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되고 싶었던 버스 운전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신이 되고 싶었던 버스 운전사
에트가 케렛 지음, 이만식 옮김 / 부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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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 지 궁금하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에 관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평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물론 내가 감동받았던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도 감동받고, 내가 느꼈던 것을 다른 사람들이 느낄 수 있다면 어쩐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에 정다움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재미없게 읽은 책에 대해서는 리뷰를 쓰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평은 어땠는지 평소보다 더 궁금해진다. '이거 대단한 책인데 내가 못 알아보는 것은 아닐까, 사실은 재미있는 책인데 나만 재미없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음, 불안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나는 이 책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상 수상'이라는 문구가 표지에 적혀 있다고 해서 그런 책들이 다 나와 맞았던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권위있는 상을 받았다고 해도 나의 취향과 맞지 않는다면 나에게 있어 그 책은 가치가 없다. 그저 내가 읽었던 책들 목록의 한 켠을 차지할 뿐, 오랜 시간 내 머리와 내 마음을 차지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거나 상을 받았다고 하면 귀가 솔깃해지기는 한다. 그래도 상은 상이니까. 아무 작품에 무턱대고 상을 주지는 않을 테니까, 라는 조그만 믿음이 아직도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달은 것은, 어떤 작가와 작품의 이력이 어떻든 역시 나에게 재미가 없다면 아무 소용없다는 것이다. 

모두 22편의 중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단편모음집이다. 사실 맨 마지막 작품인 <크넬러의 행복한 캠프 생활자들>을 제외하고는 기껏해야 두 세장의 짧은 이야기들이다. 처음부터 이 책이 재미없다고 느낀 것은 아니었다. 사실 표제작인 <신이 되고 싶었던 버스 운전사>를 읽고 나서는 느낌이 괜찮았다. 확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동화같기도 하고 뭔가 교훈적인 이야기를 따스하게 풀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계속 읽기 시작했는데 두 번째 이야기인 <굿맨> 부터 영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이야기가 기발하고 독특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뿐. 그것으로 대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그래서, 대체, 나보고 뭘 어쩌라는 거야'라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 심통이 났다. 

다른 사람들이 이 책이 재미있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나에게 재미없었던 것을 재미있다고 거짓말할 수는 없으니까. 어쩌면 유심히 살펴보고 분석해보면 내가 찾지 못한 생각이 담겨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좋은 책이란 쉽고 재미있게 독자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스라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고 하는데, 나는 한국인이라서 그런가. 이야기가 기발했다는 정도만 기억에 남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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