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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비밀
톰 녹스 지음, 서대경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인류의 시초에 대한 호기심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 또 앞으로 우리가 가게 될 곳은 어디인가에 관한 의문은 인류가 숨을 쉬는 한 계속 연구될 과제일 것이다. 인류의 시작을 논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 중 하나인 성경. 한 때 성경을 조금 읽긴 했지만, 믿음이 부족한 나에게는 (불경스럽지만) 성경마저 권력의 부산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성경 파헤치기를 소재로 하는 미스터리 팩션을 접할 때는 더욱.  

[다빈치 코드]는 내가 접한 최초의 성경 파헤치기 소설이었다. 내가 아는 한, 그 때까지 그런 소설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성경 파헤치기 소설이 쏟아져 나오는 것에 약간 불만도 생긴다. 좀 더 참신한 소재를 찾아낼 수는 없는 것인가, 성경 파헤치기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하는. 그리고 그런 미스터리 팩션에는 더 이상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야기는 한 남자가 어떤 노인이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자신의 잘린 혀를 손에 쥐고 가슴에는 다비드의 별이 새겨진 채 신음하고 있던 벤저민 프랭클린 박물관의 관리인. 포레스터 형사가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든 한편에서는 기자 로브가 괴베클리 테페 유적지를 취재하고 있다. 발굴을 진두지휘하던 박사가 살해당하고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인 로브와 박사의 조수였던 크리스틴. 사건은 포레스터 형사가 수사하고 있던 범죄와 맞물리면서 급기야 로브의 딸 리지와 크리스틴이 납치당하기에 이른다.  

사실 작가의 많은 노력이 깃든 작품이다. 성경의 분석에서부터 종교에 대한 이해와 고대 민족들의 인신 공희에 대해 많은 조사를 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어설픈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다른 미스터리 팩션에서는 고대 문서를 연구하거나 성경과 암호를 실마리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데 반해,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문제해결방법은 '인터넷'이다. 형사도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고 기자인 로브와 후에 그의 연인이 된 크리스틴도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얻는다. 인터넷이라는 바다 속에는 허위 정보도 많다는 것을 간과한 작가의 과오가 아닐까. 또 과도한 고문 장면 묘사에는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책 자체가 지루한 것은 아니다. 꽤 두꺼운 분량임에도 책장은 빠르게 넘어간다. 다만, 어쩌면 이제는 미스터리 팩션에는 조금씩 질려가는 나의 눈에는 차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이다. 미스터리 팩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창세기 안에 숨겨있는 비밀 또한 파헤쳐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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