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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 - 셜록 홈즈 130주년 기념 BBC 드라마 [셜록] 특별판 ㅣ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마크 게티스 외 엮음, 바른번역 옮김, 박광규 감수 / 코너스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셜록>. 아주 어렸을 때 읽은 셜록 홈즈가 저런 고기능 소시오패스였던가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들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재창조된 홈즈 앞에서 나또한 흐물흐물 맥을 못췄다. 그때부터 더 열기를 띠었던 설록 홈즈 사건 해결기.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표지에 내세운, 드라마 <셜록>의 작가 마크 게티스와 스티븐 모팻이 선정한 원작 셜록 홈즈의 매력적인 모험담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점은 드라마를 책으로 옮긴 게 아니라는 것!
셜록과 왓슨, 그들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런던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지만 군의관으로 전쟁에 참여한 왓슨은 치명적인 부상과 장티푸스로 생사를 헤매다 귀환한다. 한동안 방탕한 생활을 보내다가 하숙집을 구해야 하는 형편에 처한 그에게, 마침 같이 지낼 사람을 찾는 홈즈를 만난다. '해부학 지식이 깊고 화학자로서도 일류급이지만, 체계적인 의학수업을 받은 적은 없고 일관성 없이 색다른 연구만을 골라하는데, 교수들도 놀랄만큼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있는' 홈즈. 철학이나 문학에는 영 관심을 두지 않지만, 범죄학 분야에 박식하고 사건 현장에 남긴 발자국이나 작은 단서 하나도 놓치지 않을만큼 통찰력이 뛰어난 홈즈. 그들이 함께 살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홈즈와 왓슨이 처음으로 같이 맡을 사건 의뢰가 들어온다. 이름하여 그 유명한 <주홍색 연구>!!
한 남자가 로리스턴 가든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사체의 얼굴에는 죽기 직전 맛보았던 두려움과 공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범죄 현장에는 독일어로 복수를 의미하는 RACHE 라는 글자가 피로 쓰여져 있었다. 단서 하나, 상황 설명 하나로 이미 모든 것을 알아채는 홈즈. 심지어 범인을 그의 방안에 불러들여 직접 붙잡기까지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밝혀진 진상. 뒤틀린 시체, 모르몬교도, 그리고 20년에 걸쳐 행해진 복수극. 첫 이야기부터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매력이 넘친다. 왜 제목이 <주홍색 연구>인가 궁금했는데 이야기 속에 '빛깔 없는 삶의 실타래 속으로 주홍색 살인의 실이 엉켜 있어'라고 홈즈가 읊조리는 대목이 등장한다.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 에는 총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주홍색 연구>를 비롯하여 <네 사람의 서명>, <보헤미아 스캔들>, <빨간 머리 연맹>, <신랑의 정체>, <입술이 뒤틀린 남자>, <푸른 석류석>, <얼룩 끈>. 모두 셜록 홈즈의 예리한 관찰력과 판단력, 통찰력이 돋보이지만 이 중 <신랑의 정체>를 읽고 한동안 마음이 쓰렸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으로, 짧지만 강렬하다. <얼룩 끈>은 예전에 읽었을 때도 섬뜩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좋은 기분은 아니다. 어디선가 얼룩 끈이 스르르 나타날 것만 같은 으스스함. 셜록 홈즈 이야기에는 생각보다 인과응보를 떠올리게 만드는 요소가 꽤 있다.
왓슨은 <네 사람의 서명>에서 사건을 의뢰하기 위해 찾아온 메리 모스턴 양과 사랑에 빠지고 가정을 꾸렸다. 그런 왓슨을 보면서 홈즈는 '사랑은 감정적이야. 감정적인 건 모두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냉철한 이성에 방해가 되지. 나는 판단력을 흐리지 않기 위해 절대 결혼 같은 건 안 할거야' 라고 맹세한다. 탐정으로서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지만, 그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된다는 건, 미안하지만 상상하기 힘들다. 늘 복잡한 사건 없나 찾아 헤매고, 사건이 없으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코카인까지 주입하는 홈즈가??!! 절레절레. 하지만 홈즈에게는 왓슨이 있다. 결혼했지만 부인은 뒷전으로 밀어놓고 홈즈가 부르면 언제나, 어디든 함께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소울메이트.
한 번 붙잡으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밖에 없는 콤비의 사건 해결기. 2권에도 흥미로운 작품들이 가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