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아카데미>, <새드일루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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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 일루전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ㅣ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2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앞서 리뷰한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의 2부인 아이입니다. 1부의 표지는 리사와 로즈가 장식했는데, 2부의 표지는 디미트리-로 보이는 남자-인 듯 하네요. 짙은 눈썹에 흩날리는 머리하며 하늘하늘한 옷차림을 보니, 어릴 때 가끔 하던 컴퓨터 게임 주인공이었던 페르시아 왕자가 생각납니다. 흣. 제가 상상한 디미트리의 모습은 요런 게 아니라서 살짝 거부하고 싶어지는 마음에 금새 머릿속에서 이 그림을 지워버렸답니다. 겉표지는 괜찮은데 속표지가 영 걸리는 것이, 왜 자꾸 찜찜한 마음이 드는 걸까요.
1부의 리뷰에서, 시리즈인만큼 1부를 기승전결 중 거대한 '기'로 보고 조금 지켜봐야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역시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느릿느릿 진행되고 시리즈의 기반을 다진다는 기분이 들었던 1부와는 달리, 2부에서는 각종 갈등과 위기상황이 설정되면서 작품에 긴장감이 감돌거든요. 제가 싫어하는 주인공들의 연애중심 스토리가 아니라 사건 중심이라고 할까요. 모로이와 댐퍼, 스트리고이의 대결구도가 명확해지는 데다 그동안 은근히 자식방치 엄마로 암시되던 로즈의 엄마가 등장합니다. 또 마음 가는 디미트리는 자신을 밀어내기에 바쁜데 좋은 친구로만 생각했던 메이슨이 자꾸 다가오는 통에 로즈의 마음은 갈팡질팡. 그야말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겁니다.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작품이 '성장소설'의 특징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열일곱 소녀 로즈, 순수하고 열정적이지만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아이입니다.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금방 감정을 이기지 못해 누군가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고 그러면서 자신도 상처받는, 강하면서도 여린 소녀랍니다. 그런데 2부에서는 그녀가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닥쳐와요. 전하지 말아야 할 정보를 전한 탓에 누군가가 죽음을 맞고 로즈는 엄청난 죄책감과 수호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뜻하지 않은 역경을 겪은 후, 왠지 로즈는 조금 성장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인생보다 수호인으로서의 임무, 스트리고이와의 결투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의 마음도 이해하게 되거든요.
여전히 디미트리와의 관계는 뜨뜻미지근합니다. 하지만 미리 사랑의 행방이 결정되고 주인공들끼리만 즐거워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궁금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로즈의 아버지는 누구인지, 스트리고이의 공격에서 로즈가 리사를 잘 지켜낼 수 있을지, 적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뒷편이 궁금해집니다. 1부보다 나은 2부였던 듯 해요. 2부보다 나은 3부, 그리고 결말이 나와주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