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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 ㅣ 레이디가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4월
평점 :

<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이라는 제목, 애거서 크리스티의 두 작품을 오마주, MZ세대 애거서 크리스티, 20대 초반의 젊은 신예...
작품을 읽기 전부터 이 작품과 작가에 대한 단편적인 설명만으로도 비범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90년대 애거서 크리스티의 팬이었던 1인으로서 어떤 스토리와 트릭일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1막. 밀실 - 본격 미스터리
이동수단이라고는 비정기적인 배뿐인, 물살이 쎄서 수영으로도 빠져나오기 힘든 섬으로 6명의 남녀가 향합니다.
그 중 한 명은 5명에 대한 살의와 살해계획을 가지고 도구를 준비했습니다.
실행을 망설이며 지나간 하루, 그 하루 사이 한 명이 살해당합니다.
얼굴을 심하게 맞아 뭉개져 있고 혀가 반쯤 잘려 있는 충격적인 모습.
하지만 '나'는 죽이지 않았습니다. 진범을 잡아야 합니다. 섬으로 들어오기 전에 본인의 범행을 고백하는 성명이 며칠 후 발표되도록 해놨기 때문이죠.
시체를 처음 목격한 사람이 그 다음날 살해되고, 결국 마지막 남은 2인.
이대로라면 '나'는 7인을 전부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범행까지 고백한 진범이 되어버립니다.
마지막 필사의 계획으로 범인의 약점을 잡게 된 '나'. 이렇게 다 죽고 진범은 밝혀지지 않은 채 끝나는 걸까요?
2막. 토막 살인 - 사회파 미스터리
섬에서의 사건 3년 후,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일하는 한 여자가 봉지에 담긴 시체를 발견하며 살해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앞서 발생했던 3건의 살인사건과 연쇄라고 본 경찰. 앞선 사건들에선 시체를 발견한 사람이 다음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특이하게도 혀가 반쯤 잘린 채 발견됩니다.
각 사건의 연결고리와 범인의 동기를 찾기 위해 경찰 그리고 잠재적 피해자인 여자 두 명이 분투하게 됩니다.
자, 배경도 인물도 스타일도 전혀 다른 두 이야기에서 공통점이 보입니다.
시체를 발견한 사람이 그 다음 희생자가 된다. 그리고 범인이 남긴 시그니처(잘린 혀)가 같다.
의심많은 독자들은 두 사건을 연결지을 수 있습니다. 어 혹시 똑같은 범인인가??
1막과 똑같은 수법이 왜 또 도시에서, 전혀 무관한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했을까?
게다가 2막 초반에 등장하는 한 인물은 1막에 이름이 나왔던 사람이네??
이건 별개의 사건이 될 수가 없지!!
이쯤 되면 범인을 알고 있고 무언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으나
관건은 두 사건이 어떻게 긴밀히 연결되는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뭔가 연결될 듯 말 듯 한데 이게 왜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 부분이 하나 둘 씩 밝혀지면서 작가의 교묘한 트릭과 스토리텔링에 무릎 탁 치게 됩니다.
애거서 크리스티 많이 읽은 독자로서 뭔가 빤히 예측할 수 있는 부분들이 꽤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적확히 하나의 결말로 연결해내는 것이 중요했죠.
역시,, 이래서 MZ 애거서 크리스티에 큰 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구나! 싶었습니다.
끝부분에 이 책의 제목, 끊어진 사슬 그리고 빛의 조각의 의미를 밝히며 끝납니다.
어떤 취향의 독자라도 만족시키리라 생각하며 이 작품, 추천합니다.