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이 가격에, 이 디자인에, 이런 작품 선집이라니! 모든 것이 은혜롭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범인
쇼다 간 지음, 홍미화 옮김 / 청미래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세상의 모든 부모는 아이를 얻으면서 가장 강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약한 존재가 된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할 정도로 못할 것이 없어지지만(물론 법과 도의의 테두리 안에서), 혹시라도 아이를 잃을 지 몰라 늘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살게 되는 것이다. 다른 부모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소소한 걱정이 많았던 나는,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그 소소한 걱정들이 사라져버렸다. 대신 그 빈자리는 아이들에 대한 염려로 채워졌다. 혹시라도 어디가 아프면 어쩌나, 친구들과는 잘 지내고 있나, 유치원에서 밥은 잘 먹나. 그 중에는 물론 상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상황들도 포함되어 있다.

 

 

첫째 아이가 네 살, 어린이집에 다닐 때였다. 한창 친구들과 노는 즐거움을 알아가던 아이는 어린이집이 끝나면 놀이터에서 친구들을 만나 노는 것이 낙이었다. 덕분에 나는 둘째를 낳고 나서도 아기를 친정엄마에게 부탁한 후 함께 놀이터를 누벼야 했었다. 그런데 잠깐, 정말로 잠깐 눈을 뗀 것 같은데 첫째 아이가 보이지 않는 거다. 순간 온몸을 휘감는 불안함과 땅밑이 꺼지는 듯한 감각이란. 놀이터 바로 옆에 사는 친구 집에 잠시 다녀온 아이를 향해 '엄마에게 말도 안하고 그렇게 가면 어쩌냐'고 소리를 지르며 엉덩이를 때렸다. 놀라고 민망했던지 울음을 터뜨린 아이를 품에 안고 나도 같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이의 이른 죽음도 크나큰 고통이겠지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옆에서 웃고 있던 아이가, 잘 놀고 있던 아이가 사라져버린다는 건 정말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돌아오지 않는 아이를 그리워하며 오랜 시간을 그 아이를 찾아 헤매고 있을 부모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유괴범들은 극형에 처해야 마땅하다. 내 아이가 살아는 있는지, 어디서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설마 벌써 세상을 떠나 어디에나 함부로 묻혀 있는 것은 아닌지,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남은 삶 내내 지옥에서 살아야 하는 부모들을 생각한다면 부디 아이들을 돌려보내 주기를 바란다. 나중에 죽어 더한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고통받고 싶지 않다면.

 

 

이 리뷰가 유괴범들을 향한 일종의 저주글(?)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는 세상에서 보호받아야 마땅한 존재다. 그런 아이들 중 하나가 사라졌다가 시신으로 나타났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지체되어온 사건 해결. 경찰 고위 간부의 체면을 위해 다시 재개된 수사지만 발로 뛰는 경찰들을 최선을 다한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야 하니까. 범인을 잡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하니까.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간 그 진범인을!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실로 슬프고 가슴 아픈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내 자신을 더 돌아보게 된다. 나는 아이에게 얼마나 충실한가. 이 아이는 내가 엄마인 것이 행복할까. 나는 얼마나 완벽한 엄마라고 아이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나. 태어날 때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고 소원했던 과거의 나는 여전히 여기 존재하나. 아이가 필요로 할 때까지는 아이를 위해서 살 것이다. 내 자신도 중요하지만, '엄마'라는 이름도 나의 일부분이므로. 아이들이 나에게 와준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새삼 깨달으며 밝혀진 진실로 인해 쓰린 속을 가만가만 달래본다.

 

 

**출판사 <청미래>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듄 신장판 2 - 듄의 메시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래를 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의 생과 죽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퀴사츠 해더락으로서 존재하는 폴을 지켜보자니, 나는 억만금을 줘도 특별한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에게도 욕심이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책욕심 말고는 크게 욕망하는 것도 없고, 워낙에 소소한 행복을 중시하는 성향이다보니 폴 무앗딥 같은 삶을 살라고 한다면 나에게 그것은 저주가 될 것이라는 것만 알겠다. 1권부터 언급된 폴의 '끔찍한 목적'이 정해진 그 시간선에서 내려와 평범한 삶을 누리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면, 무엇이 끔찍한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 퀴사츠 해더락이기 때문에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산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인가.

 

 

폴이 아라키스를 수중에 넣고 황제와 대면한 지 어느 새 12년. 그를 신처럼 떠받드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를 몰아내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세력도 존재한다. 그 거대한 음모의 중심인물은 아마도 '골라'로 되살아난 던컨 아이다호. 폴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아이다호를 멘타트로 되살려 다시 그의 곁에 둔 적들이 노리는 것은 폴의 '방심'일까. 폴이 볼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아무리 적들이 계략을 꾸며도 모든 것은 폴의 머리속에 들어 있다. 고통스러운 것들 중 가장 덜 고통스러운 것을 선택해야 하는 계산까지도.

 

 

2권 시작부터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데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암시로 가득 차 있는 탓에 처음부터 작품에 몰입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급물살을 탄 후반부를 단숨에 읽고나서 생각하니, 모든 것은 전부 그의 선택을 위한 디딤돌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주위에서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난리법석을 떨어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으로 자신의 고통까지 선택할 수 있는 남자.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사막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남자. 그가 바로 퀴사츠 해더락이고, 그것이 퀴사츠 해더락으로서의 운명이었다는 것을.

 

 

이제 겨우 2권이 끝났을 뿐인데 이런 마무리라니, 앞으로의 세상을 작가는 무엇으로 채워놓았을까. 생각지도 못한 전개로 인해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기에는 조심스럽다. 단 하나 분명한 것은 이 [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독자라면 쉽게 발을 떼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미 이 아라키스에 흔적을 남겼으니, 우리는 이제 끝까지 가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녕 폴은 사막 속으로 들어가는가. 이렇게 끝인가.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맛보았던 2권의 마무리. 아마도 3권에서는 폴의 후세들이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 같은데, 그래도 한 번 더 폴을 만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친절을 베푸는 거야. 소박한 친절을.

p312

 

으앗! 던컨은 과연 폴을 해치게 될까?! 설마 던컨을 해치는 대신 자신이 죽거나 한다면! 부디 둘 다 무사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