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탐미기
우밍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시루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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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볼 수 있는 곤충이라고는 바퀴벌레와 개미뿐이잖아.

잠자리채를 이용한다면 언젠가는 모든 나비의 이름을 줄줄 암송하는 경지에 다다르게 될지는 몰라도 그 중 어떤 나비와도 진정으로 사귈 수는 없을 것이다.
생명은 대여섯 글자로 연결되는 기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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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굽는 시간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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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라는 게 이렇게 사연 많고 침울할 수도 있는 거구나.
꽤 오래전에 나온 책인데도 움찔!하게 만드는 반전요소가 있어 놀라웠다.
아니, 실은 반전이라기 보다는 경악이 더 비슷한 느낌.
'식빵 굽다' 하면 고양이만 떠올랐는데 이제는 이 책도 같이 생각이 나겠구냥

화장실을 들락거리거나 물을 마시러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때때로 이모나 아버지가 거실 소파에 우두커니 앉아 있고는 하였다. 어둠 속에서 짐승처럼 앉아 있는 그 검은 형상을 처음 발견했을 때 나는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곧 불면처럼 습관이 돼버리고 말았다...나는 새벽마다 일종의 무언극을 관람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살아 있었다면 나는 아침마다 버터와 우유를 듬뿍 넣은 터키 국기 모양의 크루아상을 만들었겠지. 그녀가 원한다면 달팽이 모양이나 바람개비 모양으로도 만들어주었을 텐데. 그러나 지금 그녀는 이 세상에 없다.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모습은 대부분 많은 것을 가리고 있고 숨기려 한다. 그에 비해 옆모습은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는 벌거벗은 몸을 연상시킨다. 콧날의 선과 다문 입술의 각도와 속눈썹의 그늘짐. 목울대의 섬세한 굴곡. 나는 그런 것들을 통해서 상대방의 내면을 기웃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광고회사에 다닌다고 하였다. 광고회사? 나는 그의 옆모습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그의 직업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직업을 물어보는 이모에게 그냥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둘러댔을 것만 같았다.

일층에는 제과점을 내면 되겠더구나, 길목이 좋은 곳이야.

그것뿐만이 아니라 생각해보면 나는 어머니의 처녀 적 시절에 대해서도 들은 게 별로 없다...내가 기억하는 어머니는 다섯 살 이후부터가 아닌가 싶다. 그 전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 혹시 어머니는 태어나자마자 스물두 살이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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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디자인
하라 켄야 지음, 민병걸 옮김 / 안그라픽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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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서가 아닌, 실제 디자인 사례를 들어 디자인이란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책.
쉽지 않다...ㅠㅠㅠ

도입부가 어렵다면 훌쩍 뛰어 넘어 사례 부분부터 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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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서른, 싱글, 로미 - #서른살 #비정규직 #싱글녀 로미의 솔직당당한 이야기
미리암 르방.쥘리아 티시에 지음, 배영란 옮김, 루이종 그림 / 이덴슬리벨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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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프랑스 소설!
이라는 문구에 끌려 읽기 시작했고
프랑스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다.
라는 리뷰를 보고 깨달았다.
이런 책은 정말 나랑 안 맞는구나...😟

자기 직업에 대해 험담만 늘어놓는 이보다 짜증 나는 사람은 없다. 이들은 언젠가 모든 걸 때려치우는 꿈을 꾼다고 하는데 결코 그 일을 그만둘 인간들이 아니다. 어떻게 장담하냐고? 지금까지의 내 경험으로 미루어봤을 때 정말로 자기 인생을 바꾼 사람들은 확실히 바꾸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기 때문이다. 즉 꿈을 이루고 나서야 말을 하지 그 전에는 절대 관련된 말을 안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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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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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표현이 부엌칼이라면 혐오 표현은 흉기로 잘못 휘둘러진 칼.
그래서 '말이 칼이 될 때'
흉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칼의 사용을 막을 수 없듯이 표현의 자유도 막을 수는 없다.
때문에 혐오 표현에 대한 문제는 복잡미묘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해답을 딱 찝어주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읽을 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할 책.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

혐오표현이란 그런 것이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담하는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 그건 당사자가 아니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과연 실체가 없는 고통일까? 개인의 특수한 고통일 뿐일까?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과연 존엄하고 평등한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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