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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물드는 눈 1
우니타 유미 지음, 김재인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동료들과 함께 점심 도시락을 먹는데 누군가가 "나는 애니북스 책 중에 그게 제일 재밌더라"라는 말을 꺼냈다.
그이 입에서 '음주가무연구소'라는 제목이 나오기 무섭게 나도 외쳤다.
"나는 『푸르게 물드는 눈』!!!"
이어 (함께 밥을 먹고 있던 애니북스 마케터에게) 외쳤다. "2권 내놔(요)-0-!!!"
1.권.이.잘.안.나.가.서.2.권.이.못.나.오.고.있.어.요.
어.떻.게.원.서.라.도.구.해.드.릴.까.요.
시무룩.
그날 집에 돌아와, 책장에서, 만화책 코너가 아닌 내가 애정하는 소설책들 속에 '홍일점'처럼 꽂혀 있던 만화책을 꺼내들었다.
불러도 2권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그대, 『푸르게 물드는 눈』...
2권을 기다리다 내 눈이 붉게 물든다... 언제쯤 네 다음 권을 만날 수 있을까... 뭐, 이런저런 넋두리를 해가며 1권을 다시 펼쳤다.
이 만화책을 처음 만났을 때, 깊은 밤 방에서 홀로 미친듯이 방바닥을 두드려가며 웃고 있노라니, 엄마가 놀라서 방문을 열고 들여다보셨더랬다.
한 손에 만화책을 쥐고 한 손으로는 방바닥을 두드려가며 "아이고 배야, 아이고 웃겨!!!" 하고 있는 나를 보다가
엄마가 조용히 방문을 닫으며 강아지에게 말씀하셨다.
"느그 언니 미쳤는갑다."
네, 그렇게 『푸르게 물드는 눈』에 미친 저는 그날 밤만 연속 두 번을 읽고 그러고도 몇 번이나 더 펼쳐 읽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을 더 펼쳐 읽는 동안에도, 2권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2권 내달라고 (애꿎은 애니북스 마케터를) 재촉할 때마다 들려오던 답변,
1.권.이.잘.안.나.가.서.2.권.이.못.나.오.고.있.어.요.
가 뜨겁게 달궈진 인두가 되어 한 글자 한 글자 가슴을 지졌...다고 조금 오버도 해봅니다...-0-
중국인 유학생 세이(靑)와 세이가 좋아하게 된 일본인 여학생 유키코(雪子).
이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짧게 요약하자면.
이 둘의 이야기에 내가 그렇게까지 요절복통했던 것은, 바로 세이의 어눌한 일본어 때문.
※ 여기서 잠깐! 이 책은, 이런 분들께 특히 강추합니다!
① 외국어를 배워보신, 초급 외국어의 추억을 간직하고 계신 분. (네,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_-*)
② 어눌한 외국어 때문에 곤란함에 처해본 적이 있으신 분. (네,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_-*)
③ 외국인 친구의 어눌한 한국어 때문에 배꼽 잡아보신 분. (네,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_-*)
④ 다 됐고, 그냥,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당신의 소중한 독서가, 이 책의 2권이 나오는 데 큰 공을 세워줄 것입니다..............)
내가 뽑은 '세이의 명대사 베스트 3'는 이런 것.
"나는 지조 있는 가난뱅이입니다."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 지조 있는 가난뱅이 세이...
![](http://static.se2.naver.com/static/full/20130612/emoticon/1_36.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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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가 보이면 안 되니 계단에서 뛰지 마시오-!!" (좋아하는 여자를 걱정해서 이런 말도 할 줄 아는 세이...
![](http://static.se2.naver.com/static/full/20130612/emoticon/1_3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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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것을 인질로 줄게." (무려 '인질'을 상대방 손에 잡혀 놓고 가는 어눌함의 극치 세이...
![](http://static.se2.naver.com/static/full/20130612/emoticon/1_34.gif)
)
사랑하는 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듯이... 뭐, 언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언어가 통해도 어렵긴 마찬가지인 사랑,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고 더 어려울 것도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언어가 통하지 않기에, 서로가 서로를 '읽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일지도,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게 될지도...)
※ 여기서 잠깐! 이 책은, 이런 분들께 특히 강추합니다!
① 배우든 가수든 친구든, 외국인을 좋아해본 적이 있으신 분. (네,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_-*)
② 외국인과의 로맨스를 꿈꿔보신 분. (네,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_-*)
③ 사랑하는 데 언어는 중요하지 않아,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 (네,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_-*)
④ 다 됐고, 그냥,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당신의 소중한 독서가, 이 책의 2권이 나오는 데 큰 공을 세워줄 것입니다..............)
물론, 언어에 따른 장벽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세이 때문에 노怒한 유키코가 쿵쾅거리며 계단을 뛰어올라가고
유키코를 뒤쫓던 세이가 "팬티가 보이면 안 되니 계단에서 뛰지 마시오-!!" 같은 '병맛' 대사를 외치게 되는 순간도 종종 찾아오지만,
그래도 언어를 뛰어넘어 통하는 마음은 분명히 있는 터.
_ 있잖아.
_ 왜? 유키코?
_ 언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 지금.
_ 어...?
_ ... 아... 미안... 좀 이상하게 들렸으려나... 세이는... 열심히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다니...
_ (칭찬해주는 건가...?)
_ 좀 무심한 얘기였지...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지... 음... 아-... 어렵다...
_ ?
_ (나는 '좋기만' 하니까... 다른 건 별로 상관 없는데!!)
그렇게 시작되는 세이와 유키코의 사랑.
하지만 그들의 사랑에 금방, '장애물'이 생겨난다. 아니, 생겨나는 것 같다.
2권을 봐야 알겠는데, 2권을 안 봐서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염소수염'이 이들 사이에서 무슨 짓을 할지, 궁금해죽겠다.
그렇게,
『푸르게 물드는 눈』의 2권을 기다리며 붉게 물드는 눈,으로 1권을 다시 펼쳐 읽고, 뭐랄까 조금은 간절한 마음으로 리뷰(라고 할 수 있을까;;)도 써본다.
_ 있잖아.
_ 왜? 원주?
_ 판매량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어... 전에는.
_ 어...?
_ ... 아... 미안... 좀 이상하게 들렸으려나... 출판사는... 열심히 책을 내고 있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다니...
_ (칭찬해주는 건가...?)
_ 좀 무심한 얘기였지...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지... 음... 아-... 어렵다...
_ ?
_ (나는 이 책이 '좋기만' 하니까... 다른 건 별로 상관 없는데!! 하지만, 2권이 안 나올지도 모른다니, 내 마음이 아주 급해져버렸어!!!)
※ 여기서 잠깐! 이 책은, 이런 분들께 특히 강추합니다!
①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_-*
②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_-*
③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_-*
④ 다 됐고, 그냥, 이 글을 읽고 계신 바로 당신. (당신의 소중한 독서가, 이 책의 2권이 나오는 데 큰 공을 세워줄 것입니다..............)
2권 읽을 수 있게 해주실 거라 믿고, 미리 감사합니다.
![](http://static.se2.naver.com/static/full/20130612/emoticon/1_32.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