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안전성
A.M. 홈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때문에 인문학 서적으로 오해를 받는 거 같다.

소설이다, 아주 멋진.

 

작년에 읽은 소설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목을 고르라면 단연,

<이 책이 당신의 인생을 구할 것이다>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책의 저자 A. M. 홈스의 소설집!

 

아무렇지도 않으면서, 절대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닌 일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절대 평범한 일이면서, 내 곁에서는 아직 보지 못 했으니 소설 같은 일들.

그럼 다시, 이건 소설이잖아 싶다가도, 이건 결코 소설이 아니야 싶은 공감이 솟아나는 일들.

 

바로, 내가 좋아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긴 책!

 

휴가를 맞아 아이들을 시댁에 맞기고 둘만의 시간을 만들었으나, 생각처럼 달콤하거나 행복하지만은 않은 '어른들끼리'의 시간,

조니는 아니지만, 자신을 조니라 부르는 남자에게 잡혀간 꼬맹이 '조니를 찾아서',

무더운 여름날, 알몸인 채로, 아이스크림이 녹는 기분으로 뒷마당에 누워 성적 상상을 펼치는 '더위속의 청키',

회사 건물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협박 전화로 인해 업무가 중단되고 귀가 조치 당한, 그래서 일찍 집에 돌아갔다가 난감해진 '짐 트레인',

이웃의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득 야구 글러브를 훔치고는 '총알 캐처'가 되는 남자,

리넨장 안에 숨어 독립선언문을 쓰는, 자신의 발과 사랑에 빠진 소녀의 인사 '그럼 이만',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져버린 아들을 지켜보다가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밤의 에스더',

어린 벤과 샐리가 어른들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파자마 파티',

여자뿐인 집안에서 유일하게 그것,을 가진 '그것의 나',

동생의 '진짜 인형'과 사랑에 빠져 애증을 느끼는 남자.

 

이렇게 초간단 요약을 해놓고 보니, 이게 뭐 얼마나 대단한 이야기가 되겠다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홈스가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것.

그러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는, 우리들의 일상이라는 것.

그러니까, 더없이 가슴 뛰고, 더없이 공감 가고, 더없이 뭉클하고, 더없이 사랑스러운 책이라는 것.

그러니까, 무조건 강추라는 것!!!

 

홈스의 책들이, 앞으로도 계속계속 번역되어 나오면 좋겠다. 당연히,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모두 읽을 테다.

 

그러게, 내 일상은 안녕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1 - 눈동자의 집, 개정판 위험한 대결
레모니 스니켓 지음, 한지희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작가가 독자들을 염려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지 말라고 권하기도 한다.

'작가인 나로서도 이렇게 불행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슬플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말씀드릴게요.

행복한 아이들의 행복한 이야기를 읽고 싶은 독자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이 책을 내려놓고 다른 책을 찾아보세요.'

행복한 사람들의 행복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당연히 "패쓰~!"했어야 하는 책인데,

도대체 어떤 이야기이기에... 하는 궁금증을 누르지 못 했다.

 

보들레어 집안의 세 남매 바이올렛, 클로스, 서니. 이 아이들은 책이 시작된 지 다섯 페이지 만에 불행 속에 빠져든다.

집에 화재가 나서 부모님과 그들의 행복이 담긴 집을 모두 잃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이 책 참 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이제 그들의 친척인 백작의 집, 바로 '눈동자의 집'에 맡겨지고, 여기서부터 아이들의 진짜 불행이 시작된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것보다 더 큰 불행이 아이들에게 있겠느냐고?

대단히 불행하게도, 부모님과의 이별은 이 가여운 보들레어 집안 세 남매가 맞서야 될 불행의 서막에 불과했다.

 

이 아이들의 불행한 이야기를 읽어가는 일이, 역시 쉽지는 않았다.

단지 소설일 뿐인데도,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불운에 절로 안타까운 탄식이...

하지만 이 책이 그저 불행에 불행만 가득한 책이었다면 읽는 데 아무 의미가 없었겠지.

이 세 남매가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지혜를 모아 자신들 앞에 닥쳐온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은 어른인 나에게도 귀감이 될 만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감당 못 할 불운 앞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그것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의지와 지혜가 있었다.

우유통에 빠져서도 이제 곧 죽게 생겼구나 하고 낙담해 눈물만 흘리다가 죽는 개구리가 아니라,

반드시 빠져나갈 방법이 있을 거라고 열심히 헤엄을 치다가 서서히 굳어가는 우유를 밟고 점프해 탈출에 성공하는 개구리처럼.

(어린 시절의 내가 그랬듯이, 지금의 나도 간혹 그러듯이) 어려움에 처하면 그저 엄마아빠를 찾을 뿐,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도 노력도 없는 아이들에게는 이 보들레어 집안 세 남매의 이야기가 '용감한 어린이'로 거듭나도록 힘과 용기를 줄지도 모르겠다.

 

이 세 아이들의 불행한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내 빈약한 자립심을 새삼 돌아봤다.

아, 역시 동화는 또 그 나름으로 어른인 내게 깨달음과 가르침을 전해주는구나.

 

잠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듯 하던 이야기는 새로운 불행을 예고하고 있었기에, 이야기의 끝을 읽기 전에 잠시 유혹에 빠졌다.

'나는 분명히 이 책의 첫머리에 이 이야기가 해피 엔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니 이제부터 전개될 불행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은 독자라면 여기서 그만 책장을 엎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나는 정말이지 이제 세 남매가 스트로스 판사와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는 내 나름대로의 결말을 간직한 채,

이 아이들을 행복한 모습으로 기억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책을 덮었다가, 이 가여운 아이들이 또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지, 또 이 지혜로운 아이들이 새로운 불행을 어떻게 이겨낼지,

궁금해서 이대로 멈출 수가 없었다.

역시, 아이들은 이제 막 불행의 구덩이에서 기어오르자마자, 새로운 불행을 향해 달려가며 1권의 막을 내렸다.

이런 이야기가 아직 열두 권이나 더 남아 있다니!

가슴이 아프지만,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대로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계속 읽어야지...

아이들에게 책 밖에서나마 힘내라고 응원을 전하며, 또 지혜로운 아이들의 모습에서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용기를 배우며...

아, 2권이 무척 궁금하다! 얼른 다음 권을 데려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반쯤 읽어나갔을 때, 마침 접속한 온라인 서점 메인 화면에 이 책이 소개되어 있었다.

내 관심을 확 잡아 끄는 한 단어. '오대양 사건'.

오대양 사건이 뭐지?

책을 읽어나가며 어떤 사종교에 관련된 이야기인가보다 생각만 했지, 실제 소재가 되어준 어떤 사건이 있는 줄은 몰랐다.

그제야 인터넷으로 '오대양 사건'을 검색해보며, 아, 이 소설은 실제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구나, 알았다.

 

[정의]
1987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 있던 오대양(주)에서 일어났던 집단 자살 사건.
[역사적 배경]
오대양 대표이자 교주인 박순자(朴順子)는 1984년에 공예품 제조업체인 오대양을 설립하고, 종말론을 내세우며 사이비 교주로 행세하였다. 박순자는 자신을 따르던 신도와 자녀들을 집단 시설에 수용하고, 신도들로부터 17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사채를 빌린 뒤 원금을 갚지 않았으며, 이 돈을 받으러 간 신도의 가족을 집단 폭행하고 3명을 살해한 후 잠적하였다. 그리고 범행과 조직의 전모가 공개될 것을 우려해 집단 자살극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디지털용인문화대전)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을, 나는 20년도 훌쩍 지난 지금 이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소설에서는 어머니로 불리는 이 집단의 대표와 엄마 그리고 이모라 불리는 함께 사는 여자들과 그들의 아이들이 등장하며,

그 중 한 아이 '나'가 화자로 등장한다.

주된 화자는 '나'이지만 그렇다고 이야기가 딱 '나'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것은 아닌지라, 이야기를 읽는 동안 종종 혼동이 오곤 했다.

이야기는 자주 시간의 흐름을 바꿔 달리기도 했다.

 

이 이야기에서 유난히 내 시선을 끄는 것은 결혼과는 별개로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는 그녀들의 모습이었다.

'사랑'의 또다른 모습을, 생각해보게 했다.

 

_ 여자들은 남자들을 만나고 사랑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다. 결혼이 없기에 이혼도 없다. 그에 따른 상처도 없다. 그녀들은 욕심 없는 삶을 살아간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이 식으면 그 사랑을 붙잡지 않는다. 소박하고 너그럽다.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들을 지배하거나 억압하지 않는다. 그냥 품어줄 뿐이다. 보듬어줄 뿐이다. (164)

 

(리뷰와 상관없이, 지금 너무나 엉망인 내 마음 상태가 뱉어내고 싶은 이야기.)

소박하고 너그러운 사랑, 그냥 품어주고 보듬어줄 뿐 아이를 지배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부모.

책을 읽을 때는, 별 큰뜻 없이 밑줄 그은 문장이었는데,

지금, 이 시간에는 이 문장들을 달달 외울 듯이, 이 문장이 나를 구원해줄 듯이 노려보고 또 노려보고 있다.

제발 나를 지배하거나 억압하려 하지 마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그대 사이에, 꽃이 필 때 - 안세아, 케임브리지에서의 늦은 사춘기
안세아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책으로 그득한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제목이 예뻐 무심코 빼어들었던 책.

살짝 넘겼다가, 단박에 파스텔 톤으로 내 마음을 물들이는 사진들에 반해, 눈에 하트를 그리게 만들었던 책.

 

이 책은 그렇게 내게로 와, 어느 잠 안오던 날, 나의 밤에 환하게 꽃망울을 터뜨려주었다.

(밤이 환해졌으므로, 잠은 더욱 달아나고, 나는 비슷한 감성의 책을 찾아, 또 다른 여행을 떠났더랬다...)
 

 


 

책날개의 저자 프로필에서, 한여름, 한낮의 태양보다 더욱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열정', 그 단 한 단어를 심장에 심어주는, 뜨겁고도 옹골찬 삶을 살고 있는 젊고 예쁜 저자.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엿볼 수 있는 프로필도 꽤나 인상적이다.

'일곱 살, 연분홍 벚꽃 가득 피운 나무 아래에서 쓴 두 줄짜리 시로 처음 상을 탔다.

이후 시, 소설, 드라마 등을 쓰며 고등학교 때 30여 개의 상과 문예지 문학상을 받았다.'

일곱 살 저자에게 첫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는, 두 줄짜리 시가 몹시 궁금해졌다.

 

  



'안세아, 케임브리지에서의 늦은 사춘기'

사춘기 소녀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감성 충만한 글들이, 내게도 '늦은 사춘기'를 가져다 준다.

 

_ 견딜 수 없을 만큼, 누군가가 궁금해졌으면... (311)

 

_ 지치는 건 너무 먼저, 일찍부터 기다렸기 때문이고, 문득 그리워지는 건 벌써 멀리, 마음보다 너무 빨리 걸어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91)

 

_ 수많은 틈과 빈자리를 건너 지금 이곳에 선다. 꽃이 지고 꽃이 피는 계절 사이, 나뭇가지가 벌어질수록 점점 더 크게 펼쳐지는 그늘, 부드럽고 향긋하게 비어 있는 나의 의미, 말랑말랑한 모처럼의 여백. (157)

 

 


책을 읽던 중 문득, 지금 지구 저쪽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는 친구가 떠올랐다.

나와 엇박자로 아침과 밤을 맞으며, 나와 다른 일기예보를 챙겨보고, 나와 다른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있는,

"오늘 저녁 메뉴는 뭐였어?"라는 나의 질문에 이국의 냄새가 절로 맡아질 것 같은 음식 이름을 말해주던, 친구가.

벌써 노트 두 권을 넘겼다는 친구의 일기장에도 이런 글들이 담겨 있을 것만 같아,

친구가 돌아오면 그 일기장을 훔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슴속에 그리움 한 방울까지 더해주며, 내게 환한 밤을 선물해준 이 책.

참 예쁘고, 애틋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과 노니는 집.

내가 늘 꿈꾸는 집.

 

집안 곳곳 시선 닿는 곳 어디에나 책이 있고,

아무 때고 책 한 권을 빼어들어 책 속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그런 공간을 꿈꾸는 나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던 제목의 책.

제목에 반해, 책이 빼곡한 표지 그림에 반해 진작에 사두었던 책인데, 이제서야 꺼내 읽어보았다.

 

필사쟁이 아버지 밑에서 늘 책을 곁에 두고 살아온 장이를 따라, 책이 가득한 이야기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이야기는 의외로, 그저 책과 함께 하는 순수한 동심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라, 천주교 탄압과 연관되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그 속에 조금씩 성장해가는 장이의 모습도 있고, 풋풋하게 싹트는 수줍은 마음도 있고, 책에 관해 마음에 오래오래 남을 문장도 있다.

 

필사쟁이로 커가는 장이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내 가슴에 와닿은 것은, 바로 그 책에 관한 문장들이었다.

 

"훌륭한 선비님들은 『논어』나 『맹자』가 재미납니까? 전 들여다보면 잠만 오고, 봐도 봐도 뭔 소린지 모르겠는데 책방에서는 그 책이 가장 많이 나갑니다."

"난 훌륭한 선비가 아니라 그런 책은 어렵고 재미없다. 다만 재미는 없어도 곱씹고 새겨들을 말은 있지."

(...)

"어렵고 재미없어도 걱정 마라. 네가 아둔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 어려운 글도 반복해 읽고, 살면서 그 뜻을 헤아려 보면 '아, 그게 이 뜻이었구나!' 하며 무릎을 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어려운 책의 깊고 담백한 맛을 알게 되지." (53)

 

"책은 읽는 재미도 좋지만, 모아 두고 아껴 두는 재미도 그만이다. 재미있다, 유익하다 주변에서 권해 주는 책을 한 권, 두 권 사 모아서 서가에 꽂아놓으면 드나들 때마다 그 책들이 안부라도 건네는 양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지. 어느 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는 것도 설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 책이 궁금해 자꾸 마음이 그리 가는 것도 난 좋다.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도토리를 가을부터 준비하듯 나도 책을 차곡차곡 모아 놓으면 당장 다 읽을 수는 없어도 겨울 양식이라도 마련해 놓은 양 뿌듯하고 행복하다." (78)

 

책과 노니는 집,에서, 책과 노니는 마음을 가득 충전하니, 내 방 안의 책들이 어찌나 더 사랑스럽고 예뻐보이던지.

책 한 권에 도토리 한 알, 책 두 권에 도토리 두 알, 그렇게 겨울 양식 풍족하게 마련해 둔 다람쥐의 마음으로 든든하다.

아름다운 내 책들. 좁지만 세상 어느 곳보다 행복한, 책과 노니는 내 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