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아카데미>, <새드일루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뱀파이어 아카데미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1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2월의 시작을, 역시나 뱀파이어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책은 그만 읽어야지 하는데도 정신을 차리고보면 뱀파이어 소설이 제 앞에 떡 버티고 있답니다. 요즘 뱀파이어를 소재로 하는 책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것처럼요. 이 작품 역시 다섯 권의 시리즈로 계획되어 있는데요, [뱀파이어 아카데미] 는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의 1부입니다. 시리즈의 제목이 1부에서는 소제목처럼 쓰이고 있으니 혼란스러워하지는 마세요. 책을 둘러싸고 있는 표지가 은근 고급스러워 살짝 벗겨봤더니, 우잉! 속표지는 결코 저의 취향이 아닙니다. 그냥 살포시 표지를 덮은 채로 간직하고 싶어지는군요. 

지금까지 제가 읽은 뱀파이어 소설들을 차근차근 따져보자면 우선,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인간인 벨라와 뱀파이어인 에드워드의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언제나 등장하지만 그들은 역경을 헤치고 굳세게 그 사랑을 지켜나갑니다. 또 다른 뱀파이어물인 '하우스 오브 나이트' 시리즈는 인간에서 뱀파이어로 변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무대는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는 세상, 인간 또한 어느 순간 표식을 받고 뱀파이어로 거듭날 수 있는 세계입니다. 여기에서 벗어나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에서는 뱀파이어 공주 리사와 뱀파이어를 수호하는 로즈가 등장합니다. 둘은 강한 결속 관계로 맺어져 있어서, 로즈가 조금만 집중하면 리사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그녀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을 로즈도 경험할 수 있게 된답니다. 

이 책에서 리사는 모로이, 로즈는 댐퍼라는 신분인데요, 모로이는 뱀파이어 순수혈통, 댐퍼는 그 모로이를 수호하는 자로서 모로이와 댐퍼 사이에 태어난 존재라고 합니다. 모로이에게는 마법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성인이 되면 하나의 능력이 특화되기 마련인데 리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조금 독특합니다. 최면마법도 남들보다 조금 강하고, 또 영적인 능력이 있거든요. 모로이와 댐퍼의 적으로 등장하는 스트리고이는 불사의 생을 얻기 위해 모로이가 규칙을 어기고 변화된 존재입니다. 목을 베거나 은으로 된 말뚝을 심장에 박아야만 없앨 수 있다고 해요. 그리하여. 간단히 정리하면 이 이야기는 모로이와 수호인 댐퍼, 스트리고이의 전쟁 소설이자 리사와 로즈의 로맨스 소설이 되겠습니다. 

1부의 이야기는 로즈와 리사가 2년 여의 인간세상에서의 생활을 접고 뱀파이어 아카데미로 돌아가면서 시작됩니다. 어떤 위협을 받고 아카데미를 탈출한 것이지만 다른 수호인들에게 붙들린 것이죠. 돌아간 아카데미에서 리사는 크리스티안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로즈는 수호인이자 스승인 디미트리를 좋아하게 되지만 같은 수호인의 입장이라 로즈의 사랑은 한동안 힘들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랑의 막대기의 행로가 정해지고 리사의 능력이 밝혀지며 그들을 위협하는 위기를 하나 넘어가면서 1부는 마무리됩니다. 1부인만큼 시리즈 전체의 기반을 닦는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모로이와 댐퍼라는 다소 색다른 존재들을 내세웠지만 저는 살짝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영어덜트의 감정에 맞춰져 있기 때문인지 소소한 일상도 묘사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큰 사건 없이 설명하는 식이라 기승전결의 묘미를 느낄 수가 없었거든요. 전에 어떤 시리즈를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시리즈로 작품들이 쏟아져나오는 이상 1부에는 그리 큰 갈등양상이 등장하지 않는 듯 합니다. 1부에서 마지막 권까지를 하나의 커다란 작품으로 생각하고 1부를 '기' 쯤으로 여겨야 할 것 같아요. 

하나 마음에 든 것은 '로즈'라는 캐릭터입니다. 열 일곱인지라 아직 철이 덜 들었고 뱀파이어 소설의 주인공인만큼 스스로를 대단히 매력적이라 여기는, 살짝 불편한 아이이기는 하지만 거침없는 성격 하나는 알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묘사에 따르면 입도 거칠고 생각하기 전에 먼저 행동해버리는 단순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다른 시리즈물에서처럼 예쁜척, 새침한 척, 연약한 척 하는 캐릭터보다는 조금 나은 듯 해요. 일단 모로이를 수호해야 하는 댐퍼의 입장인만큼 모든 상황에서 굉장히 전투적이지만 또 그만큼 순수한 면도 엿보인답니다. 일단 저에게 2부인 [새드 일루전] 도 있으니 2부까지는 한 번 로즈를 지켜봐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디미트리'라는 이름도 마음에 드니까요. 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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