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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오만 ㅣ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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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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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 <카인의 오만>은 장기매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앞의 편을 읽지 않았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시리즈입니다.
물론 앞의 시리즈를 먼저 읽으면 좀 더 좋긴 합니다 ㅎㅎ
이누카이 형사 시리즈는 이전 편에서 각각 장기이식, 자궁경부암백신, 존엄사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뤘었는데,
<카인의 오만>은 잔혹한 범죄를 동반한 장기매매라는 묵직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칫 어둡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나카야마 시리치 작가의 필력이 더해지면 이야기는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일본 경찰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긴박감과 속도감이 책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카인의 오만>입니다.
녹지에서 개를 산책시키던 한 남성에 의해 발견된 소년의 시신.
이누카이와 아스카 형사가 속한 아소 반은 장기가 적출된 이 시체의 '헤이세이 잭 사건' 모방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수법이나 해당 단서는 모방범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개복 후 사망, 의료사고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신원파악을 위해 스트리트 보이를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진행했지만 피해소년의 신원은 묘연하기만 합니다.
영양실조, 비타민부족, 학교기록 없음... 결국 알아낸 신원은 중국에서 관광비자로 입국한 12세 중국인 소년이었습니다.
범인에 대한 명확한 단서가 잡히지 않는 와중에 간 적출과 어설픈 봉합상처가 동일한 14세, 15세 소년의 시체가 잇달아 발견되고
간신히 '형사의 감'으로 발견한, 봉합 관련 단서인 의대생도 시체로 발견되어 버렸습니다.
가난한 소년들, 의대생 그리고 더 큰 배후의 조직...
가난한 자에 대한 부자의 오만 정도가 아닌,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차별주의자의 추악한 오만과 집념에 맞서는 이누카이.
결국 브로커와 시행자들은 체포되지만 정작 수혜자는 체포하지 못한 채 사건은 종결되지만,
딸의 장기이식에 대해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아버지로서의 갈등과 고뇌가 이누카이를 계속 괴롭히게 됩니다.
부익부 빈익빈, 돈이 최고라는 배금주의가 만연한 요즘의 사회적인 분위기가 장기매매라는 불법행위를 만나면서 인간의 도구화와
윤리의식 상실 현상을 극대화해 보여주고 있는 <카인의 오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의 말로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하며 빠르게 독자를 몰입시키는 내용은, 한편으로는 본인이 똑같은 상황에 놓일 경우 냉정하게 불법을 배제하고 합법을 옹호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누카이 또한 지난 이야기에 이어 계속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며 <카인의 오만>도 마무리되는데, 언젠가 이 시리즈가 끝날 때 쯤 이누카이가 내놓게 될 결말이 어떨지 매우 궁금해지는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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