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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부모들은 어떻게 키웠을까 - 명문대 학생들의 성장 과정을 추적 조사한 하버드 프로젝트가 밝힌 성공의 8가지 공식
로널드 F. 퍼거슨.타샤 로버트슨 지음, 정미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0월
평점 :
우리 곰돌군들이 하버드라. 그래, 아이들이 원한다면 가도 좋겠다.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편향되지 않은 사고의 시간을 얻을 기회. 단, 아이들이 원해야 한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러고보니 하버드로부터 이미 러브콜을 받은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런데 사실 나는 공부, 학습에 대해 곰돌이들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할 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미 대학을 나온 것만으로는 소위 말하는 성공을 이루기란 어려운 시대, 공부가 전부가 될 수 없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현장에서 공부에 치인 아이들의 내면이 어떻게 피폐해져가는 지 듣기도 보기도 했기 때문에, 학습에 있어서의 부모 역할이란 무엇인가 너무나 고민스럽다. 또또 게다가. 아이가 병에 걸려 근심걱정으로 밤잠을 못 이루는 엄마도 간접적으로 지켜본지라 그저 건강하고 튼튼하고 행복하게만 살아갈 수 있다면 다행이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바뜨. 그렇다고 완전히 손을 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과연 무엇이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잘 맞을 지 앞으로 잘 생각하고 가족 간의 많은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
[하버드 부모들은 어떻게 키웠을까]를 읽은 이유는 '우리 곰돌이들을 반드시 하버드에 보내고 말겠어!'라고 다짐했기 때문이 아니다. 아이 교육에 정답은 없지만 공식은 있다-는 문구에 과연 그 공식이 뭘까 궁금하기도 했고, 자식들을 하버드에 진학시킨 부모의 가정교육은 어땠을 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나의 수도 아크라 외곽에서 태어나 열네 살이라는 나이에 <타임>지에서 선정한 아프리카의 미래 지도자 25인에 꼽힌 산구 델레. 그는 최고 우등생의 영예를 안으며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경영학 석사와 법학 박사까지 모두 하버드대학교에서 이수했다. 줄리아드 음대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전 음악감독인 앨런 길버트와 카네기 홀에 오른 메기 영, 농장집에서 자라며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묘목 세는 일을 하면서 산술능력과 끈기를 키웠고 아홉 살 때는 근면한 성격과 우수한 성적으로 주의회 의사당에서 사환으로 선발되어 일찍이 정계 진입의 기회를 가졌던 것을 발판으로 미국 역사상 최연소 주 선출직 관리가 된 라이언 퀄스. 이 세 사람의 성공의 근원은 부모의 양육법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하버드 학생들에 대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하버드대 로널드 퍼거슨 교수와 언론인 타샤 로버트슨은 이 질문에 체계적으로 답하기 위해 15년간 하버드생들을 비롯해 큰 성공을 거둔 수백 명의 사람들의 성장 과정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부모로서 자녀의 성공을 돕는 ‘공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놀라운 점은 이 성공의 공식이 부모의 학력이나 지위, 경제적 능력과는 무관하며 부모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퍼거슨 교수와 로버트슨은 이 하버드 프로젝트가 찾아낸 전략적 교육을 ‘양육 공식(The Formula)’이라 부르며, 이 책을 통해 자녀를 성공적으로 키우는 부모의 8가지 결정적 역할을 알려준다. 조기학습 파트너, 항공기관사, 해결사, 계시자, 철학자, 롤 모델, 협상가, GPS 등 수많은 실제 사례와 검증된 학습이론, 뇌 과학과 아동발달 등 최근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밝혀낸 이 양육 공식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가장 분석적이고 전략적인 해답을 알려준다. 또한 자녀를 잘 키우는 전략가가 되려면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그 중 무엇보다 당연한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자녀의 성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그렇게 알아낸 성향에 따라 교육방식을 조정한다. 또 부모의 비전과 그 비전을 떠받쳐줄 강렬한 동기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자녀를 하버드에 보낸 부모들의 특징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읽기와 기본적인 산술을 이미 익히게 한다는 점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부모마다 의견에 격차가 있는데, 어떤 부모는 어차피 익힐 거 한글도 최대한 빨리, 셈하기 등의 산술도 최대한 빨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경우에는 최대한 늦게라고 할까. 한글을 일찍 깨우치면 그림책을 볼 때 그림이 아니라 글자에만 집중해 아이의 상상력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한글이나 간단한 셈하기 등은 자연히 해결될 문제이므로 안달복달 하며 괜히 아이를 잡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글 중에서 역할놀이와 글짓기(어려운 수준이 아닌 아이들이 놀면서 하는 말짓기?) 등은 나도 흥미롭게 생각하던 부분이라 더 관심있게 읽었다.
처음부터 끌까지 유용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연령별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도 있고 다양한 학생과 그 부모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계기로 자신의 교육관은 무엇인지, 지금 아이의 학습 상황은 어떠한지, 학습이 개입한 후 아이와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등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