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행복하기 - 홍시야의 즐거운 하루 사용법
홍시야 지음 / 북노마드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제 퇴근길에 챙겨간 한 권의 책.

그 책을 펼쳐, 앞 부분의 '소제목'을 읽다가,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어요.

(저는 책 읽을 때 트윗을 가장 많이 해요.^^; 읽다가 좋은 문장, 읽다가 하고 싶은 말을 트윗에...)

 

 

 

 

홍시야의 즐거운 하루 사용법 『오늘, 행복하기』

책을 펼치자마자 설렘 가득한 행복이 퍼지게 해준 그 소제목들은 이렇지요.

 

 

1. 좋아하는 동네를 찾아 이사하기

2. 음악을 들으며 마을버스로 여행하기

3. 길거리에서 즉흥 공연하기

4. 소홀했던 친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5. 계절마다 등산하기

6. 매일매일을 기록하기

7. 자기계발서 대신 본능에 따라 하루 보내기

8. 옷차림으로 기분 표현하기

9. 지도만 펼쳐두고 여행 상상하기

10. 여행지에서 가이드북을 버리고 내키는 대로 걷기

11. 가까운 도서관 찾아가기

12. '척'하지 말고 자기 기분에 푹 빠지기

13. 펜과 노트를 곁에 두고 일상을 보내기

14. 가까운 사람에게 감동 선물하기

15. 하늘 위의 구름을 보며 상상하기

 

이런 기분 좋은 목록이 무려 60개가 촤르르륵 펼쳐져요.

제목만 따라 읽어도 행복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 읽으며, 기분이 어찌나 좋아지던지요.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자유' '여유' '활기' '열정' 이런 것에 절로 감염되는 듯...! ^^

 



 

모든 이야기에는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도 함께...!

그림...! 그림이다앗...!! +_+

 

저는 '그림'을 꼭 배워보고 싶어요...

요즘 특히나 『3시의 나』가 그런 제 마음에 불을 당긴 상황에서,

이 책까지 만나고 보니, 아아아아아아, 진짜 진짜, 그림 그려보고 싶어요...!!

 

 

그래서,

그렸습니다......ㅋㅋㅋㅋ

 

 

 

 

홍시야의 즐거운 하루 사용법 20. 엄마에게 내 얼굴 그려달라고 조르기

 

잘 그린 그림은 누구를 위해 필요한 걸까?

그림을 A - B - C로 매기는 평가로부터

벗어났는데 우리는 왜 아직도 누군가가

정해놓은 잘 그린 그림에 집착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그림은 그릴 때 빛이 나는 법.

그저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나고 즐거운 놀이라는 것!

 

 

_ 그림은 그릴 때 빛이 나는 법. 그저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나고 즐거운 놀이라는 것!

쿠훗. 이 책을 읽다가 저는 바로 빛을 냈지요(응?!). ㅋㅋ

그저 즐기며 충분히 신나고 재미나게 그림 한 판. ㅋㅋㅋㅋㅋㅋ

어제 점심 산책길에 분홍꽃을 예쁘게 피운 나무를 보고, 신이 나서 사진 찍었던 한 때를 그림으로...*-_-*

 

 

 

 

홍시야의 즐거운 하루 사용법 30. 사랑하기

 

짝사랑이라도 좋으니

하루라도 빨리 사랑하라.

 

연애는,

사랑은,

나라는 사람을

가장 빨리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지름길.

 

 

_ 사랑을 할 거야아~~ 사랑을 할 거야아~~~ 아무도 모르게 너만을 위하여~~♪

짝사랑이라도 좋으니 하루라도 빨리 사랑하라!!

그 마음을 담아 하트를 하나 그려보았어요......

 

 





홍시야의 즐거운 하루 사용법 5. 계절마다 등산하기

 

-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 여기 잘 왔다고.

-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숲은 늘 세상을 다시 살아갈 힘을 안겨준다.

 

_ 계절마다 등산하기. 특히 지금의 산은 얼마나 예쁠까요...?

그 예쁜 산에 안겨,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여기 잘 왔다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그렇게 위로 받고 힘을 얻고 싶어요...^^

'숲'은, 아직 그리자니 엄두가 안 나서(ㅋㅋ), 홍시야 님의 삽화를 올립니다~!

 


 

홍시야 작가의 개성 넘치는 그림과 마음을 두드리는 글 덕분에 설렘+행복이 마법처럼 퍼지는 책, 『오늘, 행복하기』!!

제가 오늘 행복한 건,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인가요...? *^^*

(아니면, 아까 우연히(!) 신경숙 작가님을 뵈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이따가 좋아하는 시인의 낭독회에 가기 때문일까요?! 라고 은근히 자랑도 묻어가기......... ㅋㅋㅋㅋ)

오늘, 행복합시다~~~~!! ^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 전기 우언소설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14
윤주필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고전문학전집의 열넷째 권이 나와, 반가운 마음에 무조건 집어 들었습니다.

조선 전기 '우언소설'이라는데, '우언소설이 뭐지...?'

평소에 그 친하던 사전 찾아볼 생각도 않고, 일단 그냥 펼쳐 읽었어요.

 

「안빙의 꿈여행」을 읽다 보니, 꽃세계의 꽃들이 사람으로 묘사된 모습이, 하아ㅡ, 아름답습디다.

여기에 실린 표현들을 외워뒀다가, 나도 초목을 만나면 요렇게 사람처럼 묘사하여 쓰고 싶구나, 생각하며,

 

「서재에서 밤놀이」로 넘어갔지요.

이번에는 붓과 벼루와 먹과 종이가 사람처럼 나옵니다. 이 글을 읽다가 생각합니다.

'의인화의 진수를 맛보는구나...!! +_+'

 

그제야, 생각합니다.

'우언소설'이, 사물을 의인화한 소설인가...?

「안빙의 꿈여행」에서 초목이 그랬고, 「서재에서 밤놀이」에서 문방사우가 그랬고...

 

지금, '우언소설'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검색해보니, 과연 그렇네요.

[같은말] 우화 소설(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의인화하여 쓴 소설).

 

그렇다면 제가 무릎을 치며 감탄한 거, 제대로 감탄한 건가 봅니다. (^^;)

 

 

이 책 『조선 전기 우언소설』에는 모두 여섯 편의 우언소설이 실려 있어요.

앞에 말한, 꿈에서 꽃왕국에 다녀오는 「안빙의 꿈여행」, 서재의 문방사우가 사람으로 나타나 선비와 만나는 「서재에서 밤놀이」 외에도, 마음의 집과 그 집을 다스리는 마음들이 묘사된 「신명스런 집과 천군 전기」(원래는 「신명사도명」과 「천군전」이라는 두 개의 작품인데 이 책에서는 하나로 다루었다고 해요), 단종과 사육신의 이야기를 에둘러 보여주는 「원생의 꿈여행」, 마음을 하나의 나라로 보고 그 마음 나라의 혼란과 평정을 보여주는 「시름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매 작품 작품, 아, 어쩜 이렇게 절묘한 의인화와 묘사라니! 하는 감탄이 터져나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는데,

(아, 「신명스런 집과 천군 전기」는 이 여섯 작품 중, 제게는 좀 어렵게 읽혔어요. 원래 「신명사도명」이었을 앞 부분의 이야기는, 조곤조곤 읽어보니, 과연 멋진 글이긴 하나, 따라 읽기에는 전 좀 어렵더라구요. 헤헷.)

그 중에서도 「서재에서 밤놀이」에 반해버린 마음을 금할 길이 없네요...!

 

어쩌면 제목에서부터 저를 사로잡았을 이 이야기,

「서재에서 밤놀이」에는 다섯 '인물'이 등장합니다.

까만 비단옷에 검은 관을 쓴 이(벼루), 알록달록한 옷에 맨상투 차림을 한 이(붓), 흰옷에 관건을 쓴 이(종이), 검은 옷에 검은 모자를 쓴 이(먹), 그리고 이 서재의 주인인 선비.

주인을 위해 "살갗을 문지르고, 뼈를 부딪치고, 머리를 적시고, 등에 물이 스며드는 등 수고로운 일을" 하는 서재의 네 벗, 문방사우가 사람으로 변한 것이지요.(이 동작들과 문방사우의 역할이 딱딱 연결되죠? ^^)

아... 어떡하지......

지금 손가락에 발동 걸리려 합니다. 제가 이 글 이야기를 다 해버리면 안 되잖아요. 워워ㅡㅡㅡㅡㅡ

그, 그렇다면... 음, 아는 이의 닉네임이 나오기도 해서 빵 터졌던 한 부분만... 훌쩍.

 

흰옷이 일어나 공경히 절하고 말했다.

"(어쩌고 저쩌고... 이 부분도 다 옮기고 싶지만...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되니까, 훌쩍ㅜㅜ. 건너뛰고) 비록 속마음을 흩고 삶아서 정신을 닦아내고자 했으나, 본디 채색을 받아들일 자질이 아닌지라 경박하다는 참소를 은연중 뒤집어쓰고 끝내 장독이나 덮게 되었습니다. 감히 다시 거두어 주시기를 바라오니, 명공께서는 살펴주소서."

 

푸힛. 흰옷(종이)의 '끝내 장독이나 덮게 되었습니다' 하는 하소연에, 종이가 종이로 태어나 글자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장독을 덮게 되었을 때 얼마나 참담했을꼬 생각하니 애처로우면서도, 장독 님 생각도 나고(ㅋㅋ), 옛날에 한창 유행했던 이런 유머도 생각나도...

 

아가 칫솔: 엄마, 엄마. 나 칫솔 맞아?

엄마 칫솔: 그래, 칫솔 맞아.

아가 칫솔: 엄마, 엄마. 엄마도 칫솔 맞아?

엄마 칫솔: 그래, 엄마도 칫솔 맞아.

아가 칫솔: 근데... 엄마는 왜 운동화만 닦아?

아.... 웃프다. 엄마 칫솔과 흰옷 입은 이의 신세가.........ㅜ_ㅜ

 

음, 얘기 하나만 더 해도 돼요....? (☞☜)

선비가 서재로 들어와 이 네 사람과 처음 대면하는 장면....

여기까지만 말하고 더 말 안 할게요....^^;;;

 

어슷한 그림자가 대청마루에 지며 세 사람이 연달아 왔다. 옷매무새와 모습이 방 안에서 본 것과 똑같았다. 도착해서는 앞에 늘어서서 절을 하니, 선비도 답배를 하면서 급히 물었다.

"한 분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러자 이렇게 답했다.

"모자를 쓰지 않아 감히 뵙지 못합니다."

선비가 말했다.

"산에 있는 서재의 밤 모임이니 예법을 따질 것이 없습니다. 속히 나오시면 좋겠습니다."

벗은 모자가 이 말을 듣고 서재 뒤에서 주저하며 다가와 머리를 수그리고 무례함을 사과했다. 선비가 위로하며 답하고는 서로 마주앉았다.

 

...모자 벗고 다니는 붓의 설움...;;;; 까딱하면 선비와 못 만날 뻔했어요....ㅡ.ㅡ;;

 

 

약속한 대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물러나며...(^^;)

책 뒤표지를 보면 이런 문장이 쓰여 있지요.

행간의 수수께끼를 풀어라!

그 '행간의 수수께끼'를 수많은 각주로 풀어내어 이 글들의 진수를 맛볼 수 있게 해준 윤주필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저는 이만 손가락을 꺾는 심정으로(^^;) 합죽이가 되어 물러가겠습니다...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욕탕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문학동네 동시집 25
강정규 지음, 손지희 그림 / 문학동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우가 드디어 걷기 시작했다

어디까지 갈까

어떤 길을 갈까,

그도 저도 아닌

연우의 길을 가면 좋겠다

연우니까

강정규 선생님의 동시집 『목욕탕에서 선생님을 만났다』에 실려 있는 시예요.

아아, 이 시 읽고, 이 땅의 모든 '아이'와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연우는 연우니까 연우의 길을 가면 좋겠고,

원주는 원주니까 원주의 길을 가면 좋겠고,

그렇게,

희숙이도, 수진이도, 상만이도, 민아도, 진아도, 정민이도, 소영이도, 형진이도, 원선이도, 세진이도,

누구든, 모두모두,

자기의 길을 가면 좋겠다고요.

 

어제 퇴근길에서 이 동시집을 읽으며,

방그레 엄마 미소 짓다가, 울컷 눈물 나다가, 푸힛 웃음 터뜨리다가, 하아ㅡ 무릎을 치다가,

그랬네요.

참 많은 표정을 지으며 읽었어요. ^^

 

이 동시집을 지으신 강정규 선생님은 1975년에 소설로 등단하신 뒤 동화를 중심으로 마흔 권 가까운 산문을 낸 문단의 원로 작가이신데, 작가 생활 35년 만에 동시는 처음.

그 첫 동시집으로 제 마음을 이렇게 온통 사로잡으셨어요. ^^

 

 

 

2010년 겨울, 축복처럼 이 땅 위에 찾아와 준 손녀와 함께 선생님에게서 태어난 첫 동시는 '갓난아기'.

갓난아기

 

 

어제까지

없었는데

오늘

있다

 

눈도 있고

코도 있고

손톱도

작다

'동시' 역시 이 날의 선생님에게는 '어제까지 없었는데 오늘 있'게 된 갓난아기 같은 존재였겠죠...?

이제는 의젓하게 한 권의 동시집으로 자라난!

 

너무 귀엽고, 너무 예쁘고, 또 너무 웃기기도 해서, 주변의 누구와든 함께 읽고 싶은 책이에요. ^^

아참, 때론 뭉클하기도!

개미

 

며칠째비내려먹이를구하지못해굶주리다허기진몸으로모처럼누군가에게밟혀죽은벌레한마리힙겹게물고가다가내발에밟혀죽으면집에서기다리는아기개미는어떻게하나……발조심!

내 발에 밟혀죽으면 집에서 기다리는 아기 개미는 어떻게 하나...

아, '집에서 기다리는 아기 개미는 어떻게 하나'라는 말을 보자마자 울컥, 코끝이 찡했던...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이 책에 등장하는 '짱구' 이야기에도 그랬고요....ㅜ_ㅜ)

작은 존재를 보살피는 마음으로 살금살금 '발조심' 해가며 살아야겠어요. ^^

 

귀여운 그림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새삼 동심을 느끼게 해주는 이 동시집을 추천해올리며,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

잠들고 싶은 오후......(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의 꿈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박상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방 한가운데에는 은으로 된 보석상자가 있었다. 로버트 루이 스티븐슨이 활짝 열어보니 책이 한 권 놓여 있었다. 이름 모를 섬, 여행, 모험, 소년, 해적들에 대한 책이었다. 표지에는 그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는 동굴에서 나왔고, 원주민들에게 마을로 돌아가라고 명령하고는 책을 팔에 끼고 정상까지 기어올라갔다. 그러고 나서 초원에 드러누워 첫 페이지를 펼쳤다. 그는 그 정상에서 그 책을 읽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기가 순수했기 때문에 이야기는 공기와 같았고, 영혼을 열어주었다. 거기서, 책을 읽으면서, 마지막을 기다리는 것은 멋진 일이었다.

_ 작가이자 향해가, 로버트 루이 스티븐슨의 꿈

그는 무엇보다도 바다를 사랑했고, 바다에 음악을 한 편 헌정하고 싶었다. 태양은 하늘 꼭대기에 떠 있었고, 물의 표면은 반짝거렸다. 드뷔시는 숨을 잔뜩 들이쉰 채 조용히 다시 들어갔다. 해변에 도착했을 때, 샴페인 병을 꺼내 반쯤 마셨다. 시간은 멈춘 것 같았고, 음악은 이런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간을 멈추게 하는 것.

_ 음악가이자 심미주의자, 클로드 아실 드뷔시의 꿈

난 당신의 가장 깊은 부분입니다, 카에이루가 말했다. 당신의 어두운 부분이지요. 이것 때문에 난 당신의 선생입니다.

근처 마을에서 종이 몇 번 울렸다.

그럼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페소아가 물었다.

내 목소리를 따라가야 합니다. 카에이루가 말했다. 밤을 새우거나 잠을 잘 때 내 목소리를 들을 텐데, 때로는 흐트러져 들릴 것이고, 때로는 듣고 싶지 않을 것이오. 하지만 들어야만 하고, 이 목소리를 들을 용기를 가져야만 할 겁니다. 위대한 시인이기를 원한다면 말이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페소아가 말했다. 약속드리지요.

_ 시인이자 위장꾼, 페르난두 페소아의 꿈

 

 

 

불멸의 이름, 스무 명의 삶을 꿈으로 푼 타부키의 기막힌 몽환수첩!

이 책에는 타부키가 사랑한 스무 명의 예술가가 꾸었을 듯한 '꿈'이 그려져 있어요.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의 꿈을 알고 싶다는 욕망이 자주 날 엄습했다. 잃어버린 것을 채워달라고 문학에 요청할 때, 어떻게든 해보려는 문학의 시도는 위대하다. 나의 등장인물들, 그 영혼들은 지금 다른 세상에서 꿈을 꾸고 있다. 그들은 그들이 어떻게 읽힐까 하는 것에 대해 상상이 빈곤한 후세에게 너그럽기만 하다." ㅡ 안토니오 타부키

 

과문한 저에게는 이 스무 명의 예술가 대부분이 낯설었는데요,

아마 이들에 대한 '배경지식'을 더 가지고 읽었다면, 이 꿈들이 더욱 생동감 있게 읽히지 않았을까 싶어, 저의 무지가 아쉬웠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막짧막하게 이어지는 글들이 참 재미있었어요.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이름들, 기억해두었다가 한 명 한 명 만나게 되면 그때마다 다시 이 꿈을 찾아 읽어볼까 싶기도 해요!

 

그 스무 명의 이름은요,

다이달로스, 오비디우스, 아풀레이우스, 체코 안졸리에리, 프랑수아 비용, 라블레, 카라바조, 고야, 콜리지, 레오파르디, 콜로디, 스티븐슨, 랭보, 체호프, 드뷔시, 툴루즈로트레크, 페소아, 마야코프스키, 로르카, 그리고 프로이트.

 

 

마지막으로, 본문 외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조금 더 남기며...^^

 

'페르난두 페소아'의 소개에서,

사는 동안 단 한 번의 짧고도 강렬한 사랑을 했다. 상대는 오펠리아 쿠이로스, 그가 일하던 회사에서 타자수로 일하던 여자였다.

 

'안토니오 타부키 연보'에서,

대학에 다니는 동안 자신이 읽은 작가들의 흔적을 찾아보기 위해 여러 차례 유럽을 여행함. 그동안 파리 소르본 대학의 강의를 청강하면서 알게 된 포르투갈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집 『담배가게Tabacaria』 프랑스어 판을 어느 헌책 노점에서 입수하여 읽었고, 거기에서 자기 삶의 중요한 모티프를 발견함. 이후 이탈리아로 돌아와 페소아를 더 연구하기 위해 포르투갈어 과정을 이수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가 흘렀으니, 이제 남은 건 고작해야 나흘이나 닷새야."

  그녀는 잠시 걸었다. 살을 에는 추위가 몸 속을 파고들어, 너무 빨리 흐르는 피와 너무 세차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웃기는 일이야. 살날이 며칠이나 남았다고 여태껏 본 적도 없고 얼마 안 있으면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소리에 매달리고 있는 거지? 그런데도 속이 상하고 화가 나. 싸움이라도 한바탕 하고 싶어. 아냐, 뭐 하러 그딴 일에 시간을 낭비해?" _ 67

 

 

  잠시, 제드카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까도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꾸었다. 사람들은 듣기만 해서는 모른다. 몸소 체험해보아야만 했다. _ 91

 

 

  "도대체 뭐가 자신을 혐오하게 만들지?"

  "아마 비겁함이겠죠. 아니면 잘못하는 게 아닐까,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영원한 두려움이거나." _ 97

 

 

  "심각하게 병적인 몇몇 경우를 제외한다면, 사람들은 판에 박은 일상을 벗어나려 시도할 때 흔히들 정신이상이 돼죠. 이해하시겠습니까?" _ 115

 

 

  "너에게 살날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하더라도, 네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_ 145

 

 

  아! 만약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내부에 있는 광기를 인식하고 그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면! 세상은 더 나빠질까? 아니, 사람들은 보다 올바르고 보다 행복해질 것이다. _ 193

 

 

  "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에뒤아르. 항상 저질러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실수들을 저질러가며. 공포가 다시 엄습해올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는 죽지도 기절하지도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기껏해야 날 지치게 하는 게 고작일 그 공포와 맞서 싸워가며." _ 217

 

 

 

 

지난 주에 뒤늦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만난 저는,

정말 많은 밑줄을 긋고, 많은 마음의 대화를 나누었어요.

이곳에 차마(...응?) 옮기지 못한 밑줄들도 있고...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자명한 진리를 알고 있는 것과,

'나는 일주일 뒤 죽는다'(+_+)라고 코앞에 닥친 죽음을 아는 것은,

이토록이나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해! 일단 해 봐! 죽기 전에 해 봐야지! 후회하지 말고.

이런 말들도 늘 말로만 그치죠. 죽기 전에 해보자, 생각은 하지만 죽음은 내게 너무 멀리 있으니까요. '죽기 전'이 실감나지 않아요...

하지만, 당장 며칠 뒤 내가 죽는다면, 그때도, 지금처럼 행동은 않고 말만 하고 있을지는...

그런 생각들에, 몹시 심란하기도 했답니다.

 

 

『구경꾼들』 속 한 문장.

 

전학생은 꽃다발을 사가지고 문병을 왔다. 어울리지 않게 이게 무슨 짓이냐. 내 말에 전학생이 일 년에 한 번씩은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해야 심심하지 않는 법이라고 말을 했다.

 

이 문장을 읽고, 지난 주에 읽은 이 책을 떠올렸어요.

한 번씩은 어울리지 않는 짓도 해가며, 내 안의 광기를 인식하고 그와 더불기도 하며,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일들을 저지르기도 하며, 판에 박은 일상을 벗어나기도 하며,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저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_ 일탈을 꿈꾸며...... (므흐흐흐흣.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