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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주의보
엠마 마젠타 글.그림, 김경주 옮김 / 써네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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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본 순간부터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이야!'라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쓰는 닉네임은 분홍쟁이. 이 책의 이름은 '분홍'주의보이니까요. 분홍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쩌면 지극히 여자아이다운 색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분홍의 포근함을 좋아해요. 한창 제 마음이 스산할 때 지은 분홍쟁이라는 닉네임. 단순히 분홍색을 좋아해서라기보다 늘 포근하고 따뜻하고 가득 찬 마음으로 살고 싶은 기분을 반영해 지었답니다. 으훗.  

그래서인지 저는 유독 물건들도 분홍색으로 구입하는 편이에요. 제 남동생은 '누나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남자들이 분홍을 싫어하는 거야!'라며 폭언을 퍼붓고 저에게 걷어차이고는 하지만,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마음의 따스함과 넉넉함은 중요하잖아요. 보는 것만으로도 풍요로움을 전해줄 수 있는 이 기분좋은 색 덕분에 저의 텀블러, 침대 시트, 자주 사용하는 볼펜 등은 아주 오래전부터 분홍색으로 입혀져 있답니다. 좋아하는 색으로 주변이 채워져있을 때 저는 힘이 나거든요.  

그런 제가 이 책을 만났으니 얼마나 흥분했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말못하는 소녀 벙어리 발렌타인이 사랑에 빠지면서 느끼게 된 감정과 생각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사랑을 시작하면서 감정으로 인해 생기는 변화들을 나타내고 있어요. 사랑의 감정으로 인해 묘사되는 마음의 불안함과 충만함, 그 모두가 '분홍주의보'인 거죠. 저도 사랑을 나타내기에는 분홍색만큼 적당한 색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요렇게 저의 마음을 반영한 책이 나올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왜 별은 세개냐, 궁금하시죠? 그림과 글이 같이 있는 책을 저는 아주 사랑해요. 이 책도 그런 점에서는 괜찮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책을 읽는 내내 그림과 글이 구조적으로 전개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즉, 한 페이지의 글과 그림이 다음 페이지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할까요. 내용이 구체적이 아니라 조금 추상적인 점도 저에게는 잘 맞지 않더라구요. 한 마디로 표현해보자면 '이 책은 대체 뭐야?' 라는 의문점만 남겨두었다고 해야할까요.  각각의 글 중에는 마음에 드는 글들도 꽤 있습니다만. 

다시, 또, 봄이 오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얼마나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하고 계실까요. 그 감정이 삶을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지 저도 잘 알아요. 한 해의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아무리 바쁜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해도 우리, 가슴 속의 분홍주의보를 느끼는 일은 소홀히 하지 말아요. 으훗. 내용을 떠나 이 제목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분홍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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