 좋고 나쁘고 못생긴 깃발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깃발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져요. 

 

독특한 점은 어떤 한 국가가 아닌 집단들의 깃발이 다루어진 챕터도 있다는 것인데요, 바로 이슬람과 관련된 <공포의 깃발>입니다. 이렇게 되면 누구나 떠올릴 단어는 'IS'일 겁니다. 저자에 의하면 그들의 광기는 완전하고 냉정한 논리에 따른 것으로 때문에 더 무섭게 다가온다고 해요. 검은 바탕에 하얀 원이 있고, 그 원 안에는 아랍어로 '무함마드는 신의 사자다', 원 위에는 '하느님 외의 신은 없다'는 말도 적혀 있는데요, 이 두 구절을 합치면 이슬람의 신앙고백인 샤하다가 된답니다. 검은 바탕에 샤하다를 적은 형태는 이슬람 전체의 상징이라 반드시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것을 테러의 상징처럼 만들어버린 것이 IS의 교활함이라고. 

 


 

 읽기 전에는 깃발 하나로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줄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깃발은 그저 그 나라를 상징하는 물건에 지나지 않을 뿐, 그렇게까지 깊은 의미는 없을 거라 생각했던 제 눈앞을 휙 지나가는 하나의 영상. 지금도 가끔 등장하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경기장을 물들였던 거대한 태극기 모습!! 깃발에 담겨 있는 이야기 하나하나는 복잡할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이 깃발을 통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동일하지 않을까요. 자긍심, 신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를 대체할 그 무언가. 그러니 사람들이 깃발을 따라 포화 속으로 몸을 던지고, 그 천 조각이 지니는 상징에 따라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것이겠죠. 

 

 **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푸른숲>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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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에게 물에 관해 묻는 일 뒤란에서 소설 읽기 1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지음, 이진경 옮김 / 뒤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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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은 어쩌면 레이먼드의 삶에 예정되어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그렇지 않고서야 가장 친한 친구인 안드레가 전학을 가고 난 다음, 밀리가 소년의 삶에 등장한 것을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같은 건물에 살지만 그 때까지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두 사람이 몇 십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나누는 친밀하고 깊이 있는 시간들에 대해서. 

 

새아버지와 엄마, 배다른 동생 세 명과 함께 생활하는 레이먼드. 가족들 중에서 자신만 피부색이 달랐기 때문일까. 또래 소년들과는 달리 유독 생각이 깊은 그 앞에, 앞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 밀리가 등장한다. 함께 사는 건물 2층에서 밀리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자신을 도와주러 방문하던 루이스 벨레즈가 갑자기 찾아오지 않자, 그를 아냐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던 것. 심성이 고운 레이먼드는 밀리를 지나치지 못하고 그렇게 그들의 특별한 우정이 시작된다.

 

 밀리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녀에 대해 애정과 존경심을 갖게 되는 레이먼드. 함께 마트에 가거나 은행에 다니면서 세월의 깊이가 묻어나는 밀리의 이야기에 조금씩 자신을 변화시켜보고자 노력한다. 일단 '죄송해요'라고 말하는 습관을 고치는 것부터 출발! 그리고 시작된 '루이스 벨레즈 찾기 프로젝트'. 소심하고 예민했던 레이먼드가 밀리를 위해 한집 한집 방문하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 누군가는 행운을 빌어주기도 하고, 누군가는 레이먼드를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다 마침내 찾게 된 루이스 벨레즈.

 

이야기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가 레이먼드와 밀리의 만남-정서적 교감-루이스 벨레즈 찾기로 구성되어 있다면,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세계에 눈을 돌리게 된 레이먼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들은 백인이고, 그 때문에 저절로 뒤따르는 많은 특권들을 누리고 있어. 그렇지만 그게 특권이란 걸 자신들은 모르지. 왜냐하면 특권을 누리지 않은 날이 그들 삶에는 없었거든. 그들한테 상대의 인종에 따라 다르게 처신하는지 물어봐. 그럼 아니라고 대답해. 많은 경우 그 사람들은 자기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건 마치 물고기한테 물에 관해 묻는 것하고 같은 거야. 물고기는 물에 둘러싸여 있어. 매 순간 그 속에서 헤엄치지. 하지만 물고기는 이렇게 말할걸. '물이라뇨? 당신이 말하는 물이란 뭔가요?' 아주 종종 그게 진실이야. 

p140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는 이유 하나로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루이스 벨레즈를 통해,  레이먼드는 사회에 뿌리박고 있는 편견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된다. 레이먼드도, 독자인 나도 루이스 벨레즈를 살해한 그가 '정의로운' 법의 심판을 받게 되기를 원하지만 글쎄,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게다가 그의 죽음 때문에 또다시 과거의 망령과 조우하게 된 밀리의 상심은 너무나 크다. 

 

그런 밀리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은 다름아닌 레이먼드다. 처음에는 밀리로부터 조언과 격려를 받기만 했던 레이먼드지만, 그 우정으로 한층 성장하게 된 그는 이제 밀리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애정은 있었지만 평소 대화가 적었던 친아빠와 속을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이라니!! 보는 내가 흐뭇해서 레이먼드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었을 정도였다. 

 

이런 우정이, 이런 사람들의 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에 가슴 벅찬 경이로움을 느낀다. 삶은 어느 때 우리를 속이는 것 같고, 세상은 가끔 도저히 뛰어넘지 못할 시련을 주는 것 같지만, 결국 사람을 살리는 것은 사람이고 어떤 '멋진 일'이라는 것에 기쁨을 느꼈던 작품. 이 겨울,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인상적인 이야기를 만났다.

 

** 출판사 <뒤란>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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