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기대해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최고야!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1
토미 드 파올라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에 소개할 그림책은 아이가 있는 부모님이라면 꼭 한번씩 읽어봐주셨으면 하는 책이예요!! 늘 주의한다고 하면서도 무의식중에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저도 반성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우리는 남자아이예요. 하지만 남자아이들이 하는 놀이를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우리는 혼자 숲속을 산책하거나 줄넘기를 하고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려요. 종이 인형 만들기도 좋아하고, 다락방에서 여러 가지 옷을 입어보는 것도 좋아하죠.


 

그런 우리를 보고 아빠가 고함을 칩니다. 나가서 다른 남자아이들처럼 놀라고, 여자아이들같은 놀이는 그만 하라고.


 

걱정이 된 엄마는 우리에게 그래도 운동은 해야 하는 거라며 우리를 설득해보려고 합니다. 그런 엄마 앞에서 우리는 자신도 운동을 한다며 춤을 춰보여요. 할 수 없이 우리를 무용학원에 보낸 부모님.
 

무용학원에서 탭댄스를 배우는 우리는 연습하고 또 연습하며 즐거워하지만 남자아이들은 그런 우리를 놀릴 뿐입니다. 심지어 벽에다 크게 '우리는 여자애야.'라고 써놓기도 해요.

 

 꾸준히 무용학원에 다니던 어느 날, 우리는 장기자랑에 나가게 됩니다. 그 곳에서 벌어지는 놀랍고 감동적인 일!!

 

 어른들 사이에서는 성평등에 관한 인식이 어느 정도 널리 퍼져 우리의 아빠처럼 말하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저희 부모님 세대만 해도 '남자는, 여자는'을 강조하면서 가끔 말씀하시곤 해요.

 

특히 저희 첫째는 눈물과 겁이 많은 편인데 그런 아이에게 '남자는 절대 울면 안돼!'라고 말씀하셔서 난감할 때가 있어요. 게다가 요즘은 아이가 '엄마, 여자도 파란색을 좋아할 수 있어? 남자만 파란색 좋아하는 거 아니야?'라고 물어보기도 해서, '대체 이게 뭔 소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아들 둘 엄마예요. 딸아이가 없어서 첫째는 자신과 저를 비교할 때가 있는데요, 특히 저는 머리가 짧아서 '남자도 여자도 머리 길이는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곤 해요. 신체적인 차이 외에 남자와 여자 사이에 그리 큰 차이는 없다고요.

 

첫째 아이는 우리와 같은 성향의 아이입니다. 뛰어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노래 부르거나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무척 즐거워해요. 퍼즐 맞추기, 소꿉놀이, 주방놀이, 모두 저희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죠.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이가 행복하기만 하다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만 않는다면 어떤 일이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물론 생각지도 못한 일이 닥치면 무척 힘들겠죠. 하지만 저의 욕심으로, 혹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해서 내 아이를 상처주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겁니다.

 

이번 그림책은 아이보다 어른들이 읽으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었어요. 이렇게 그림책을 통해 또 하나 배워갑니다. ^^

 

**출판사 <북극곰>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온한 잠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녀의 이름은 하무라 아키라. 국적은 일본, 성별은 여자. 기치조지 주택가에 있는 미스터리 전문서점 '살인곰 서점'의 아르바이트 점원이자, 이 서점이 부업으로 시작한 '백곰 탐정사'에 소속된 유일무이한 탐정이다. 얼마 전까지 살던 셰어하우스에서 나와 현재는 서점 2층 탐정사무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덕분에 온갖 잡다한 일까지 다 떠맡게 되었지만 돈은 없고 40대도 중반을 넘어간 이 하무라 아키라는 그것도 감지덕지. 그런 그녀에게 들어온 네 건의 사건의뢰.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탐정인 그녀. 제발 오늘은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하무라 아키라는 사건 조사를 시작한다!

 

 

참으로 이상하게도(?), 하고많은 탐정 중에 나는 이 하무라 아키라를 무한 애정한다. 왜? 어째서? 탐정이니 기본적인 소양은 갖췄고 사건도 해결하니 영 맹탕은 아니지만, 셜록 홈즈처럼 탐정으로서의 능력이 비상하게 뛰어난 것도 아닌 것 같고, 처세술의 달인도 아니며, 매번 불행한 일을 당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운이 좋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이 끌리는 것일까. 같은 여자라서? 40대 중반이 넘어가는 나이에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 때문에? 그렇다. 맞다. 적지 않은 나이에 힘들게 사건을 해결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밥이라도 한 끼 먹이고, 뭐라도 사서 떠안겨 주고 싶은 마음이 몽글몽글 솟아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비록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때로는 마음도 깊은 상처를 받지만 하무라 아키라는 절대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뚝심과 우직함이 바로 그녀의 최대 매력인 것이다. 그래서 지켜보는 이=내가 더 슬퍼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살아내야 하는 삶의 무게를 오롯이 홀로 감당하면서 그녀는 오직 내일만을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마음 약한 구석이 있어 '그녀를 소중히 여긴 사람을 찾아달라'는 한마디에 의뢰를 맡기도 하는 하무라 아키라. 탄탄대로의 인생길은 아니더라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 그녀가 걸어가는 길을 지켜보고 싶어진다.

 

 

[조용한 무더위], [녹슨 도르래], [이별의 수법]에 이은 [불온한 잠]은 네 편의 이야기가 실린 연작 단편집이다. 섬뜩한 사건도, 뭐에 씌인 것 같이 기묘한 사건도 수사하지만 역시나 마음을 잡아끄는 것은 표제작인 <불온한 잠>. 홀로 죽어간 여성을 소중히 생각한 누군가를 찾는 여정 속에서 역시나 여러 번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하무라 아키라. 그 과정 속에서 맞닥뜨리는 비정한 인간 세상의 모습은, 그 어떤 저주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들과 비교한다해도 압도적으로 공포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는 단편보다 장편을 더 선호한다. 장편 쪽이 어쩐지 더 오래 그녀와 마주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나의 착각일까. 이번에 헤어지면 다음은 언제 만날 수 있죠? <내 친구의 서재> 대표님, 하무라 아키라를 포기하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작품도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요!

 

** 출판사 <내 친구의 서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문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의 범위를 누구로부터 누구까지 정해야 할까. '전통적인' 의미를 갖는 가족의 범위가 달라진 것은 이미 한참이다. 혈연으로 맺어져 있으나 가족이라 부르지 못할 만한 관계도 있고, 비록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어도 가족이라 부르기에 모자라지 않은 경우도 있다. 기쁜 일 뿐만 아니라 슬픔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가, 어떤 고난이 닥쳐도 그 곁을 지킬 용기가 있는가, 나의 아픔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낄 수 있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에서 가족을 정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이런 것들이 아닐까. 이제 더 이상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가정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더구나, 친부모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죽음을 당하는 이 잔인한 현실 속에서.

 

 

그럼에도 사람들이 '피로 맺어진' 가족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지문]에 등장하는 오기현에게 일어난 그런 일은, 그녀의 아버지가 사실은 친부가 아니라 의붓아버지였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기 때문 아닐까. 아무리 잔혹한 세상이라도 '어떻게 친부가, 어떻게 친엄마가!' 라며 여전히 충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때야말로 우리는 망한 것이다. 그렇다고 인면수심의 일을 자행하는 것이 납득된다는 것은 아니다. '짐승의 마음'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아까울 정도의 그런 일은, 미치지 않고서야 저지를 수 없는 것이므로.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남은 기현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비밀을 언니에게 털어놓은 얼마 뒤 시체로 발견된다.

 

 

시종일관 서늘한 기운을 내뿜는 이 작품은 경악할만한 인간의 잔인함을 묘사하는 부분에서조차 냉정하다. 그저 덤덤하게, 이런 일이 있고 저런 일이 있다고 서술하는 듯한 분위기. 작가님, 어떻게 이렇게 쓰실 수 있나요. 그조차도 모호하게, 마치 안개에 휩싸인 것처럼 전개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냉정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의현처럼.

 

 

결국 이 작품의 키워드는 '가족'이다. 가족이기에 믿었고 가족이기에 지켜야 했던 존재들. 가족이기에 나의 상처에 공감하고 도와줄 것이라 믿었던 존재가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절망과 분노. 그것은 어쩌면 가족이 아니었다면 그렇게까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잘했다고 칭찬은 못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비난할수만은 없었던 이야기.

 

 

가정폭력, 아동학대, 대학 내 성폭력, 몸이 불편한 사람의 노동력 착취 등 하나의 사건만으로도 마음과 몸이 고통스러운 일들이 이 한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외면해버리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나쁜놈들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아서, 언젠가 내 가족이 아파하면 진심으로 같이 아파해주자고, 누군가가 더러운 일을 당하면 나서서 손 내밀어주자고,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용기를 끌어올려본다. 꽃새미 화원의 이웃들처럼, 그런 비겁한 사람은 되지 말자고.

 

 

리뷰 쓰기 힘든 장르, 그리고 리뷰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드는 종류의 책이다. 누군가는 지금도 당하고 있을 고통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조차 위선인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책. 오늘도 어린이집에서 질식사한 아이의 부모가 올린 청원글, 대학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글에 동의하고 왔더니 기분이 좋지 않다. 글이 잘 적히지 않는 것은 그 때문으로 돌리고 싶다. 세상에는 마음 아픈 일들이, 내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조차 미안한 일들이 너무 많다.

 

 

** 출판사 <비채>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사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역시 집사로 평생을 살아왔고, 그 '품위'를 잃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해왔던 스티븐스. 그에게 세상은 '달링턴 홀'과 그 집에서 달링턴 경을 섬기고 집을 관리했던 삶이 전부였다. 그 외에는 어떤 것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고 달려왔던 지난날. 달링턴 경이 세상을 떠나고 새로운 주인으로 패러데이 어르신을 모시게 된 스티븐스는, 1956년 여름, 난생 처음으로 휴가를 받아 여행을 떠난다. 젊은 날 달링턴 홀에서 함께 근무했던 켄턴 양이 보내온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며 그녀를 만나기 위해 내디딘 여정. 그 길목의 굽이굽이에서 스티븐스는 지나간 자신의 인생을 마주하면서 무엇을 깨닫게 될까.

 

 

여행을 떠났음에도 스티븐스의 마음은 오로지 '집사'와 그 직무의 '품위'에 머물러 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주변의 여유로운 풍경이 아니라 과거 어느 한 때의 장면들이다. 아버지의 임종이 임박했음에도 달링턴 홀에 방문한 손님들을 대접하느라 그 자리를 지키지 못했던 것, 켄턴 양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마음을 외면했던 것 같은 과거의 단편들. 스티븐스는 집사로서의 '품위'를 위해서라면 아버지의 실수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어리숙한' 사람이었다. 어리숙함. '집사의 품위와 직무'를 최우선으로 하고 그 외의 일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랐던 사람. 그랬기에 더욱 자신의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바로 스티븐스다.

 

 

그렇게 계속 집사로서의 품위와 긍지에 대해 강조하는 스티븐스의 모습에 위화감을 느꼈다. 당신은 정말 그걸로 만족하나요? 지금까지의 삶에 조금의 후회도, 아쉬움도 없나요? 당신은 혹시 '품위'와 '자긍심'이라는 단어에 매달려 당신의 진짜 마음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애처로울 정도로 품위와 자긍심을 재차 설명하는 그의 모습이 걱정스러웠다. 켄턴 양과의 만남에서 그는 정말 '직업적'인 도움만을 요청할 생각이었을까. 스티븐스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다른 것이 아닐까. 그가 마지막 순간 무너져내리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의 삶의 의미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세상 사람들은 달링턴 경을 비난하지만 스티븐스는 그것은 자신의 손을 벗어난 일이고, 때문에 후회해봤자 소용없다고, 자신은 자신의 자리에서 충실했다고 담담히 술회한다. 노력했던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그리고 앞으로 패러데이 어르신을 어떻게 모실 것인가 고민하는 이 남자 앞에서, 나는 겸허해지는 마음을 느꼈다. 누구도 그의 삶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음을, 지금 처해진 상황이 어떠하든 그 모든 것이 스티븐스의 선택이었고, 그 선택을 존중해야 마땅하다고 여겨졌다.

 


 

[클라라와 태양]이 출간되면서 개정되어 나온 <가즈오 이시구로> 시리즈. 그의 작품은 처음이지만 처음으로 선택한 [남아 있는 나날]에 말로는 다 설명하지 못할 뭉클함과 애잔함을 느꼈다. 한 남자가 인생의 황혼녘에 담담하게 바라본 자신의 생애. 그리고 그 끝에서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긍지와 자부심'으로 다시 내일을 생각하는 한 존재를 그려낸 이 작품에 마음과 몸이 깊이 잠겨버렸다. 작품을 읽기 전 '남아 있는 나날'이라는 제목에서 느꼈던 아쉬움은 어느 새 자취를 감췄고, 그 날들을 새롭게 채워갈 스티븐스의 모습에 조용히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쩌면 우리 모두 이 '스티븐스'일 수 있음을, 그렇기에 이것은 타인이 아닌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